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탄생 200주년 기념 특강 "진화론은 어떻게 사회를 바꾸는가" 강좌신청바로가기
제5강이 '마음의 진화--의식, 생각, 언어'라는 주제로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 박문호 박사님 특유의 열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마음, 혹은 의식이라고 하는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들리는 개념에 대해 박문호 박사는 매우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여 설명하고자 합니다. 마음, 다시 말해 과학적 용어로 의식이라고 하는 것은 뇌과학이 규명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문호 박사는 의식이란 “운동이 반응으로만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진화”된 것이라는 로돌포 이나스의 언급을 곱씹어보라는 주문으로 의식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의식은 운동과 연관이 있습니다. 운동은 별다른 기제가 작동하지 않는 한 무의식적인 반응으로만 이루어집니다. 인간의 행위도 거의 대부분은 이러한 반사 동작으로 이루어집니다. 그중 5%정도만이 의식이 개입하는 능동적 행위로 나타납니다. 이때의 인간 행위는 내부적으로 형성된 맥락(감정)을 타인이 인지하도록 외부로 표출하는 것입니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올바른 목표물에 대해 자동화된 반응이 실행되는 것을 조절하고 새로운 반응을 예견하고 계획하며 몸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모든 종류의 상황과 사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마음의 임무”라고 말합니다. 결국 인간의 생존을 확장하기 위해 진화해 온 것이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박문호 박사는 운동과 의식이 근본적으로는 같은 현상이라고 주장합니다. 감각입력이 들어오면 초점을 맞추고, 선택을 하고(주의집중), 행위를 표출한 뒤 바로 초점을 풀어줍니다. 이 과정은 근육의 움직임, 즉 운동과 동일합니다. 진화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메커니즘이 다르게 진화해 왔다면 합목적적이지 않을뿐더러 크나큰 낭비였을 것입니다. 의식을 추적하면서 결국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행동입니다. 행동을 추적하면 뇌의 작동이 있고, 뉴런의 연결막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하나의 뉴런이 나오고,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가 있고, 시냅스를 확대해보면 이온채널(단백질)이 있고, 그걸 또 확대하면 미토콘드리아 내막이 있고, 그 안에 DNA가 있습니다. 박문호 박사는 이것이 바로 의식의 명확한 물리적 실체라고 말합니다.
성(sex)과 성장,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것들을 추동하는 실체가 미토콘드리아라고 박문호 박사는 주장합니다. 우리 몸의 수분을 다 제거할 경우 건조 몸무게의 절반이 미토콘드리아 무게입니다. 인간은 ‘미토콘드리아의 이동하는 식민지’라고 루이스 토마스라는 미국의 생물학자는 말합니다. 마음의 진화에서 물리적 실체는 시냅스입니다. 시냅스의 실체는 무수한 미토콘드리아들이고, 미토콘드리아의 본질은 ATP합성효소인데 그것이 바로 우리 생명현상에 본질적인 것입니다. 도킨스는 생명의 공동주연으로 DNA와 ATP합성효소를 꼽습니다. 진화분자생물학자들은 ATP합성요소가 DNA보다 먼저 진화를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들을 추적해가다 보면 지구상의 생명체가 어떻게 출현했는가의 문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식, 생각, 언어를 추구하는 질문들은 명확히 이야기하면 35억 년 생명진화사의 궤적을 따라가야 하는 긴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박문호 박사는 청중들에게 “감정을 풍부히 가지라”는 당부와 함께 강연을 맺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동물에는 의식이 없는가, 구체적 뇌와 추상적 뇌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세포가 사멸하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의식은 미토콘드리아/시냅스로만으로 설명 가능한가 등의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다윈 특강은 7월 29일(수)까지 11주 동안 계속 진행됩니다.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