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사회의 주요 정책 제안 사항 |
* ‘책읽는사회’는 정보격차와 정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기본 정책으로 2001년 8월 문화관광부에 다음의 두 가지 제안을 내고 사회에도 공표했습니다. 1. 공공도서관 증설 10개년 계획 국민 모두가 필요한 정보와 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 기반 시설인 공공도서관을 전국적으로 증설해야 한다. 정부는 도서관 증설을 위한 종합적인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의 도서관 건립을 지원하라. 현재 4백 개 정도에 불과한 공공도서관을 향후 10년간 1천 개 관으로 늘려야 한다. 2. 공공도서관 콘텐츠 예산의 획기적 증액 정부는 전국 공공도서관이 도서 자료를 비롯한 각종 콘텐츠를 충분히 구입하여 국민을 위한 정보 서비스에 나설 수 있도록 콘텐츠 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해야 한다. 현재 400개 공공도서관에 책정되는 중앙정부 콘텐츠 예산은 52억 원에 불과하다. 정부는 향후 10년 간 콘텐츠 예산을 1천억 원으로 증액하라. |
|
대 정부 정책 제안 기자회견 자료 |
기자회견 취지 (1) 공공도서관은 국민의 평등한 정보접근권과 알 권리를 보장하여 민주사회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인프라이며, 국민의 문화향수 기회를 확대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창조력을 함양하는 기본 토대입니다. 공공도서관은 사회의 창조적 생산력이 고갈되지 않게 하고 지적 생산물의 유통을 활성화하는 토대 시설이며 지식-정보사회의 필수적 기본 조건입니다. (2) 공공도서관의 이런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중요성 때문에 선진 민주사회들은 막대한 경비를 들여 전국 방방곡곡에 공공도서관 시설을 깔고 해마다 막대한 규모의 도서관 콘텐츠 구입 예산을 확보해주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공공도서관 시설을 충분히 제공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은 국민 세금을 받는 국가가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의무 사항'입니다. 공공도서관은 국민 생활의 주변적 장식물이 아니고 정부의 선심성 시설도 아닙니다. (3)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고 열악한 수준에 있습니다. 이런 문화빈곤국의 현실은 국가 수립 이후 50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고, 역대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어떤 정책도 수립한 바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우리의 자라는 세대에게 이런 빈곤의 현실을 대물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현 정부가 이 현실에 충분히 주목하여 정권의 의지를 발동한 장단기 정책을 시급히 수립하고 필요한 사업들을 '국책사업'으로 추진 실천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이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의 각성과 인식을 고취하고 정책수립의 필요 영역을 제시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1차로 '대 정부 정책제안'(이하)을 내놓는 바입니다. 1. 공공도서관 증설 10개년 계획을 국책사업으로 가) 정부는 '공공도서관 증설 10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도서관 없는 나라' 50년의 현실을 탈피하기 위한 획기적이고 장기적인 공공 문화정책으로 내놓아야 합니다. 공공도서관은 지식-정보 인프라 중에서도 기본 인프라이기 때문에 이의 지속적인 장기 건립은 정부의 '국책사업'이 되어야 합니다. 나) '공공도서관 증설 10개년 계획'은 현재 4백 개소에 불과한 전국 공공도서관을 2012까지 1,000개소로 증설한다는 명확한 사업 목표를 담아야 하며, 그 이후의 지속적 건립안도 제시되어야 합니다. 새로 짓는 도서관은 시대에 맞게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조화를 이루는 지식-정보-문화 공간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다) 공공도서관 증설은 지방자치단체들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이므로 중앙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추진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공공도서관은 현재 도립도서관, 시립도서관, 구립도서관 등등으로 대별되는데, 필요하다면 중앙 정부가 직접 건립-운영하는 '국립공공도서관'(국립중앙도서관 외에)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라) 공공도서관 증설은 다음과 같은 정책적 중요성을 갖습니다. - 정보/지식에 대한 국민 접근권과 접근기회의 심각한 불평등("돈 없으면 책도 볼 수 없는 나라")을 해소함 -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모든 지식-정보에의 접근권을 보장함으로써 민주시민사회의 확립과 유지에 필요한 지적 기반을 제공함 - 창조적 지식생산의 기본 토대가 도서관이므로, 공공도서관의 증설은 지식-정보사회를 위한 필수적 토양조건을 강화함 - 도서관 증설은 문화복지의 차원을 넘어 '생산적' 문화환경의 조성이 됨 - 국민의 문화향수권을 높이고 개개인의 자기 계발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환경과 평생교육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킴 - 주민 문화생활의 중심부를 생활권 내에 제공함과 동시에 청소년을 위한 건강한 문화시설 제공 - 양질 도서의 제도적 흡수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회의 지적 생산력을 유지시키고 양서의 지속적 출판을 가능하는 기본 조건 조성. 2. 공공도서관 콘텐츠 예산의 정책적 확보 - 연간 1천억 원 이상으로 가) 정부는 전국 공공도서관들이 도서를 비롯한 디지털 자료 등 지식-정보 콘텐츠를 확충할 수 있는 예산을 정책적으로 확보해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도서관 콘텐츠 예산 확보가 '지식-정보사회'를 위한 정부 국책 사업의 일환이 되어야 합니다. 나) 정부는 내년에 편성할 2002년도 정부 예산안에 공공도서관 콘텐츠 확보 비용 1,000억 원(반복: 1천억 원)을 지식-정보사회를 향한 '국책사업비'로 책정해야 합니다. 이 방법이 아니고서는 문화관광부가 정부 예산심의 부서의 문화예산 삭감 장벽을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다) 공공도서관 콘텐츠 공급을 위한 정부 정책의 중요성과 의의는 위 1항 라)에 명시된 것과 같습니다. 라) 정부는 인터넷이 책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해야 하며, 도서 콘텐츠가 학문과 문화예술의 발전은 물론이고 문화산업에서도 토대 콘텐츠가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3. 공공도서관 운영체제 및 서비스 개선 가) 아무리 훌륭한 도서관이라도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접근이 어렵다면 그 기능을 다할 수 없습니다. 친절하고 박식한 사서의 안내와 충분한 열람 시간이 보장되어야 공공도서관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습니다. 나) 현재 오후 5시나 6시로 되어 있는 공공도서관 열람 시간은 직장인을 위해서 최소한 오후 10시까지 연장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대 근무를 위한 사서/직원의 충원이 필요하고 자동대출 시스템, 주민을 위한 도서 배달제(자원봉사자로 충원), 대출도서의 수량 확대, 대출기간 연장, 도서반납함의 설치 등이 필요합니다. 다) 책읽기 습관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합니다. 각 공공도서관에는 모자 열람실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여 어머니와 함께 온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전문가의 동화 구연을 포함한 책읽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아이들의 책에 대한 흥미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라) 오늘날의 공공도서관은 책읽기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종합적 문화 공간입니다. 따라서 지역도서관은 어떤 시설보다 시민들과 주민이 쉽게 찾고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 위치를 점해야 하고, 넉넉한 공간과 아름다운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마) 공공도서관은 국가가 국민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화 및 지식-정보 서비스 기관입니다. 공공도서관의 서비스 수준은 그 나라 정부의 대 국민 서비스 수준과 비례합니다. 4. 기초 고전 번역 및 이-텍스트(e-text) 개발과 문화 디비 구축 10개년 계획 수립 가) 도서 콘텐츠를 통한 지식-정보의 창조적 생산 원천들은 어떤 경우에도 그 저작권/판권이 보호되어야 하므로, 도서 콘텐츠 전산화라는 방식의 비용 절감 방안은 현실성이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나) 그러나 이미 저작권/판권이 소멸되어 인류의 공유 자산이 되어 있는 동서양의 기초 고전 텍스트들은 지식-정보사회를 위한 문화 콘텐츠 개발 사업의 일부로 정부가 개발을 지원하고 인터넷 상에 '무료'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 영어권의 경우는 이런 이-텍스트 사이트들이 무료 개방되어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번역'을 통하지 않고서는 기초 고전 텍스트 대부분의 인터넷 상의 제공이 불가능하고, 텍스트 번역에 필요한 재원은 민간 개발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것입니다. 정부는 이 부분의 장기적 지원 정책을 입안해야 합니다. 민간 개발자에는 대학, 출판계, 학회 등이 포함되고, 번역된 텍스트는 인터넷 상의 공개 도메인에 올리되 번역 판권은 번역자/출판사에 귀속시킬 수 있습니다. 적어도 매년 1천 권의 고전 텍스트들과 외국 저술이 번역 출판되어야 하는데, 권당 1천만 원의 번역 출간비를 가정한다면 연간 100억 원 규모의 국고지원이 10년 장기계획으로 제공되어야 최소한 기본적인 문화 콘텐츠가 확보될 것입니다. 라) 기초 고전 텍스트는 학문, 예술, 문화산업의 기초가 되므로 이것의 무료 개방은 정부 정보화사업의 주요 부분이 되어야 합니다. 문화 콘텐츠 무료 제공은 국민의 문화 창조력과 지식-정보 생산력을 함양하는 데 필수적인 기본 인프라가 됩니다. 마) 이 밖에도 문화예술과 문화산업을 위한 다종의 문화 관계 데이터베이스(전통 문화-민속자료, 각종 사전, 기타) 구축이 국책 지원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5. 도서관 구입 도서의 차등정가제 실시 가) 공공도서관 구입 도서 콘텐츠의 차등정가제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제도입니다. 공공도서관이 신간 서적을 일반 정가의 3배 이상의 가격으로 구입하는 이 제도는 창조적 지식 생산의 근원과 유통망이 고갈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이며, 기본 문화인프라를 생산하는 출판인들이 좋은 책 만들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제도입니다. 나) 현재 우리나라 출판계는 대중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책 생산을 위주로 합니다. 학술, 교양 서적 출간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면키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인문-사회-교양 분야의 고급 연구물과 창조적 저작물들의 저술 및 출판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고, 사회의 지적 풍토는 고갈되어 가고 있습니다. 도서관 비치 도서는 불특정 다수 이용자에 의해 열람되므로, 현행의 구입제도로는 창조적 지식생산자의 저작권을 보호해주지 못합니다. 차등정가제는 저작자의 노동비용을 최소한으로나마 보상하고 저작권을 보호해주어 우리 사회의 지적 생산력을 살아 있게 할 것입니다. 다) 주요 도서는 단순 정보매체 이상의 '도서문화재'이기 때문에 공공도서관 납품 도서는 5백년 이상 버틸 수 있는 면화지(cotton)에 인쇄되어야 하며 제본도 튼튼해야 합니다. 예컨대, 일제 시대에 출판된 우리 문학의 주요 출판물(시집, 소설 등)들은 이미 종이가 산화(酸化)되어 열람이 불가능할 정도로 바스라지고 있어 디지털화에 의한 보존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도서문화재는 디지털 매체로 이동하는 순간 '몸'을 잃고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상실합니다. 도서관 필수 도서는 일반 도서와는 달리 장기 보존과 열람이 가능한 내구적 공공문화재로 제작되어야 합니다. 라) 이런 필요성을 감안하여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 도서관들처럼 필수 도서(학술, 교양, 창작)의 경우 제작요건(지질, 제본)을 따져 일반 정가의 3배 이상을 지불하는 차등정가제를 점진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6. 기 타 가) 공공도서관 필수 구입 도서의 공적 추천 제도 확립 나) 주민 대비 '법정' 공공도서관 숫자의 한시적 규정 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주요 공공도서관의 대 국민 서비스 대폭 개선(예: 정기적인 동화구연, 시 낭송회, 작가-저술자와의 만남의 공간, 지역 책 축제(book festival), 지역별 '우리 시인'의 선정과 예우, 글쓰기 지역 워크샵, 독서 클럽, 자녀 독서지도를 위한 주부 교실, 토론회, 낭송연극 등등) 라) 전국 주요 관광호텔에 한국 관계 도서실/도서자료 비치 유도 마) 전국 주요 관광지를 '역사문화 관광지'로 전환시키기 위한 출판 콘텐츠 개발과 지원 바) 모든 교도소에 일정 수준 이상의 도서실을 확보하는 것을 정부 정책으로 실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