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제1회 금서 읽기 주간
기간: 2015년 9월 ‘독서의 달’ 첫 번째 주(2015년 9월 1일부터 7일까지)
장소: 각 도서관, 독서동아리
주최: 바람직한독서문화를위한시민연대
1인출판협동조합, 교육희망네트워크, 어린이도서연구회, 어린이문학협의회, 어린이문화연대, 어린이책시민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전국학교도서관사서연합회, 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교사들,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책읽는서울시민모임, 청소년출판협의회,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한국사서협회,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한국작가회의, 한국출판인회의,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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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를 읽으며, 독서·도서관의 자유를 생각한다
2015년 제1회 금서 읽기 주간
출판, 독서, 도서관 등 책과 관련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사회 단체가 연대한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위한 시민연대’(독서문화시민연대)는 2015년 올해 ‘독서의 달’ 첫 번째 주인 9월 1일부터 7일까지를 ‘금서 읽기 주간’(BBW, Banned Books Week)으로 정하고, 이 기간 동안 전국 각지의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등에서 역사상 ‘금서’가 되었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장을 펼쳐가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어떤 책이 왜 금서가 되었던 것인지를 살펴보고 토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고 민주주의 기본원리이자 근본규범이 표현의 자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독서 및 도서관의 자유를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금서(禁書)란 당대에 발간 보급이 금지 또는 제약당한 책을 말합니다. 법률로 ‘금서’라고 낙인찍혀서 정리되어 있는 것보다 그 책을 발간 보급 유통해서 처벌될 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불이익을 받는 책을 말합니다.”(한상범/<금서-세상을 바꾼 책>의 저자, 「금서의 기원와 전개, 그리고 의미」, 2004 서울국제도서전 특별기획전 ‘세계금서특별전’ 도록, 대한출판문화협회) 또한 “우리는 금서라고 하면 사법 당국을 비롯한 국가 기관에서 공시적으로 압수, 판매 금지, 소각 등의 조치를 취한 경우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금서는 그보다 훨씬 광범위합니다. 예컨대 한 사회의 특정 세력이나 이익 집단이 특정 도서를 지목해, 그것이 널리 읽히지 못하도록 애쓰는 경우, 문제의 도서는 금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표정훈/출판평론가, 「한 사회와 시대를 비춰주는 거울, 금서」, 앞의 자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저서도 교황청의 금서였습니다. 신을 중심으로 하는 형이상학의 전통에서 벗어나 인식 주체, 행위 주체의 자발적인 인식과 실천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루소의 <에밀이나 <사회계약론>처럼 오늘날 우리 독자들이 고전이라고 일컫는 저서도 당시에는 사회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금서였습니다. 현재 간행되고 있는 문학의 고전적인 작품들도 금서가 되어 몰수와 소각 처분을 받았던 역사가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나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도 금서조치를 당한 책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책의 역사에서는 검열과 허가제가 오랫동안 책의 숨결을 억압한 적이 있습니다. 일제시대가 그러하고 권위주의 시대가 그러합니다. 그러나 독자들은 지적 탐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금서의 울타리는 하나씩 둘씩 허물어졌습니다. ‘진리생존설’을 주창한 존 밀턴은 어떤 사상이 옳으냐 하는 것은 권력자인 검열관이 판정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자유로운 논쟁과 독자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야 진리가 살아남고 허위가 도태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2015년 9월 첫 번째로 시작하는 ‘금서 읽기 주간’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더 많은, 더 깊은, 독서의 자유, 도서관의 자유가 활짝 개화하기를 기대합니다.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위한 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