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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2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 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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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아이가 플라스틱 악기를 부--부--불고 있다

    아주머니 보따리 속에 들어 있는 파가 보따리 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다

    할아버지가 버스를 타려고 뛰어오신다

    무슨 일인지 처녀 둘이

    장미를 두 송이 세 송이 들고 움직인다

    시들지 않은 꽃들이여

    아주머니 밤 보따리, 비닐

    보따리 속에서 밤꽃이 또 막무가내로 핀다

     

    - 정현종. 『섬』. 열림원, 2009.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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