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02월26일
 '책의 해 추진단'에서 2020년부터 5년간 지속된 '생애주기별 책의 해'를 마무리하고, '도서 분야별 책의 해'를 시작합니다. 그 첫 해인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3월 5일(수)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2025 그림책의 해 출범식'과 함께 '제1차 포럼'을 개최하오니 많...
2025년02월26일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수탁 운영하는 구로기적의도서관에서 실력과 재능을 갖춘 2025 제4기 대학생 홍보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
2025년02월26일
지난 1월 23일(목), '이야기가 있는 도서관'을 주제로, [2025 북스타트 국제 웨비나 | 2025 Bookstart International Webinar]가 개최되었습니다.1부 - 도쿄어린이도서관의 '어린이 서비스'2부 - 이수지 작가의 '이야기의 힘'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가득했던 2025 북스...
2025년01월15일
도서관은 어린이의 문해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어떻게 어린이의 문해력을 키워줄 수 있을까요?이런 질문을 안고 전국 7개 기적의도서관에서 문해력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각 도서관에서 진행한 문해력 프로그램 사례, 담당 사서와 강사의 생생한 후기를 만나보세요.문해력 ...
2025년01월15일
  북스타트코리아에서 ‘이야기가 있는 도서관’을 주제로 〈2025 북스타트 국제 웨비나〉를 개최합니다.1부에서는 하리카에 게이코 이사장과 함께 도쿄어린이도서관의 어린이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고,2부에서는 이수지 작가와 함께 이야기의 힘에 대해 대화를 나눕니다.사전 신...
고등학교에 다닐 때 미술 선생님이 하얀 석고상을 그리라고 시킨 일이 있었다. 아니, 그 선생님은 말 같은 것을 하는 분이 아니어서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교실에 석고상을 들고 와 교탁 위에 올려놓았다. 미술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한숨을 토하듯 ‘아그리파’라는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게 갓 태어난 것처럼 순결하고 눈부신 하얀 머리의 이름이었다. 선생님이 말없이 내어준 과제는 우리 눈에 보이는 새하얀 형체를 종이 위에 그림으로 번역하는 일이었다. 그날의 준비물인 스케치북과 4B 연필만을 가지고. 흰 도화지와 시커먼 연필을 가지고 어떻게 하얀 것을 그리라는 걸까. 막막했지만 흰 종이에 더듬더듬 선을 그어 형상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을 댈수록 석고상 그림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흰색을 그린다는 불가능한 과제.
사람들은 대체로 글을 난삽하게 쓰는 병이 있다. 살다 보면 불필요한 단어, 반복적인 문장, 과시적인 장식, 무의미한 전문용어 때문에 숨이 막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는 분 할아버지와 익의 침대 사이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다. 이 자리에서는 얇은 홑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환자들의 발을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여기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치앙마이 시의 근교, 도시와 농촌의 경계이지만 시골 냄새가 더 짙은 동네에 있는 작은 병원이다. 병원 이름은 반팻이다. 75세인 분 할아버지는 3년째 거동을 못 하고 있다. 할아버지의 발은 핏기 없이 앙상하니 뼈만 남았고, 얇은 피부의 안쪽은 조금씩 썩고 있다. 오랫동안 누워 지낸 탓에 심한 욕창이 생겼고, 움직일 능력을 잃은 발에서 괴저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반대편에 있는 익의 발은 튼튼하고, 거칠거칠해 보인다. 젊은 이주 노동자인 익은 미얀마의 샨 지역에서 온 남자인데, 오토바이 사고 후 몸이 마비되어 최소한의 의식만 있는 상태였다. 건장한 체격만큼 큼직한 발에는 거뭇한 기름때와 얼룩덜룩한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병동으로 옮겨지기 전 2주 동안 중환자 집중치료실에 있었는데도 누구 하나 발의 핏자국을 닦아주지 않았다. 부러진 발톱은 흙투성이였고, 뒤꿈치는 잔뜩 갈라져 있었다. 내가 병동에서 이들을 처음 만난 건 2010년 8월이었는데, 근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남자들의 발은 단 한 번도 바닥을 디딘 적이 없었다.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강사가 말했다. 강의실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비가 와 결석생이 생긴 탓도 있었지만 원래 수강생이 적은 수업이었다. 강의실엔 그녀까지 여섯 명이 앉아 있을 뿐이었는데, 모두 강사보다 나이가 많았다. 평생교육원에 신설된 수필 쓰기 수업을 같이 듣는 일곱 명의 수강생 중 오십대 주부 한 명 ― 일찍 결혼해 아들들이 벌써 다 장가를 갔다고 했다 ― 을 제외하면 나머지 여섯 명은 모두 그녀처럼 일흔이 넘은 노인이었다. “그것도 전부 다 영감탱이들이야.” 얼마 전 그녀의 집에 찾아온 사위에서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렇게 말했을 때 사위는 무엇이 웃긴지 “장모님은 늘 재미있으세요” 하며 웃었다. 국문학을 전공했고 소설집 한 권과 산문집 한 권을 출간했다는 강사는 체구가 작았고, 거의 소녀처럼 보였다. “제가 강의를 처음 해보는데, 저를 보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 어머니 아버지뻘이시니 긴장이 되네요.” 수업이 시작되던 한 달 전, 강사는 수강생이 주로 노인들인데 당혹한 듯 수업 소개를 하다가 몇 번이나 말을 더듬었다.
“어쩌다 페미니즘 활동을 하게 되었나요?”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에서 활동하며 수백 번도 더 들은 질문이다. 대개 그때그때 떠오르는 결정적인 사건들을 질문받은 상황과 질문한 사람의 기대에 맞춰 대답하려 노력한다. 이를테면 내가 페미니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5년 무렵 이른바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불리는 페미니즘 대중화 물결로 성차별에 눈뜬 학교 친구들의 도움 덕분이기도 하고, 미투운동과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변화의 필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가라는 정체성을 사랑하는 인간과 우연히 그곳에 태어나 살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인간, 그 두 부류는 환상을 사랑하는 낭만주의자와 실존을 사랑하는 현실주의자라고 바꿔 부를 수도 있다.
청설모를 떠올려 보자. 많은 사람이 청설모를 사랑한다. 그 야무지고 복슬복슬한 몸이 나무와 전선 위를 달리는 것을 보면서 미소 짓고, 응원한다. 모든 대학 캠퍼스는 자기네 청설모가 다른 어느 캠퍼스의 청설모보다 더 대담하다고 확신한다. 내 친구 하나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트위터에 청설모 사진을 올린다. 청설모는 우리 교외와 도시의 삶을 장식해 주는 복슬복슬하고, 활달하고, 귀여운 야생동물의 상징이다. 그리고 내가 있다. 나와 망할 케빈이 있다.
우주 진출 경쟁, 쿠바 미사일 위기, 소아마비 백신 도입 등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했던 1962년 9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다른 사건들만큼이나 중요한 이정표가 하나 세워졌다. 1962년 가을에 나온 미래 예측이었다.
2023년 새해 첫날 오후, 나는 이제 열한 살이 된 딸 디야와 함께 짧은 글짓기를 해보기로 했다. 내가 부엌 조리대에 노트북을 올려놓자, 이야기의 첫머리를 구상하던 디야가 이내 타이핑을 시작했다. 우리의 이야기 속 주인공은 용감한 인플루언서였다. 디야는 그녀의 이름을 서맨사라고 지었다. 서맨사는 지금 무인도에 갇혔다. 글을 써내려가는 디야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윤석열의 파시즘, 한국의 엘리트들은 왜 괴물이 되었을까? ─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을 ‘독서가’라고 합니다. 독서가들은 서재에 어떤 책들이 꽂혀있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해 그 자체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책 안에서 이야기하는 다른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는 재미도 주는 ‘책을 추천하는 책’ 3권을 소개해 드립니다. 1.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 204쪽 영화평론가, 작가,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이동진 작가가 쓴 독서에 대한 책입니다. 1부에서는 책과 책 읽기에 대한 생각을, 2부에서는 이다혜 작가와 나누었던 책 이야기를, 3부에서는 800권의 추천도서 목록을 제시합니다. 2만 3천여권의 책을 가지고 있고, 책 읽기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우리가 책에 쉽게 접근하고,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또한 3장에서 감각과 감정, 대화와 독백, 시간과 공간, 악과 부조리, 인간이라는 수수께끼 등 16개의 주제로 나누어 총 800권의 추천도서 목록을 기재하여 책 선택에 도움을 줍니다. “무엇을 숭배한다면, 그것을 온전히 즐기기 어렵습니다. 책이란 정말 대단해, 하면서 우러러본다면 책 읽기를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요. 저는 책이란, 늘 가까이 두고 언제나 펴보고 아끼지 않고 읽고 그러다가 읽기 싫으면 집어 던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즐겁게 책 읽기를 할 수 있는 태도라고 믿습니다.” #독서 #독서법 #추천도서 #이동진의 빨간책방 #이동진 2.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김영건 지음 | 어크로스 | 2022년 | 216쪽 이 책의 저자 김영건 님은 속초에서 3대째 운영 중인 동아서점의 대표입니다. 저자는 하루 12시간, 주 6일을 서점에서 생활하는 서점 주인으로서 책 읽는 이야기, 독서생활문을 이 책에서 들려줍니다. 서점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연관된 책을 골라서 그 내용을 소개하는 글들은 따뜻하고, 읽기에 편안합니다. 다정한 글들을 읽다 보면 서점에서의 상황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읽으면서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글 속에 나오는 책들의 목록이 정리되어 있어 저자가 추천하는 책을 찾기 편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공들여 책을 고르는 까닭 중 하나는 바로 그 안에 담긴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내용을 알고, 저자의 주장과 생각을 알고,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와 반전을 알아도, 종이에 새겨진 그 글자만이 전해주는 감동을 오래도록 품고 싶어서 누군가는 오늘도 책을 고른다.” #추천도서 #독서 #동아서점 #서점 #김영건 3. 『이미령의 명작 산책』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 288쪽 북 도슨트이자 불교 교양 강사인 이미령 교수가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을 10년 가까이 진행하며 소개한 수많은 책 중 인간답게 살기 위해 꼭 읽어야 할 명작 48권을 선정하여 소개하는 책입니다. 짧은 단편소설부터 고전, 베스트셀러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도서들을 소개하는 저자의 글은 따뜻하고,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명작’이라고 해서 제목만 들었던 어려운 책들이 소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이 알려지지 않은, 미처 알지 못했던 책들이 소개됩니다. ‘아~ 이런 책들도 있었구나. 나는 아직 멀었네’ 라는 부끄러운 생각과 함께 소개된 책들을 빨리 구해서 읽어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담백하고 간결하게 쓰여진 에세이 겸 서평들이 즐겁게 읽히는 책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맘에 들지 않아도 ‘이게 나’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일입니다. 저항해도 부정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런데 머리로는 인생만사 덧없음을 알고 있지만 마음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다시 팽팽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는 내게서 도리언 그레이를 느낍니다. 생명은 피었다 시드는 법입니다. 탱탱한 꽃봉오리도 아름답지만 누렇게 변색하고 꽃잎을 떨어뜨리며 바싹 말라가야 꽃의 아름다움이 완성됩니다. 늙음과 쇠멸의 과정까지가 ‘생명의 일생’입니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찬란한 슬픈 사실입니다.” #추천도서 #독서 #명작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도서관 인생 16년.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시니어로 불리는 시기에 접어들면, 100여 년은 짐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숫자로 내가 60년을 살았고, 나의 부모님과 부모님의 부모님, 내 자식들, 그리고 그의 자식들이 살아갈 시간까지 합하면 더 긴 시간도 가능하다. 물론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공들여 기억하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결이 아주 다른 책 세 권을 읽다가 시간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거라 불리는, 그리고 미래라 불릴 제법 긴 시간을. 일본 문화 답사기는 천년도 넘는 세월을 짐작하게 하는 곳을 소개했고, 회령이라는 공간에서 현재의 화자가 증조할머니를, 할머니를 통해 만나 할머니와 엄마로 이어지는 100년도 넘는 이야기를 꾸린 소설 한 권, 그리고 대중매체에서 여성의 위상이 달라짐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말하고 있는 책을 묶어, 시간의 의미를 짚어 보려 한다. 1.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1 : 규슈』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개정판) ∣ 340쪽 답사기 일본 편은 여행을 가기 위해 읽었다. 답사기지만 기대했던 정보보다는 일본과 한반도 연관에 대한 고증이 더 흥미로웠다. 고조선 한반도에 살던 이들이 2300년 전, 해류를 따라 흘러 들어간 규슈 지역에 벼농사를 지은 흔적, 그 후, 한반도 도래인들이 일본 땅을 점령하다시피 해서 이룬 청동기 문화, 그리고 문화의 근간인 문자를 일본에 전한 왕인 박 등. 이처럼 일본 고대사는 한반도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일본이 고대사를 왜곡해서 이를 감추려고 노력하고, 우리 역시 근대사 콤플렉스로 일본 문화와 우리 문화의 관계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일본 규수를 가보면, 일본 규슈 땅이 우리와 참 닮았음을 느낄 것이다. 구마모토는 제주도를 연상시키고, 길가의 가로수로 있는 동백 역시 우리 남도의 동백을 떠올리게 했다. 규슈 지역 도시 후쿠오카, 구마모토, 벳푸, 유후인을 1997년에 가고, 이 책을 읽고 2025년, 올해 다시 그곳을 방문했다. 오래전 일본은 마을 구석구석이 너무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어 살짝 주눅 들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음식값은 그 당시 우리 물가에 비해 매우 비싸고, 관광 인프라는 훌륭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일본은 그 오래전 관광지가 거의 변함이 없어 도리어 놀라웠다. 숙박을 제외한 음식값, 시설 사용료가 지금 우리나라에 비해 저렴해서 우리나라 성장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총, 균, 쇠』의 저자가 한국과 일본은 쌍둥이처럼 닮아있음을 언급할 정도로 우리와 일본은 고대사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가까운 사이다. 저자는 이런 일본과 우리가 일제의 침략(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에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지만, 삼국시대를 일본과 가야를 포함해서 오 국시대로 봐야 한다는 근거로, 일본의 한국 문화 유적을 언급한다. 일본의 고대사 왜곡은 한반도가 일본에 영향을 주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탓이고, 우리 근대사 왜곡 역시, 일제 점령기에 대한 분노, 또는 근대 문물의 유입을 일본의 공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피해의식 탓이다. 고증을 거쳐 드러난 진실을 외면하기엔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한반도 영향을 받은 일본이 자신들의 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켰으며, 우리 역시 일본 근대 문화를 받아들이고 우리 것으로 눈부시게 발전시켰음을 근거를 들어 언급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이제는 근대사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고대로부터 이어져 오는 일본과 우리의 관계를 바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우니 부딪치고, 긴밀하니 더 깊게 상처받아, 남보다 못한 가족 관계의 깊게 곪은 상처는 자각 없이 쉽게 낫지 않는다. 억압받았던 기억을 잊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그 상처를 제대로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일본 규슈 지역에서 백제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쓴 답사기는 일본과 한반도의 관계를 알게 하고, 이웃 나라 일본이 우리와 아주 비슷한 듯 다름을 이해시킨다. 그런 다름을 인정할 때, 일본 문화를 더 이해할 수 있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더 높아질 수 있다. 23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한반도와 일본을 건강하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 #규슈 #가야 #삼국시대 #백제 #도래인 #고대사 2. 『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 344쪽 최은영의 소설은 타인의 삶을 통해 내 삶을 들여다보게 하고, 소설을 읽는 재미를 알게 한다. 『밝은 밤』은 화자 지연이 희령이라는 공간에서 할머니를 만나고, 할머니에게 전해 듣는 과거 시점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증조할머니라는 단어가 수도 없이 나오는 이야기는 처음엔 좀 혼란스럽지만 193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증조할머니의 이야기는 지금 화자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할머니의 기억과 편지로 이야기되는 증조할머니의 삶은 현재 지연의 상황과 지연 엄마와의 관계, 그리고 다시 지연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로 시간을 오가며 전개된다. 작가의 유려한 문체와 시대를 넘나들면서도 자연스럽게 구분되는 전개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 100년도 넘는 세월이 공존한다. 1930년, 백정의 딸로 태어나 환대받지 못한 삶을 살던 증조할머니가 ‘새비’ 아주머니를 만나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모습, 그런 어머니를 사랑했던 할머니는 지금 지연의 엄마인 자신의 딸과 연을 끊으면서도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도 나온다. 각자의 기억 속에 있던 오래전 사람들이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지금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연에게 다가온다. 각 시대를 산 네 명의 여성 이야기는 현재 지연의 삶 속에서 되살아나는 꼴이다. 흥미롭게도 이야기는 과거 또는 현재의 이야기로 고정되지 않고, 세대를 넘어 서로의 이야기에 부드럽게 섞여 든다. (과학에서 말하는 시간 구분의 무의미를, 시간을 확실하게 구분하여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느낀다) 100년의 세월이 겹친다. 시대가 겹치면서 공존한 네 명의 여성은 서로의 조력자인 친구(남편이나 부모님이 아닌 각 여성의 여자 친구들이다)와 함께 각 시대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개인의 고통을 견딘다. 한 세대를 넘어, 증조할머니와 많이 닮았다는 화자인 지연은 긴 이야기 속에서 현재 자신의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를 이해하고, 자신 역시 엄마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며 위로받는다. 기억 속의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해 살지 말고, 현재, 지금을 살아야 함을, 이 긴 이야기에서 느낀다.   #소설 #전쟁 #여성 #이혼 #1980년 #백정 #증조할머니 #일제치하 여성 #1930년 #1950년 3. 『여성, 스크린을 넘어 스토리가 되다』 허은, 이은숙, 정영희 지음 ∣ 조윤커뮤니케이션 ∣ 2023년 ∣ 240쪽 한반도 도래인들이 일본 문화에 준 영향의 흔적을 찾아 일본 문화를 접하게 한 답사기, 증조할머니의 삶을 할머니로에게서 들으며, 자신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보인 소설, 그리고 대중문화 속 달라진 여성들의 지위, 태도, 성향 등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을 묶어 긴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서평을 쓴 것은 내가 감지하는 시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어서다. 현재의 시간만 인정하고 기억 속의 과거와 다가올 미래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과학자의 말에 충격을 받았었다. 타임슬립이며, 동시간대의 다른 공간으로 이동 등 설명이 불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답사기와 소설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너무 주관적인 느낌일까? 이 책은 미디어 연구자, 드라마 연구자, 여성지 편집장 3명의 여성 필자가 공동으로 드라마, 영화, 예능, 팟캐스트, 웹툰 등에서 달라진 여성의 모습을 살펴본 대중문화 비평서다. 다루고 있는 시간대는 작가들이 인식할 수 있는 50년(작가들의 나이를 짐작해서) 정도로, 그 시간에서 대중문화 속 달라진 여성의 변화를 언급했다. 불과 몇십 년 전 대중매체에서 여성은 보조자 역할이거나, 주인공이라 하더라도 남성의 짝으로, 응시의 대상, 보이는 역할이 주였다. 그러던 여성들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에서는 중심이 되어 작품을 끌고 가고, 당당하고, 주체적인 모습이다. 능동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여성들이 전혀 억지스럽거나 낯설지 않다. ‘미디어가 담아내는 여성의 모습을 여성주의 시각에서 살펴보고, 달라진 여성 서사와 캐릭터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2023년 현재가 중심이다. 대부분 재미있게 시청한 드라마와 예능, 그리고 웹툰 등 25편이 소개된다. 봤거나 볼 예정이라 글을 읽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고대사를 다룬 답사기, 증조할머니, 할머니, 엄마, 그리고 화자로 이어지는 100년도 넘는 세월 속 삶을 다룬 소설, 그리고 현재 시각에서 대중매체가 보여주는 달라진 여성의 모습은 삶에 시간의 개념이 얼마나 주관적으로 인식되는지를 생각하게 했다. 시간을 구분하지 않거나 과거와 미래를 덜 생각한다면 현재의 나에게 더 집중하지 않을까 다소 엉뚱한 생각도 한다. 각자의 책이 갖는 의미와 함께 세 작품에서 느껴지는 시간을 언급해 보았다. #대중매체에서 여성 #여성의 지위 #영상물 #대중매체 #드라마에서 여성의 역할 #시간  강애라 숭곡중학교 국어교사. 전국학교도서관모임 전 대표. 서울학교도서관모임 회원.책을 통해 성장한 저는 책과 함께한 시간들이 소중해서, 평등하고 온기가 넘치는 학교도서관을 꿈꾸었습니다. 성찰이 있어 평안한 60+의 인생을 향해 오늘도 책을 읽습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간다고 합니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노년이 되면 더욱 가까워집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결국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가는 겁니다. 어떤 작가는 노년의 부모님을 보고 자신을 성찰합니다. 노인의 삶을 다루었지만 결국 자신을 말하는 거라고. 3부작으로 어머니의 삶을 다루거나,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대하거나, 노년이지만 활기 넘치는 인간을 이야기하는 소설입니다. 1. 『내 어머니의 연대기』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이선윤 옮김 ∣ 학고재 ∣ 2012년 ∣ 232쪽 작가는 이 작품을 ‘수필도 소설도 아닌 형식’이라고 합니다. “수필이라고 하기에는 어머니의 노년을 응시한다는 테마의 절실한 무게감과 어울리지 않고, 사소설 전통이 있는 일본에서라면 소설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도 같다”고. 어머니에 대해 썼으나, 진짜 목적은 자신이 닥쳐올 노년에 대한 성찰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소설에는 큰아들인 자신과 남동생 시카코, 여동생 아키오와 구와코가 나옵니다. 아버지가 군의관이었는데, 5년 전 80세로 죽었습니다. 이후 어머니 혼자 남아 자식들이 어머니를 돌보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엔 고향 집에서 지내다가 아들보다 딸 집이 좋다는 조건으로 도쿄에 왔다가 다시 고향으로 가곤 합니다. 어머니가 부의금 책을 챙긴다든지, 환각 증세를 일으키며 늦은 밤 방들을 찾아다니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때마다 자식들은 어머니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머니는 89세로 돌아가시는데, 그때까지 어머니가 기억을 어떻게 잃어가고 왜 잃어가는지에 대해 자식들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함께 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모님이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끝없이 묻고 또 묻습니다. 애정이 묻어납니다. 그런 마음으로 읽다 보면 소설은 어느새 마지막에 이릅니다.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서 자신은 이렇게 깨달았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세월이 어머니가 평생 걸어온 긴 선을 차례차례 가까운 곳에서부터 지워버린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노년의 삶은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입니다. 그게 결코 아름답거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겁니다. 내가 노인이거나 내 부모님이 노년이라도 말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치매 노인에 관한 책 속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당사자에게 비극이란 운 나쁘게 죽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손에 속박당하고 가두어져도 저항하지 못한 채 계속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치매에 걸린 것이 자유롭다고 말하는 저자는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그분들을 제어하는, 자유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돌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 책에 나오는 가족들은 어머니를 존중하고 자유롭게 사시도록 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어머니 #이노우에 야스시 #치매 #죽음  2. 『결국 왔구나』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 256쪽 소설 속 대상은 ‘엄마’ ‘아버지’ ‘형’ 등입니다. 모두 노인입니다. 제목 ‘결국 왔구나’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오게 되어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가는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단편 소설 8편입니다. 결말은 없습니다. <엄마, 엄마 돌아왔어?>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사라졌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엄마가 사라졌는데, 동네 옷가게 남자 신지가 사는 집에 갔다가 치매가 걸려 집으로 왔습니다. 동생 루리는 엄마와 친했지만, 자식 챙기느라 정신없다고 혼자 아파트에 사는 사치가 엄마를 챙깁니다. 그러면서 사치는 알게 됩니다. “인생이란 자신의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절실하게 느꼈다.”고.<아버님, 뭐 찾으세요?>에는 사이토 마리라는 며느리가 나옵니다. 시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고 의심하지만, 남편은 무시했습니다. 아버지가 역사 교사여서 그런 사실이 알려지는 걸 창피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그렇지만 방금 먹었던 밥을 또 달라고 하는 행동은 계속되었고, 사이토는 구청에 신고하고, 진단을 받게 하는 등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면서 남편이 그런 행동을 늙어서 하게 될 것을 떠올리며 주먹을 꽉 쥐는 것으로 소설은 끝납니다. <엄마, 노래 불러요?>는 마도카라는 여성이 나옵니다. 37살에 직장 동료 소개로 마사유키와 결혼했는데, 시어머니가 반대했습니다. 마도카 어머니가 혼자 살고 있어서라고. 나중에 그런 결과가 나옵니다. 시어머니를 돌봐야 하는 처지가 되고 남편과 공동 돌봄을 하게 됩니다. 그냥 간병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다집니다. “‘저는 아무리 욕을 먹어도 괜찮으니 일단 시부모님 모두 건강하게 해주세요. 혹시 간병을 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한 사람씩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형, 뭐가 잘났는데?>는 5형제가 있는데, 시어머니를 모시는 이야기입니다. 형제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데, 이유를 본문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큰아주버니 부부는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도 그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말을 진심이라고 착각했다. 게다가 시어머니의 상태를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각색해서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나머지 형제들이 마음을 모읍니다. <엄마, 괜찮아요?>는 조부모 아래서 자란 야요이가 나옵니다. 조부모가 돌아가시고 아빠마저 그러시고 혼자 남은 어머니가 치매에 걸립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이런 식입니다. 아마도 노년의 삶을 바라보거나 맞이한다는 것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소설은 그런 이야기를 담아낸 것 같습니다. 노년의 삶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길 바랍니다. 이 밖에도 마음이 열리는 소설이 더 있습니다. #결국 왔구나 #치매 #무레 요코 #희노애락 #노년 3.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알렉상드르 페라가 지음, 이안 옮김 | 열림원 | 2016년 | 320쪽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내가 의존적인 늙은이였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지나며 육체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는다. 특히 자신의 총구가 언제쯤 침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있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러니까 일흔여덟 해나 넘겨 산 노인들은 주름진 얼굴과 (...)관절염을 가진 존재일 뿐이다.“주인공 레옹은 아파트 화재로 돈후앙이라는 청년이 구해줘서 살아남았고, 갈 곳이 없어서 요양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자신의 예전 삶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됩니다. 그는 비가 새고 바퀴벌레 등과 함께 소똥 연료로 살았습니다. 이어 이렇게 표현합니다. “삶으로부터 도망쳐 온 사람은 그래서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 한 번이라도 여겨 본 사람은 두 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짐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는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자주 싸움판을 벌였고, 기분 내키는 대로 어리석은 짓을 벌였다. (...) 나는 미치광이처럼 살았고, 그런 만큼 친구도 없었다. 나는 경쟁을 좋아하지 않았다. 경쟁의 대가를 좋아했을 뿐이다.“ 책에 대해서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책을 보니 마음이 불편해졌다. (...) 나는 그 뭐냐, 대가라고 불리는 작자들의 유일무이한 작품을 한 줄도 읽지 않았지만, 여태 잘만 살았다. 다른 사람들만큼 놀아도 봤고, 평생 먹은 밥그릇 수를 따져도 도서관에 죽치고 사는 쥐새끼 같은 놈들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 아무리 위대한 문학작품이라 해도 불이나 감자 같은 생필품보다 중요하지 않다.“시종일관 경쾌하면서도 시니컬하게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지진아’였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 노인이라도 당당하거나 발랄하게 살 수 있다고 행동합니다. “이 빌어먹을 지구 위에는 양양 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생명 연장 장치에 의존해 영양 과잉 상태로 하루하루 죽음의 날을 뒤로 미루는 노인들이 있다. 굶어 죽는 아이들과 불멸을 꿈꾸는 노인들이라니! 참으로 훌륭하다. 죽어야 하지만 죽을 수 없는 노인들과 살아야 하지만 살 수 없는 아이들이 이렇게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코미디다.“ 소설은 은유와 유머, 경쾌함으로 끝없이 이어집니다. #늙은이 #알렉상드르 페르가 #7080 일대기 #철없고 엉뚱한 노인 #레옹 주상태 오늘도 사진과 책, 책과 사진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유난히 춥고 어두운 겨울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 더 이상 ‘쿠데타’나 ‘내란’은 없을 거라고 믿고 있었기에 12.3 ‘비상계엄’은 도무지 실제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곧 생생한 현실이 되어 눈앞에 나타났고, 두 달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채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고 대한민국을 곤두박질치게 합니다. 계엄을 바로 해제시켰음에도 이럴진대, 만일 그게 성공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요? 작가 한강의 기원처럼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 것일까요?’ 그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구하며, 관련 그림책 3권 천천히 다시 음미해 보고자 합니다. 1. 『할아버지의 감나무』 서진선 글, 그림|평화를품은책|2019|38쪽 몇 년 전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는, 한국전쟁에 국군으로 참전했던 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외손주인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생전에 할아버지는 늘 새벽에 일어나 일기를 쓰신 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감나무 산에 오르셨지요. 손수 심고 기르는 감나무마다 이름표를 붙여주시고 온 마음으로 사랑하셨습니다. 팔지도 않을 감나무를 왜 그렇게 힘들게 키우느냐는 할머니의 타박에도 굴하지 않고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며 엄마가 할아버지 일기장을 읽어줍니다. ‘김의수’. 할아버지 감나무에 걸려있던 이름입니다. 젊은 날 할아버지는 그 사람을 적으로 만나 그에게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다가가 살펴보니 그 사람은 어른의 군복을 입은 빼빼 마른 소년이었습니다. 소년의 손에는 먹다 남은 감이 쥐어져 있고 주머니엔 어머니에게 쓴 편지가 있었지요..... 평생 전쟁의 악몽과 죄책감에 시달리신 할아버지를 위로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작가는 따스하고 잔잔한 노랑과 주황의 물감을 풀어 표지를 채색합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해 죽어간 수많은 병사들의 넋에 생명을 불어넣기라도 하려는 듯 감나무 산 전체를 초록 초록한 잎사귀로 물들입니다. 그리고, 세상을 뒤덮는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날, 할아버지를 떠나 보내드립니다. 글도 감동이지만 섬세한 감성과 진정성이 담뿍 배인 그의 색과 형상에서 더 많은 떨림을 느낍니다. 어떤 이들은 전쟁이 필요악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어떤 이들은 전쟁이 있었기에 문명이 발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곧 인간에게 전쟁은 불가피하거나 유익하다는 것이지요. 정말 그런 것일까요? 평화길찾기 03번인 이 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인간과 전쟁, 그리고 평화를 다시 숙고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의감나무 #서진선 #평화를품은책 #평화길찾기 #전쟁 #어른그림책연구모임 2. 『씩스틴』 권윤덕 글, 그림|평화를품은책|2019|40쪽 위안부 문제, 제주 4.3사건 등 우리 현대사의 비극들을 거침없이 그림책에 담아내고 있는 권윤덕의 작품입니다. 이젠 우리뿐 아니라 세계인들까지도 주목하는 ‘5.18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이와 관련한 여느 책이나 영화와는 달리 당시 계엄군의 총이었던 M16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그래서인지 계엄군의 잔혹한 만행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기보다는 무차별 총질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저항하는 시민들과 그들을 통해 갈등과 변화를 겪는 M16의 심리에 초점을 맞춥니다. 또한 그날의 참혹한 장면마저도 한 톤 낮춘 색조와 유려한 곡선을 사용하여 증오심을 폭발시키기보다는 차분히 상황을 들여다보며 생각하도록 이끕니다. 처음 계엄군과 함께 폭도 진압에 투입되었을 때만 해도 M16은 용맹스러웠지요. 그들은 빨갱이 폭도인 적이었기에 골목 끝까지 쫓아가 그들을 해치웁니다. 그러나 아무리 최루탄을 퍼붓고 총을 쏴대도 꾸역꾸역 광장으로 몰려들며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는 그들을 보며 마음에 균열이 일기 시작합니다. 대체 저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총알이 제공되자 그들을 향해 총구를 겨눕니다. 탄창에 총알을 가득 채우고 세차게 화약을 터트립니다. 문방구 아저씨가 쓰러지고, 가구 공장 청년이 쓰러지고, 교련복 입은 학생이 쓰러집니다. 피투성이 시체들 사이로 엄마를 찾아, 신랑을 찾아, 친구를 찾아 미친 듯 광장을 헤집는 시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M16은... 역사가 된 줄 알았던 이 이야기가 현재가 될 줄은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저 그때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했기에 죄스러웠고 후엔 혹여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덧나게 할까 봐 조심스러웠습니다. 이마저도 언젠가부터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덤덤해지고 말았습니다. 12.3 계엄과 여전히 진행 중인 내란을 겪으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마음에 새깁니다. 『씩스틴』을 되풀이해 읽으며 그들에게 용서를 빌고 지혜와 용기를 구해 봅니다. #씩스틴 #권윤덕 #5.18광주민중항쟁 #계엄군 #M16 #12.3비상계엄  3. 『어둠을 금지한 임금님』 에밀리 하워스부스 글, 그림|장미란 옮김|책읽는곰|2020|40쪽 권력과 여론 조작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돋보이는 에밀리 하워스부스의 데뷔작입니다. 출간되자마자 워터스톤즈 어린이책상 우수상을 수상하고,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평단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옛날에 어둠을 무서워하는 사내아이가 살았답니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은 많으니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요. 그러나 이 아이는 임금이 될 아이였고, 임금이 된 후 어둠을 금지하겠다고 생각했기에 문제였습니다. 아이는 임금이 되자 신하들을 불러 진짜로 어둠을 금지하겠다고 말합니다. 신하들은 깜짝 놀라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했지만 임금은 고집을 꺾지 않았지요. 하는 수 없이 그들은 백성들 스스로 어둠을 싫어한다고 믿게 만들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기 시작합니다. 어둠은 지루해, 어둠은 무서워, 어둠은 우리가 가진 것들을 훔쳐가지…. 이제 그 나라엔 하루 스물네 시간, 일주일 내내 창이 환하고, 날이 새도록 축제가 이어집니다. 그러나 점차 피곤을 느끼게 된 백성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어둠을 되찾고 싶어 하지요. 하지만 불을 끄면 어둠 단속반이 찾아와 벌금을 물리는 바람에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참다못한 백성들은 드디어 한데 뭉쳐 데모하는데…. 오늘 우리 상황과 너무 흡사해 소름이 돋습니다. 2년 전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토론용으로 딱 좋은 책을 발견해 기쁨이 앞섰는데 말이지요. 전혀 이치에 맞지 않고 비상식적인 주장과 선언에 누가 동조할까 싶은데 수많은 이들이 이에 휩쓸리는 것을 보며 ‘세뇌’의 무서움을 봅니다. 한 나라 최고 지도자의 어리석은 판단과 아집은 당사자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망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럼에도, 백성이 뜻을 모아 다 함께 일어설 때 임금보다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음을 목도합니다. 대한민국이 휘청이고 있는 이 겨울,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함께 이 책을 읽으며 큰 힘 얻기를 소망합니다. #어둠을 금지한 임금님 #에밀리 하워스부스  #장미란 #여론 조작 #권력 남용  어른 그림책 연구모임 어른그림책연구모임 - 백화현그림책으로 열어가는 아름다운 인생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대화(對話).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 받음 또는 그 이야기. 우리는 매일 매일 타인과 대화를 나눕니다.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가 만들어지고, 대화 속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되지요. 여러분은 대화를 통해 어떤 감정을 가장 많이 느끼십니까? 대화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크게 ‘유쾌’와 ‘불쾌’로 분류됩니다. 나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이 대화를 통해 ‘유쾌’한 감정을 느끼고 싶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유쾌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 도움이 되는 책 3권을 골라보았습니다. 1. 『대화의 밀도』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2023년 | 307쪽 변호사, 협상전문가, 세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인 저자 류재언은 살아가며 인생을 바꾼 대화들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냈습니다. 일상을 지내면서 다른 이들과 나누었던 대화에 대해 정리한 글들은 읽기에 편하고 재미있으며, 나의 대화 말투에 대해 돌아보게 합니다. 저자는 대화에는 상어식 대화와 고래식 대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초반부터 날카롭게 파고들어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고, 자신과 다른 주장을 펼치는 상대에게 핀잔을 주고 대놓고 공격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내는 상어식 대화법이 있고, 자연스럽게 대화에 어울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호응하며 경청하면서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고래식 대화법이 있다고 합니다. 고래는 공격적이지 않지만 아무도 고래를 만만하게 보지 않습니다. 나는 평소 어떤 대화를 하는지, 같은 말이라도 품격 있고, 상대를 배려하는 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하루의 대화가 평생 가슴속에 뜨겁게 살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수십 년에 걸친 대화의 부재가 평생 차가운 응어리로 가슴을 짓누르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대화로 살고 대화로 죽는다. 좋은 대화는 잊을 수 없고, 나쁜 대화는 견딜 수 없다.” #대화 #밀도 #에세이 #류재언 2. 『대화에 서툰 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 겁니다』 강현식 지음 | 한밤의책 | 2024년 | 256쪽 이 책의 저자 강현식 님은 심리학 칼럼니스트이자 심리 상담 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상대방과 말이 너무 안 통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말 속에 숨겨진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람들이 대화가 안 통한다고 느끼는 것은 감정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인의 성격적 특징을 고려한 대화법을 소개하여 외국 작가들이 쓴 대화법 책들보다 더 실생활에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입니다. 상대방 또한 인격체임을 인정하며 다름을 받아들여서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귀를 닫지 말고, 상대가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들어 보는 것, 그것의 대화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상대의 말을 그대로 듣고 나의 의견을 넣지 않음으로서 오해의 여지를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쩌면 상대와의 대화를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내 마음대로 상대방의 말을 판단하고 오해하는 것이 아닐까요?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와의 대화에서 그런 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만약 대화법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면 자신과 상대의 대화법이 어떻게 다른지 함께 이야기해보고 새로운 대화법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보다 이것을 상대가 알아듣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상대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소통에서 오해를 최소화할 수 있죠. 자신이 들었을 때 좋은 말이더라도, 상대에게는 불편한 말이 될 수 있으니까요.” #대화 #대화법 #심리학 #강현식  3.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대화법』 하야시 겐타로 지음, 민혜진 옮김 | 포텐업 | 2024년 | 264쪽 일본의 대화 코칭 전문가 하야시 겐타로의 책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칭찬이나 긍정 화법보다 더 중요한 건 ‘상대를 부정하지 않는 말투’라고 말합니다. 일부러 상대를 추켜세우거나 상황에 맞지 않게 긍정을 짜내는 것보다는 그저 부정적인 말투를 버리는 것만으로도 갈등의 90%가 해소된다는 것입니다. 저도 대화를 하다 보면 긍정의 말을 짜내서 말하다가 오히려 말실수를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과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말투를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변인들과 나누는 수많은 대화 속에서 누구의 말이 옳고, 틀린지 경쟁하듯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고를 유연하게 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나의 생각을 의문형으로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짜증스럽고 불평 가득한 말을 던졌을 때를 가정해 봅시다. 이때 ‘저 사람 말투 진짜 못쓰겠네!’라고 단정짓지 말고 ‘왜 저 사람은 저런 말투를 쓸까?’하고 침착하게 의문형으로 바꿔보세요.” #대화 #부정하지 않는 말투 #하야시 겐타로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도서관 인생 16년.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소개하고 싶은 강연이 있다. EBS 교양, <나의 두 번째 교과서 국어 > 나민애 교수, 제3강 강의이다.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고 깊이 있게 다룬 강연이다. 강연을 너무 재미있게 들어, 이 주제로 서평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연자는 소설을 읽는 이유로 두 개를 꼽으라면, ‘인간하고 세상을 알고 싶고, 재미있어서’로 들었다. 소설은 작가가 작정하고 말하려는 주제가 있고, 독자는 그 주제를 접하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거나 만남을 한다는 취지의 말을 설득력 있게 했다. 강연자의 말처럼 나 역시 소설을 읽는 이유가 내 상황에 따라 달랐지만, 타인의 인생을 엿보고 ‘인생 탐구의 보고서’로 소설의 재미를 만끽했다. 이 서평에서는 지금의 내가 소설을 통해 만난 세상과 그로 인한 재미를 풀어보고자 한다. 소개한 강의도 찾아 듣기를 권한다. 1.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 233쪽 90년대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2020년에 펴낸 단편 모음이다. 다소 말이 어렵지만 출판사 책 소개 대목을 인용하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인칭 화자의 정체성과 그 역할이다. 일정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하루키 월드 속의 ‘나’는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한편으로 비현실적인 매개체를 통해 저도 모르는 사이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그와 함께 읽는 이들을 깊은 우물과도 같은 내면으로 끌어들인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각 단편을 관통하는 주요한 주제는 ‘나라는 존재의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출판사 설명을 빌려 표현하면,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각 단편 속 일인칭 화자가 비현실적 매개체를 통해 미지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한다. ‘찰리 파커’에 관해 실재하지 않은 음반 이야기, 연주회 초대를 받았지만, 연주회는 없었던 이상한 경험, 심지어 말하는 원숭이와의 만남까지 기이하지만, 묘한 설득력이 있다. 소설의 배경과 시대는 중요하지 않다. 시대적 특성도 내용을 지배하지 않는다. 묘한 감춤이 있는 전개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어 전개된다. 평범한 소설 속 나는, 이상한 체험을 하지만 왜 그런 상황이 펼쳐지는지 당위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품 속 평범한 나는 일상적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나와 다른 인간 탐구를 한다. 번득이는 재치가 다소 기이함을 굉장한 매력으로 끌어올리고, 읽는 이들에게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짧은 단편이 주는 흡인력 또한 대단해서 단숨에 읽고 생각하게 하고 깨알 같은 재미까지 준다. 소설을 구성하는 3요소로 인물, 사건, 배경을 든다. 소설을 읽으면 내가 속하지 않은 배경을 경험하고, 살고 있지 않은 시대도 엿보게 한다. 내 주변이 아닌, 접하기 어려운 인물을 만난다. 당연하게 겪지 않을 사건도 글 속에서 겪는다. 그래서 짐작하고 감지하고 상상한다. 현실에서는 내가 결코 만나지 못할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세상도 접한다. 글을 읽는 행위가 이런 짜릿한 재미를 주고, 상상을 펼치게 하는 매력은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이리라.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소설 #단편 소설 #소설을 읽는 이유 #인간 탐구 #재미 2.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 103쪽 옮긴이의 말 말미에 ‘구체적인 해석은 독자에게 맡기면서 정확한 단어 선택으로 분위기를 선명하게 전달하는 클레어 키컨의 글은 경계가 불분명하지만, 색채가 선명한 수채화처럼 아름답다’고 이 글을 설명했다. 번역가는 제2의 작가라는 말이 실감 나는 표현이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함축적이고 여백이 많은 문체에 매료되어 낯선 나라, 모르는 시대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했다. 그 옆에서 주인공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영상물은 연출자의 의도가 화면과 소리와 연기 등으로 구현되어, 상상하고 짐작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덜하다. 하지만 소설은 작가의 의도를 짐작하고, 어떤 때는 가려진 안개 속 그 너머를 봐야 해서 피곤하기도 하다. 물론 짐작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영상과 또 다른 매력이 소설을 읽는 이유일 것이다. 1981년 아일랜드가 배경인 이 소설은 그 당시를 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혼란하고 궁핍한 시대를 느끼게 한다. 아이들은 일정 기간 어른들로부터 돌봄을 받아야 하고, 그게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시대적 혼란함과 어려움은 그 당연함을 어렵게 한다. 이 소설은 아이들의 돌봄이 당연하지 않은 혼란기 아일랜드가 배경이다. 어려운 형편의 부모는 먼 친척 집에 아이를 맡기는데,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는 그곳에서, 받아야 할 배려와 사랑을 느낀다. 배려와 사랑의 경험이 특별했고, 특별함을 선사한 어른에게 신뢰와 고마움을 느낀다. 돌봄을 받고 나서야 사랑받는 느낌을 알게 되는 아이의 심리가 마음에 와닿고, 사랑의 모습을 유려하게 보여주는 친척의 모습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와 기쁨을 독자인 나는 느꼈다. 소설은 간결한 전개로, 분량도 100여 쪽이지만 낯선 시대, 공간을 엿보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또 같은 시대를 살지만 각기 다른 인간의 태도와 가치관을 통해 인간의 다양성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단면을 통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설이 “인간을 탐구하는 보고서”라는 말을 인정하게 한다. #소설 #단편 소설 #소설을 읽는 이유 #아일랜드 #돌봄 #사랑 #인간탐구 3. 『삼체 1부』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 447쪽 위의 소개한 강연에서 소설을 읽는 이유, ‘재미’를 확실하게 느끼는 방법을 소개했다. 장르물을 읽고 그 장르물의 법칙을 따라가면 소설의 재미를 알게 된다는 설명이다. 장르물 SF 소설은 지구가 아닌 곳이 배경으로, 지구인이 아닌 인물이 등장해서 지구에서 살고 있는 인물의 군상들을 말하는 것이 특성이라고 했다.’ 로맨스 소설이나, 추리소설에 빠져 읽은 적은 있지만 SF 물은 나에겐 좀 낯설었는데 그 설명을 듣고는 SF 소설이 궁금해졌다. 해서 최근에 소개받고, 영상물로 먼저 접한 이 소설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3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우 양이 방대한 이 책, 1권을 읽었다. 영상물로 만들어진 것을 먼저 보았더니 소설을 읽는 내내 등장인물을 연기한 배우의 모습과 겹쳐, 내 상상에 방해를 받아 당황스러웠다. 글을 읽고 나서 영상물을 보면 이 정도의 방해는 받지 않는데, 영상물을 먼저 접하니, 글을 읽으면서 내가 만들어가는 상상의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아주 드물게 글보다 더 매력적인 영상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원작 글보다 영상물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이 소설의 경우는 방대하고 많은 이야기가 있어, 만들어진 영상물은 시간과 공간적 제약으로 실제 소설의 스케일을 담지 못했다. 하지만 영상물은 중국의 문화 혁명을 아주 자극적으로 다루어 임팩트가 있었다. 원작을 읽으니, 시리즈로 만들어 제법 인기를 끈 영상물도 잘 만들어졌음을 알았다. 특히 시작의 흡인력이 필요해서 문화 혁명의 모순을 실감 나게 구체화한 부분은 압권이다. 공상 과학 소설이라 줄거리 소개를 좀 해야 이해가 될 것 같다. 소설은 나노 기술에 저명한 과학자가 어느 날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숫자(카운트 다운)에 주목하고, 이 숫자가 탁월한 과학자들의 죽음과 연관됨을 알게 된다. 그 연관성을 따라가다 지구에 다른 우주인을 부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야기의 큰 축은, 우주인과의 접촉을 시도한 천체 물리학자 예원제는 중국문화혁명에서 그녀의 아버지를 때려죽이는 홍위병, 남편을 고발하고 살아남아, 정치적 성공을 하는 어머니, 그리고 많은 방관자 속에서 인간의 광기 끝판을 본다. 그런 광풍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견디다, 달라진 세상에서 우주인이 보내는 메시지를 감지했을 때, 인류를 향한 그녀의 복수는 시작된다. 우주의 다른 세계의 존재들에게 지구로 올 것을 원했다는 설정이다. 인류에게 복수를 결심한 상황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지구 삼체 반란군의 시작이다. 이 반란군은 1부에서 그 모습이 드러나지만 정작 반란군이 부른 삼체의 실체는 2부, 3부에서 언급되는 것 같다. 2부 3부를 안 읽을 수 없을 것 같다. 작가의 말을 빌리면 “나는 도덕감 제로인 우주 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100퍼센트로 보고 도덕이 있는 인류 문명이 이 우주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 그것이 이 연작을 집필한 이유라고” 했다. 도덕이 있는 인류를 말하기 위해 도덕을 잃었던 문화 혁명 시기를 언급했고, 그 시점이 도덕감 제로인 우주 문명을 불러 인류를 지배할 것을 요청했다고 이해했다. 1부에서는 ‘삼체’의 실체는 특정 과학자가 접속하는 게임 형태를 빌려 보여준다. 게임 속 화면에서 그들의 실체를 짐작하게 한다. 태양이 세 개인 그 공간에서 살아남는 방법인 탈수의 설정은 SF 소설, 상상이 만들어 낸 극한의 매력적 설정이다. 상상도 과학적 지식으로 논리가 정연하면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간다. 소개한 강연에서 강연자가 말한 SF물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는 이 소설은, 다시 작가의 말을 빌려보면 “잘 쓴 과학소설이란 제일 변화무쌍하고 제일 정신 나간 상상을 뉴스 보도처럼 진실하게 쓰는 것”이라고 했다, 작가의 말은 내가 진즉에 공상과학 시리즈물을 접했더라면 과학적 상식이나 지식이 좀 더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했다. 공상 과학 소설은 재미는 물론이고 또 다른 세계의 영역이 무한정 넓어짐을 경험하게 함을 너무 늦게 알아차렸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소설을 통해 이 세계가 아닌 곳에 관심이 가는 것은 시리즈 소설을 읽는 매력이리라.   #소설 #장르별 소설 #SF 소설 #우주 #삼체 #문화혁명 #소설의 매력 강애라 숭곡중학교 국어교사. 전국학교도서관모임 전 대표. 서울학교도서관모임 회원.책을 통해 성장한 저는 책과 함께한 시간들이 소중해서, 평등하고 온기가 넘치는 학교도서관을 꿈꾸었습니다. 성찰이 있어 평안한 60+의 인생을 향해 오늘도 책을 읽습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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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때부터 시 읽기를 좋아했습니다. 릴케, 예이츠, 프루스트 시인들의 시를 공책에 옮겨적는 게 즐겨했습니다. 지금도 국내 작가를 넘어, 좋은 시도 많고 아름다운 시인도 넘쳐납니다. 가끔 푹 빠져 찾아가곤 합니다. 시를 찾아, 시인을 찾아서 여행을 떠납니다.자연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국내 시와는 조금 다른 신선함이랄까, 생소한 맛이랄까. 폴란드 국민작가인 쉼보르스카와 평생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살아온 메리 올리버, 동독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라이너 쿤체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공감할 수 있는 시 이야기입니다. 1.『충분하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 208쪽 쉼보르스카는 “사진에 근사하게 나오려면/ 많은 세월이 요구되는 법(...)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 서서히 이 자리를 양보해야만 하리.” 구절이 나오는 『끝과 시작』으로 알게 된 시인입니다.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곱씹게 하는 시입니다. 시인은 86세에 열두 번째 시집 『여기』를 출간하고, 다음 시집을 『충분하다』로 제목을 말했다고 합니다. 『충분하다』 시집은 시인이 죽고 유고시집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시인은 등단 초기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삶을 그렇게 살았다고 합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함부로 말하지 않고, 고정관념 없이 성찰하면서 본질을 꿰뚫어보고자 했다고. 시를 읽고 또 읽어봅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시 일부를 소개합니다. <기억과 공존하기엔 힘겨운 삶>이라는 시입니다. “(...) 기억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늘 현재보다 젊다./ 기쁘긴 하지만, 왜 항상 그 타령이 그 타령인지./ 모든 거울들은 내게 매번 다른 소식을 전해주는데.// 내가 어깨를 으쓱거리면 화를 내면서/ 불쑥 꺼집어낸다, 내가 저지른 모든 해묵은 실수들,/ 심각하지만, 훗날 가볍게 잊혀버린 실수들을./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내 반응을 주시한다./ 하지만 결국엔 이보다 더 나빴을 수도 있다며, 나를 위로한다.// 내가 오로지 기억을 위해, 기억만 품고서 살기를 바란다./ 어둡고, 밀폐된 공간이라면 더욱 이상적이다.(...)”“ <책을 읽지 않음> 시에서 끌렸던 구절입니다. ”서점에서는 프루스트의 작품에/ 더 이상 리모컨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는 더 이상 채널을 돌릴 수가 없다,(...)“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다른 생명을 먹는다./ 사망한 양배추를 곁들인 돼지고기 사체./ 모든 메뉴는 일종의 부고(訃告).(...)“ 끝으로 <나의 시에게> 시 구절입니다.”가장 좋은 경우는/ 나의 시야, 네가 꼼꼼히 읽히고,/ 논평되고, 기억되는 것이란다.// 그다음으로 좋은 경우는/ 그냥 읽히는 것이지.// 세 번째 가능성은/ 이제 막 완성되었는데/ 잠시 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   #폴란드 국민작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충분하다 #끝과시작  2. 『긴 호흡』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마음산책 ∣ 2019년 ∣ 168쪽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는 평생 자연의 한 부분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메리 올리버는 시집도 좋지만, 산문집도 반가웠습니다. 자신의 생애 속에서 드러난 자연과 삶, 문학에 대한 섬세한 이야기들이 시보다 더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처음 시로 알았는데, 문학으로 사는 삶이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삶을 생생하게 표현한 구절은 나를 흔들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살아 있기>, <펜과 종이 그리고 공기 한 모금>, <시인의 목소리>. 시인은 열네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미국 예술가들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날마다 숲과 바닷가를 거닐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글을 쓰고 소박하게 살다가, 2019년 1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인은 “비범함은 야외를 좋아한다. 집중하는 정신을 좋아한다. 고독을 좋아한다. 매표원보다는 모험가를 가까이한다. 그렇다고 안락함이나 세상의 정해진 일상을 얕보는 게 아니라, 관심이 다른 곳을 향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사람은 멍하고, 무모하고, 사회적 관습들과 의무들을 소홀히 한다는 인식이 있다. 아마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기 때문이다. 그 세계에서는 세 번째 자아가 통치자다.” 라고 적었습니다. <펜과 종이 그리고 공기 한 모금> 글에서는 일상이 나옵니다. “나는 30년 넘게 거의 늘 뒷주머니에 공책을 넣고 다닌다. 항상 가로 3인치(7.5cm), 세로 5인치(12.5cm)의 작은 크기에 손으로 꿰매어 만든 같은 종류의 공책이다. 이 공책에 시를 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결국 시에 등장하게 될 문구들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이 공책들은 내 시의 시작인 셈이다. 거기에 내게 영구적으로나 일시적으로 중요한 여러 사실들도 기록되어 있다. 봄에 어떤 새들을 보았을 때, 주소, 읽고 있는 책에서 인용한 문구, 사람들이 한 말, 쇼핑 목록, 레시피, 생각들.” “공책에 적힌 문구나 아이디어 가운데 일부는 영영 완성된 산문이나 시로 도약하지 못한다. 그것들은 나의 무의식 속에서 스스로를 갈고닦지 않거나, 나의 의식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나는 공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쓰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질서하게 사용한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지는 대로 쓴다. 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마음은 찢어지는 게/ 찢어지지 않는 것보다 낫다.(...)” 이런 글들을 읽다 보면 시인이 보이고 시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메리 올리버 #미국 현대시인 #긴호흡 #시인의목소리  3. 『은엉겅퀴』 라이너 쿤체 지음, 전영애, 박세인 옮김 ∣ 봄날의책 ∣ 2022년 ∣ 184쪽 괴테 할머니로 알려진 전영애 교수는 서독에서 출간된 동독 작품만을 읽고 번역을 하다가, 가장 눈을 번쩍하게 만든 작가가 ‘시의 스승’ 라이너 쿤체라고 했습니다. 작가의 시집을 시 전문 도서관에서 읽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왔습니다. 와 닿은 시들을 옮깁니다. 그냥 읽어내려갈 수 있습니다.<은엉겅퀴>, <우리 나이> 전문입니다. “뒤로 물러서 있기/ 땅에 몸을 대고// 남에게/ 그림자 드리우지 않기// 남들의 그림자 속에서/ 빛나기” “우리 나이/ 굽히기가 어려워지는 나이,/ 하지만 쉬워지지/ 숙이기는// 우리 나이/ 놀라움이 커지는 나이// 우리 나이/ 믿음에는 붙잡히지 않으며/ 태초에 있었던 말씀은 존중하는 나이”. <늙어>라는 시에서 무릎을 딱 쳤습니다. “땅이 네 얼굴에다 검버섯들을 찍어 주었다/ 잊지 말라고/ 네가 그의 것임을” 시학(詩學)이라는 시입니다. “많은 답들이 있지만/ 우리는 물을 줄 모른다// 시는/ 시인의 맹인 지팡이// 그걸로 시인은 사물을 짚어 본다,/ 인식하기 위하여” 끝으로 <나와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검은 날개 달고 날아갔다, 빨간 까치밥 열매를/ 잎들에게는 남은 날들이 헤아려져 있다// 인류는 이메일을 쓰고// 나는 말을 찾고 있다, 더는 모르겠다는 말,/ 없다는 것만 알 뿐” #동독시인 #은엉겅퀴 #라이너 쿤체 #세계의 시인 #독일시인 #전영애 번역 #시의 스승 주상태 오늘도 사진과 책, 책과 사진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2025년은 ‘내 손안의 작은 미술관’ 그림책의 해입니다. 1월엔 기발하고 재밌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집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는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곰은 자신이 행복하게 살 집을 찾고,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전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집도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멋진 집을 지어주는 이안도 있고, 작고 낡았지만 딱 알맞은 집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습니다. 요즈음 다양하고 예쁜 집들을 소개하는 영상들이 인기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공간을 엿보며 나와 다름과 같음을 돌아봅니다. 집은 우리에게 편안함과 행복을 주지만,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며 사는지도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집은 어떤 집인가요? 1.『커다란 집』 박혜선 글, 이수연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60쪽 저 많은 집중에 내 집은 어디 있을까? 곰은 즐겁고 행복하게 살 내 집이 갖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꾹 참고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합니다. 드디어 집이 생기자 바빴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화려한 친구 집을 보니 내 집은 초라하기만 합니다. 더 멋지고 완벽한 내 집을 위해 잠을 아껴가며 일을 합니다. 그런데 왠지 물건을 채울수록 마음은 답답하고 숨이 막힙니다. 집으로 가는 길이 즐겁지 않고, 놀고 싶어도 함께할 친구도 없습니다. 물건으로 가려진 창을 보며 다시 짐을 조금씩 비우기 시작합니다. 집이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 믿었던 곰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작은 집 안에 몸을 구겨 넣은 곰의 모습이 담긴 책 표지가 인상적인 『커다란 집』은 진정한 집의 의미와 행복에 대해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커다란 집 #박혜선 #이수연 #한솔수북 #어른그림책  2.『우리가 꿈꾸는 집』 아르튀르 드레퓌스 글, 라파엘 주르노 그림 | 이주영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 64쪽 할아버지는 건축가를 꿈꾸는 손녀에게 자신이 만들었던 가장 재미있고 특이하고 신기한 집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거꾸로 된 세상을 닮은 집, 디자이너의 옷처럼 입는 집, 매일 새로 짓고 다시 부술 수 있는 블록 같은 집도 보입니다. 10년간 감옥에 살았던 사람은 벽이 없는 집을 바라고, 그리고 글자로 만든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한 유명작가도 있어요. 정치인은 누구나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집을 원하고, 항상 떠나고 싶은 가족을 위한 집도 있습니다. 다들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바람을 집에 투영한 것 같습니다. 한 장 한 장 기상천외한 집들을 보면서 내가 원하는 집은 무얼까 궁금해집니다. 오랫동안 집 짓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이 꿈꾸던 집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편지를 씁니다. 프랑스 젊은 작가상, 오렌지상 수상 작가인 아르튀르 드레퓌스의 『우리가 꿈꾸는 집』은 독특한 창의력과 유머로 어릴 적 꿈꾸던 세상을 집으로 만나게 해줍니다. #우리가꿈꾸는집 #아르튀르드레퓌스 #라파엘주르노 #아름다운사람들 #어른그림책  3.『이안의 멋진 집』 박준엽 글, 신아미 그림 | 오늘책 | 2022년 | 28쪽 『이안의 멋진 집』은 2023 볼로냐 국제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과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그림책 우수상 당선작으로 예술가 아내의 그림과 공학도 남편이 쓴 첫 책입니다. 건축가 이안에겐 세 친구, 과학자 마틴, 예술가 라파엘, 정원사 발렌티노가 있어요. 어느 날, 이안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고 그들이 원하는 집을 지어주기로 합니다. 마틴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는 과학관 같은 공간을 원했어요. 척척박사 세탁기와 땀나지 않는 운동기구도 추가합니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라파엘은 여보세요 입술, 시간이 흐르는 시계 등 예술작품이 가득한 미술관 같은 집을 원하죠. 또한, 자연을 사랑하는 발렌티노는 구슬 선인장과 아이스크림 나무처럼 여러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식물원 같은 스타일을 원했어요. 서로 자기 집이 가장 좋다고 자랑하는 친구들을 보며 이안은 모두가 좋아할 집을 짓기로 합니다. 이들은 집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다른 친구가 좋아하는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 사는 즐거움을 배웁니다. 정교하고 기발한 발상의 그림은 그림책이 주는 매력을 맘껏 선사하고, 숨은그림도 찾을 수 있어 상상력과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안의멋진집 #박준엽 #신아미 #오늘책 #어른그림책  4.『딱 알맞은 집』 신순재 글, 은미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 44쪽 여기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은 둘이 살기에 딱 알맞은 집에 사는 사이좋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지도와 밧줄을 손에 든 할머니와 앞치마를 입고 딸기 케이크를 들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대비되며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탐험가 할머니는 외출 후 돌아올 때마다 집 잃은 고릴라, 코끼리, 북극곰, 대왕고래를 차례로 데려옵니다.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기꺼이 동물들에게 자리를 내주며 ‘조금 좁긴 하지만 이만하면 딱 알맞은 집’이라고 여깁니다. 하루하루 거대한 몸집의 동물들이 작은 집으로 들어가는 아이러니한 장면들을 보면서 독자는 마음을 졸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포개고 꽉꽉 끼어서 자더라도 맛있는 음식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행복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주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집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과연 집은 어떻게 될까요? 이 책을 통해 집이란, 작은 공간이라도 함께하며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곳임을 알려줍니다. #딱알맞은집 #신순재 #은미 #노란상상 #어른그림책  어른 그림책 연구모임 어른그림책연구모임 - 배수경그림책으로 열어가는 아름다운 인생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2025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새해 결심을 하셨나요? 올해의 목표나 이루고 싶은 소망은 무엇이신가요? 새롭게 시작하는 1월, 그동안 못했던 것을 결심하거나 실행에 옮기기에 가장 좋은 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시작’과 관련된 책 3권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1.『시작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 228쪽 자기계발 코치인 개리 비숍은 아일랜드에서는 가톨릭 신부를, 태국에서는 불교 승려를 코칭할 정도로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운을 그만 탓하라. 남을 그만 탓하라. 외부의 영향이나 환경을 들먹이는 것도 그만둬라, 어린 시절이나 이웃을 그만 탓하라.”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본인의 인생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핑곗거리를 찾지 말고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변화를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으며, 실제 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의지를 북돋워 줍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상대방에게 기대를 하지 않고 관계를 만들어가라고 이야기해주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많이 와닿았습니다. 상대방에게 기대를 하거나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나를 속상하게 하고, 화가 나게 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페이지가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읽고 나면 작가에게 혼난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그동안 미뤄왔던 집 안 정리를 오늘 당장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새로운 마음가짐 또는 행동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입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현재를 살게 된다.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고 과거를 부정하지도 않는다. 상황이 닥치면 닥치는 대로 그냥 환영하게 된다.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말은 모든 게 허용된다거나 모든 것에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당신이 모든 것의 주인이 되고 책임자가 된다는 뜻이다.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진다면 언제나 주어진 것을 바꿀 수 있다. 때로는 이게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주인이 되라!” #시작 #자기계발 #의지 #새해결심 #개리 비숍 #Gary John Bishop 2.『나는 오십에 영어를 시작했다』 정재환 지음 | 보누스 | 2018년 | 248쪽 이 책의 저자 사진을 보는 순간, “어?!” 하며 저처럼 놀라워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개그맨으로 유명했던 정재환 교수는 마흔에 공부를 시작해서 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박사학위까지 받아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일본어와 영어를 섭렵했습니다. 퇴직을 생각해야 하고, 자꾸 깜박거려서 건망증이나 치매를 의심하게 되고, 아직 젊은 것 같지만 새로운 시작이 두려운 5060들에게 정재환 교수는 즐기면서 공부를 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요즘은 유튜브, OTT, 팟캐스트 등을 이용해 돈을 들이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많고, 무엇보다 5060세대는 젊은 시절에 비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60세부터 시작하여 10년을 공부해도 30년 동안 공부한 것을 활용할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이 책의 저자처럼 올해부터 시작하여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해보시면 향후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하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060의 공부에서 가장 좋은 것은 시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대학입학 시험이나 토익, 토플 시험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5060은 점수를 올리는 학습은 필요 없습니다. 5060에게 보편적으로 필요한 영어 능력은 읽기와 말하기입니다. 팟캐스트 방송에도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많습니다.” #5060세대 #영어공부 #영어 #정재환  3.『은퇴하고 즐거운 일을 시작했다』 이보영 지음 | 동녘라이프 | 2022년 | 184쪽 퇴직 이후 새로운 직업을 선택한 아홉 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1955년~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일명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라는 단어에서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휴양하는 삶을 떠올리지만, 퇴직자들은 은퇴 이후에도 일자리를 찾습니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재취업을 시도한 사람들의 비율이 전체의 86%라고 합니다. 하지만 재취업도, 창업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 책에는 은퇴 후 두 번째 직업을 찾아 10년 이상 그 일을 지속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IT업계 전문가에서 장애인 전문 사진관의 대표가 된 나종민 님, 대기업 임원에서 와인전문가가 된 김욱성 님, 대기업 임원에서 청소년 상담사가 된 문두식 님, 독서교육 회사 대표에서 닭농장 대표가 된 송헌수 님 등 9명의 이야기는 은퇴 후 나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해줍니다. 은퇴 후 인생 2막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희망을 가지도록 해줍니다.   “20년 이상 회사를 다닌 퇴직자라면 포기할 부분은 분명히 포기하며 생활을 바꿔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또한 적극적으로 ‘돈이 안 되는’ 즐거운 일을 찾아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순수한 재미를 위한 일에 도전하기 시작하면 생각의 틀을 바꾸는 일이 한결 쉬워진다. ‘한번 해볼까?’하는 가벼운 마음을 덧붙이면 금상첨화다. 아이처럼 ‘그냥’ 시도해 보는 일이 앞으로 펼쳐질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조금씩 천천히 시작하는 즐거운 일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앞날을 계획해도 좋을 것 같다.” #은퇴 #재취업 #퇴직자 #인생2막 #이보영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도서관 인생 16년.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우리는 늘 무언가를 쓴다. 그리고 읽는다. 말하고, 읽고, 쓰는 순이지만 잘(내가 의도한 대로) 쓰려면 많이 읽어야 된다. 물론 어떤 글쓰기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말이다. 여기에서 글쓰기란 독서량이 많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일상적인 글부터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어도 잘(내가 쓰려는 내용을 표현하는)쓰기 어려운 글쓰기까지 글쓰기의 매력이라는 주제로 담아본다. 글쓰기의 매력은 각자의 성향, 처한 상황, 호기심의 정도, 지식의 차이, 나이 등. 그 다름에 따라 다양한 매력이 존재할 것이며, 그것이 재미, 흥미로움, 필요한 소통, 일의 해결 등.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글쓰기의 매력을 느끼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다가 나를 포함해서 시간이 많아지는 시기에,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 직접 글을 쓰기를 바라면서 소개한다.   1. 『날마다 글쓰기』 - 글쓰는 습관을 만드는- 루츠 폰 베르더, 바바라 슐테-슈타이니케 ∣ 들녘 ∣ 2004년 ∣ 319쪽 글쓴이가 프롤로그에서 ‘인간에게 자아표현의 욕구를 거세시키지 않는 한 그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오랜 시간 다양한 사람들에게 글쓰기 훈련을 시켜본 본인은 이 책에서 그 능력을 배양할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글쓴이와 다르게 글쓰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가르치는 일을 임했다. 국어교사로 30년, 말과 글쓰기보다는 읽기에 많이 치중한 것도 그런 내 생각이 작용했다. 읽어야만 바른 말도, 멋진 말도 할 수 있고, 좋은(?) 글, 내가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고 학교도서관을 살리는 일을 지속적으로 한 것도 그런 내 생각이 힘이 되었다. 이런 생각은 틀리지도 맞지도 않다. 다만 이런 내 생각은 내가 글을 쓸 때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글쓰기 지도를 할 때 역시 노력을 덜 하게 했음을 고백하는 거다. 이 책은 여섯 쳅터로 나누어, 글쓰기의 기쁨이 오랫동안 지속 되도록 어떠한 주제를 어떤 방법으로 다룰 것인지 제안하고 있다. 글쓰기를 가르칠 사람이라면 제법 눈이 번쩍할 구체적 방법도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은 나는 이 책이, 다른 책보다 더 특별한 방법을 제시해서도 월등하게 훌륭해서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 책을 가르치는 사람, 국어교사의 입장에서 읽지 않고,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의 마음으로 읽었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할 글쓰기의 매력을 이 책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 쳅터 1, 창조적인 글쓰기 파트에서는 글쓴이가 글을 쓰기 전에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결정하고 나서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과 함께 아주 많은 질문을 던진다. 제시한 구체적 여러 방법은 글을 쓸 때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글을 꾸준하게 쓰려면 분량을 나누어 규칙적으로 쓰라는 말, 의식(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매일 글을 쓰라는 말은 꼭 소개하고 싶은 대목이다. 이어지는 챕터는 창의력을 키워주는 문학적인 글쓰기, 나를 치유해주는 치료적 글쓰기, 나를 찾기 위한 철학적 글쓰기로 나누어 다양한 방법적 팁을 주고 있다. 각 쳅터에 맞는 필요한 질문을 제시하고 예시도 넣었다. 연습하기를 이용해서 당장 써보고 싶게도 했다.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를 우리는 매일 어떤 식으로든 하고 산다. 글쓰기의 매력을 알 수 있다면 어차피 써야 할 글이 덜 힘들지 않을까? 필요한 글쓰기도 수월하게, 글로 표현해서 위로도 받는다면 좋지 않을까? 위로까지 되지 않더라도 글쓰기를 통해 진짜 내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기대한다. 그럴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날마다 글을 쓰고, 그러기를 권하는 이런 책을 눈여겨 봐야한다.   #글쓰기 #책읽기 #창조적글쓰기 #문학적글쓰기 #글쓰기의매력 #글쓰기의위안 2. 『책읽기부터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 이권우 ∣ 한겨레출판사 ∣ 2015년 ∣ 254쪽 ‘잘 읽고 깊이 토론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글쓴이 생각에 동의한다. 청소년 시절 한국문학에 빠져 소설을 쓰고 싶어 열병을 앓기도 한 나는, 적어도 소설가가 되려면 타고나거나 나만의 기막힌 스토리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나며 소설을 쓰지 못하는 나를 위안했던 시간이 길었다. 물론 타고 나야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기막힌 스토리가 있어도 쓸 수 없음은 아주 오래전에 깨달았다. 그런 내가 이리 서평을 쓰고 있는 것은 같이 읽고, 깊게 토론한 그 힘에 기대었음을 알고 있기에 책 읽기가 글쓰기의 기본임을 깊게 공감한다. 이 책은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로 시작해 고전을 통해 책 읽기 기술을 서술하고, 글쓰기가 쉬워지는 효과적인 독서법, 제대로 쓰는 법을 서술한 2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글쓰기의 기본부터 유형별 글쓰기까지 책을 읽어야 쓸 수 있음을, 그리고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실천하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고 매우 단호하게 그러나 담담하게 서술해서 더 설득력이 있다. 몇 번이고 고개가 끄덕여졌고, 독후감과 서평 쓰기의 사례와 함께 서술한 대목은 책 소개를 하고 있는 나에게는 황금같은 팁이었다. 말을 잘 하고 싶고,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글이 아니어도 표현이 가능한 많은 매체가 있지만 글은 그 모든 것이 기본임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중요한 글쓰기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노력으로 극복된다면, 그래서 글쓰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이 쓰는 글쓰기가 어떤 식으로든 나를 포함한 타인에게도 필요한 일이라면 멋진 결과다. 특히 자신을 포함해서 그 글을 읽는 이들에게 감정적으로 위안이 되거나 도움이 된다면 글쓰기에 대한 노력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으므로 그런 노력을 해보고 싶다고 느끼고, 노력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소개한다.   #글쓰기 #독서 #고전읽기 #단락 #글쓰기의매력 #글쓰기훈련 3. 『글쓰기, 이 좋은 공부』 이오덕 ∣ 양철북 ∣ 2017년 ∣ 396쪽 글쓰기 관련 책을 읽다가 책장에서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여러 번 읽었음에도 다시 읽으니 또 다른 감동이 있다. 학교 현장에 있는 나는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나 스스로 정립되어야 했다. 그래서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했던 동료들과 같은 책을 읽고, 깊게 토론했다. 그 힘이 진정한 독서운동을 비교적 고민없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제 나는 학교 현장을 나와, 긴 시간 나에게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 때가 다가온다. 그런 나는 책 읽기와 글쓰기가 읽음으로 위안받고, 쓰면서 치유되고, 그리고 기쁨과 의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다가 위 두 책에서 말하고 있는 글쓰기에 대한 본질적이고 중요한 메시지가 이 책을 통해 접했다는 기억이 났다. 글쓰기의 기본서인 이 책은, 영향을 받지 않은 교사나 독서운동가가 없고, 나를 위한 글쓰기에서도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모든 대목이 다 관련이 있지만 아이들이 글을 쓰면 위로도 받는다는 (시각장애를 가진 학생이 글에 ‘진즉에 이렇게 생각한 것을 글로 쓰면 좋았겠지요’p399) 대목에서 내가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은 이유가 분명해졌다. 우리 모두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고 위로받을 수 있다. 이오덕 선생님 책은 비교적 알려진 책들이라 혹시라도 그 전에 소개한 적이 있을지 검색까지 해 봤고, 이 지면이 시니어 책 읽기 소개 사이트고, 새롭게 나오는 글쓰기 관련 좋은 책들도 많은데 이 유명한 책을 굳이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글쓰기의 매력이라는 주제로 글을 묶으며, 이 책을 빼놓을 수 없었다. 선생님의 많은 책 중에 글쓰기 지도 길잡이인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은 아이들(초등학생) 글과 그 글을 바탕으로 갈래별 글쓰기에 관한 선생님의 의견과 사례를 통한 설명이, 초보 글쓰기를 시도할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확신이 있어서다. 지금의 나에게 그러하듯. 이 책에서 강조하고 주장한 아이들의 글쓰기 훈련의 진정성은 이오덕 선생님을 비롯한 독서 운동가들 덕에 그래도 많은 부분이 실천되고 있다. 물론 그때 그때 다시금 바로 잡아야 할 수만 가지 잘못된 부분들을 수정해 가야 하지만 말이다. 선생님이 말하고 있는 글쓰기의 기본과 방향은 초등학생만 적용되거나 학교 현장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글쓰기, SNS 글쓰기, 영상에서의 모든 글, 그리고 어른들의 글쓰기에도 다 적용된다. 이 책이야말로 글쓰기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수 있게 한다.   #글쓰기 #갈래별글쓰기 #글쓰기의매력 #글쓰기의위로 #이오덕 #글쓰기길라잡이 강애라 숭곡중학교 국어교사. 전국학교도서관모임 전 대표. 서울학교도서관모임 회원.책을 통해 성장한 저는 책과 함께한 시간들이 소중해서, 평등하고 온기가 넘치는 학교도서관을 꿈꾸었습니다. 성찰이 있어 평안한 60+의 인생을 향해 오늘도 책을 읽습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새학기의 시작은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돼요. 누구와 친하게 지내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담임 선생님이나 교과 선생님들은 어떤 분이실지 기대되기도 하고요. 중학교에 갓 입학한 친구들을 비롯해서, 다소 팍팍한 중고등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초등학교 때가 그리워지기도 하지요? 약간의 추억 여행도 할 수 있게, 콩닥콩닥 설레고 귀여운 동생들의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준비했어요. 『최악의 최애』 김다노 지음|남수현 그림|다산어린이|2024년|176쪽 졸업을 앞둔 6학년 1반 아이들의 사계절 이야기. 6학년 1반의 봄은 미지의 고백을 거절한 무지의 후회로 시작한다. 뒤늦게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무지에게 다시 기회가 있을지? 일방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민덕형 때문에 곤란한 수민이, 진로 고민을 하는 준구와 그런 준구를 좋아하는 기온이 등 같은 교실에 있지만 저마다의 이야기와 각양각색의 고민을 가진 6학년 1반 아이들의 일 년을 들여다보자. #최악의최애 #김다노 #읽기쉬움 #고백 #좋아하는마음 #배려 #용기 #졸업 #설렘 『사랑은 처음』 이송현 지음|박냠 그림|위즈덤하우스|2019년|156쪽 윤가온과 이든의 서로에 대한 기억은 놀이터에서 모래를 씹어 먹던 어린 시절에서부터 출발한다. 초등학교 6학년, 훌쩍 커버린 두 사람은 김도경까지 삼총사가 되어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어느 날 가온이 고등학생 권지한에게 반해버리고, 세 사람의 우정은 살짝 어긋나기 시작한다. 서툰 첫사랑을 이루기 위해 든든한 친구 이든의 도움을 받고 싶은 윤가온. 도움을 주는 듯 마는 듯한 이든. 가온의 첫사랑은 어떻게 될까? 감성적인 그림 덕에 설렘이 더 커진다. #사랑은처음 #이송현 #읽기쉬움 #첫사랑 #우정 #친구 #질투 『고백 시대』 정이립 지음|김정은 그림|미래엔아이세움|2023년|152쪽 하나와 수영은 태어나기도 전부터 엄마들이 친구가 되는 바람에 평생을 단짝으로 지내왔다. 마치 친자매처럼 무슨 일이든 함께하고, 싸우기도 했다가 금세 화해하는 둘도 없는 친구다. 6학년 어느 날, 같은 반 현성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수영의 고백에 하나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하나 역시 현성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정과 사랑 사이, 하나의 선택은 무엇일까? 하나의 고민이 깊어지는 사이, 수영과 현성,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저마다의 첫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고백시대 #정이립 #읽기쉬움 #고백 #연애 #짝사랑 #우정 『너에게 넘어가』 강인송 지음|오묘 그림|창비|2024년|152쪽 전학생 서현이의 책상은 균형이 맞지 않아 살짝 기울어져 있다. 연필도 지우개도 데구르르 굴러 떨어지기 쉽다. 서현이의 물건이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잽싸게 주워주는 고주호. 자리가 가까운 것도 아닌데 어떻게 매번 물건을 주워주는 거지? 사소한 일이지만 이 일을 계기로 서현은 주호가 자꾸만 신경쓰인다. 괜스레 눈길이 가고, 그 애 목소리만 들리는 경험. 의도치 않게 엇나가는 말과 행동에 스스로 더 어색해하는 모습들. 7편의 짤막한 이야기에 서투르고 귀여운 ‘처음’의 모습이 가득 담겼다. . #너에게넘어가 #강인송 #읽기쉬움 #처음 #첫사랑 #전학 #친구 『사랑은 초록』 조은비 지음|김지인 그림|창비|2024년|144쪽 “작가님, 초등학생도 이런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초등학생 세희는 로맨스 웹소설을 좋아한다. 진짜 사랑은 소설 속 주인공처럼 멋진 어른들이 고난을 이겨내며 이루어지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날 같은 반 윤수에게 고백을 받은 뒤로는 조금씩 윤수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한다. 일주일 후, 윤수를 불러 진심을 전하려는 세희. 세희와 윤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친구에게 고백하고 싶은 마음과 거절 당할까 불안한 마음, 신체 변화가 느린 자기 몸에 대한 고민,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 엄마의 재혼으로 만난 새 가족에 대한 어색한 마음 등을 안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다정하게 펼쳐진다. #사랑은초록 #조은비 #읽기쉬움 #초등학생 #연애 #첫사랑 #고백 『그 애가 나한테 사귀자고 했다』 박현경 지음|김정은 그림|그린북|2022년|176쪽 세 편의 사랑 이야기가 사랑스럽게 그려진 책. 경록이가 기정이에게 반한 순간과 오해, 소꿉친구 시훈이에 대한 마음을 뒤늦게 깨달은 나은이의 고민과 성장, 친한 친구 사이인 아정이와 윤아, 전학생 민찬이의 삼각관계까지 저마다 성격도 사랑에 대한 태도도 참 다르다. 특히 세 번째 이야기인 아정과 윤아, 민찬이에 대한 이야기는 독서동아리 친구들이 읽는다면 불타는 대화를 나누게 될 것 같다. #그애가나한테사귀자고했다 #박현경 #읽기쉬움 #첫사랑 #오해 #고백 #타이밍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연애하고 싶어요! 사랑을 책으로 배웠어요!   또오리 학교도서관 서식자재밌으면 또 오리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선생님, 책 추천해주세요.” 남학생 유준이가 시큰둥한 얼굴로 말을 겁니다. 오늘 도서관 수업은 자유독서인데, 만화책은 제외거든요. 평소보다 책 읽기에 더 심드렁해 보이는 유준이에게 독서동아리 남학생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남자 작가의 책들을 소개해 줬어요. 형이 추천하는, 형들이 쓴 책이라면 유준이도 공감하기 쉬울 것 같아요. 유준이는 어떤 형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까요? 『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 브로디, 노아 지음|북폴리오|2024년|232쪽 유튜브 ‘삐까뚱씨’ 채널주 브로디와 노아의 이야기. 감성적인 브로디와 현실적인 노아는 MBTI가 한 글자도 겹치지 않는다. 성향이 너무 달라서 서로 오해하고 다투고 대화로 풀어가는 과정, 회사를 그만두고 디지털노마드가 된 사연, 각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진짜로 친한 형들이 옆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꿈꾸지않아도빤짝이는중 #브로디 #노아 #유튜버 #삐까뚱씨 #여행 #인생 『허세라서 소년이다』 김남훈 지음|우리학교|2017년|168쪽 『포기할까 했더니 아직 1라운드』 김남훈 지음|자음과모음|2020년|184쪽 프로레슬러 김남훈의 청소년을 위한 에세이 두 권. 특히 소년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많다. 소설만 좋아하고 설명글은 아무래도 싫다는 학생들도 이 책 만큼은 읽고 나서 만족도가 크다. 여학생들도 재미있게 읽는 소년을 위한 책. 이런 책 처음 읽었어요, 작가가 넘 매력적이에요 등등 찬사가 터져나왔다. #허세라서소년이다 #포기할까했더니아직1라운드 #김남훈 #프로레슬러 #자기계발 #조언 #허세 『무채색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김동식 지음|요다|2024년|264쪽 인기도서 『회색인간』 김동식 작가의 에세이. 작가는 부산 영도마을에서 보낸 어린시절부터 중학교 중퇴 후 다양한 직업을 거쳐, 주물공장 노동자가 되었다. 이때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을 모아 책을 내고 작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써냈다. 기괴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소설과 다르게, 순한 맛 글에서 작가의 선한 진심이 묻어난다. #무채색삶이라고생각했지만 #김동식 #에세이 #회색인간 #작가 #진심 『광고천재 이제석』 이제석 지음|학고재|2014년(개정판)|360쪽 굴뚝과 총의 이미지로 표현한 환경보호 캠페인,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우유에 찍어 먹는 쿠키 광고 등. 광고면 밖으로 뻗어나간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놀라운 재미를 선사하는 이제석표 광고들. 책은 출간된 지 오래되었지만, 이제석의 작품들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학생들도 신선하다고 느낀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온 과정까지 담겨 진로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도 의미가 있다. 연간 활동책 중 가장 좋았다고 손에 꼽는, 단연 베스트 픽. #광고천재이제석 #이제석 #에세이 #광고 #아이디어 #직업 #진로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휴대폰보다 가볍고 얇고 재밌는 책 비문학책을 좋아하는 중3 독서동아리 의 추천 책   또오리 학교도서관 서식자재밌으면 또 오리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도서관에서 책 표지보다는 책 제목을 보고 책을 고르는 여학생이 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책 표지를 보고 여러 번 실망한 경험이 있는데, 책 제목을 보고 고르면 책표지보다는 실패를 덜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를 압축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표지보다는 작가의 키워드에 더 가깝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추천한 책을 읽어보고 함께 나눈 이야기를 옮겨봅니다 『소원따위 필요없어』 탁은정 지음| 특별한서재| 2023년| 212쪽 기적을 믿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소원을 비는 걸 잘 안 해요. 이 책을 보고 소원이 있던 아이들이 결국 현실이 더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혈액암, 하반신 마비로 평생 못 걷게 된 아이들이라면 소원이 이루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쉽게 생각한 것을 반성했어요. 간절한 소원이 있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세계, 병원 엘리베이터와 연결되었다는 설정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한 대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선택한 주인공들이었지만 책을 덮고도 응원하게 되었어요. #소원따위필요없어 #이현 #탁은정 #병원 #SF #엘리베이터 『절교에 대처하는 방법』 김희정| 바른북스 | 2024년 | 132쪽 제목을 보고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절교까지는 아니지만 이 책과 비슷하게 갑자기 멀어진 친구가 있었어요. 짧은 책이라 도서관에서 금방 읽었는데요. 결국 왜 절교를 당했는지가 자세히는 나와있지 않았어요. 저도 아직 왜 그 친구가 멀어졌는지는 몰라요. 책을 읽다 보니 그때 제 심정을 정말 잘 표현했더라고요. 읽으면서 저는 이 책처럼 공부를 더 열심히 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이랑 놀면서 잊어버렸는 줄 알았는데 이 책 읽으니 상처를 받았고 잊어버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직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절교에대처하는방법 #김희정 #단짝 #우정 #친구 #짧은책 『시간 속의 너에게』 김문경, 정교영, 이새벽, 별민영, 김미연 지음 |사계절 |2024년 |184쪽 SF는 즐겨 읽지 않아요.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을 읽고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 시작했어요. 예전에 어떤 책을 읽다가 SF는 우주가 배경일 수도 있으니 고독은 그 고독이 극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놀라웠거든요. 이 책의 단편소설들도 그랬어요. 그래서 일어나지 않을 이야기들이지만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야기들 눈에 보이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우주만큼 외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밤에 읽다가 눈물이 났던 기억이 있어요. #시간속의너에게 #김문경 #수상작 #한낙원과학소설상전쟁 #단편소설 『고요한 우연』 김수빈 지음 |문학동네 | 2023년 |232쪽 뭔가 조용한 아이가 나올 것 같았어요. 저도 반에서 조용한 아이인 편이라서 그런 아이들 이야기에 공감을 하는 편이라서요. 그런 조용한 아이들이 우연하게 자신과 다른 아이들을 만나는 이야기 좋아요. 읽고 나서 더 좋았어요. 제 예상은 맞았지만, 그 다른 아이들의 이름이 고요인 것도 좋았어요. 고요랑 정후 둘 다 마음에 들었어요. 뭔가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여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sns가 소재가 된 이야기는 몇 년 지나면 좀 옛날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했어요. #고요한우연 #김수빈 #수상작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조용한아이 #sns 『순일중학교 양푼이 클럽』 김지완 지음 |자음과모음 | 2024년 |192쪽 친구들은 양푼이라는 단어를 모르더라고요. 저는 집에서 쓰는 단어에요. 엄마가 주말에 비빔밥 할 때 양푼에다 해주시거든요. 응답하라 드라마에서도 나오잖아요. 드라마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클럽이니까 다양한 사연이 있는 친구들 이야기가 나올 거고, 그럼 재미나잖아요. 저도 친구들이랑 뭔가 같이 만들어 먹으면 더 친해졌던 것 같아요. 이렇게 조금은 극단적인 사연은 없더라도 다들 크고 작은 고민들은 있으니까요. 그런 고민들을 공유하면서 친해지는 이야기 좋았어요. #순일중학교양푼이클럽 #김지완 #수상작 #자음과모음청소년문학상 #감정공동체 #우정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제목만큼 기발하고 웃긴 책 중학생, 마지막 장편 소설! 도전~(독자요청) 라이(더)Go! 운전이 좀 험하긴 합니다. 하지만 언제든 출동합니다!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외국어 공부를 좋아하거나, 번역가를 꿈꾸는 친구들 있나요? 세상에는 무척 다양한 언어가 있고, 각각의 언어로 된 책과 영화들도 많이 있죠. 언어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생활양식이나 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서 하나의 작품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에요. 번역가가 없다면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지식과 문화 경험은 매우 좁거나 얕아질 거예요. AI 기술의 발달로 번역가의 입지가 불안해진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번역가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아요. 『무면허 번역가로 9년째, 러브콜이 너무 많아 피곤합니다』 정성희 지음|탈잉|2021년|248쪽 장래희망이나 미래에 갖고 싶은 직업을 고민할 때, 특출난 능력이나 남다른 각오 없이는 꿈을 이루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생 때 호기심으로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번역가가 되겠다는 결심은 없었지만, 미래에 무슨 일을 하든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얕은 계산도 깔려 있었다. 이후 직장인이 되어서도 번역가라는 두 번째 일을 병행하는 투잡러가 되었다. 번역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안내도 유용하지만, 시행착오를 거쳐온 과정에 대한 담백한 서술이 진로 고민을 하는 청소년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것 같다. #무면허번역가로9년째러브콜이너무많아피곤합니다 #정성희 #번역가 #직업 #번역 #아르바이트 #투잡 #진로 『번역 : 황석희』 황석희 지음|달|2023년|264쪽 등 인기 영화 번역가 황석희의 에세이. 번역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일화도 많이 실려 있어 책장이 좀 더 가볍게 넘어간다. 직업으로서의 영화번역가에 대해 알고 싶다는 목적이라면 조금 아쉽겠지만, 영화번역가의 평범한 일상과 번역에 대한 태도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책과 달리 짧은 자막으로 옮겨야 하는 영화 번역만의 특성을 알게 되어 흥미롭다. #번역황석희 #황석희 #번역가 #직업 #번역 #영화 #영상 #자막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노승영, 박산호 지음|세종|2018년|332쪽 과학책과 스릴러를 주로 번역하는 두 번역가의 칼럼을 모은 책으로, 번역가로서의 고충과 보람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다른 언어로 옮길 때 고려해야 하는 점, 전문용어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질의하고 공부하는 모습도 우리가 잘 몰랐던 번역가의 모습일테다. 영어공부 노하우와 번역가 지망생을 위한 책 추천도 있으니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번역가모모씨의일일 #노승영 #박산호 #번역 #프리랜서 #과학 #추리 『하지 말라고는 안했잖아요?』 안톤 허 지음|어크로스|2023년|232쪽 한국 작가의 좋은 작품들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번역가 안톤 허의 에세이.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안톤 허가 번역한 두 작품이 동시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원 저자와 번역가 모두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번역가의 위상을 인정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작가와 번역가의 관계가 종속적이라고만 생각해 온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자. 유쾌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전하는 메시지를 들으면, 번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게 될 것이다. #하지말라고는안했잖아요 #안톤허 #번역가 #직업 #번역 #문학 #부커상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영어원서로 읽을 만한 Young Adult 소설- 고등학생용 (청년 게스트 큐레이터) 외국에서 일하고 여행하기 – 워킹홀리데이   또오리 학교도서관 서식자재밌으면 또 오리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의 정치 참여는 필수이지요. 최근 사건들로 인해서 정치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된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수업 시간에 배우기도 했지만, 조금 더 다양하게 설명해주는 책들을 모아봤어요. 소설책도 두 권 있으니,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먼저 읽어 보세요. 『선거로 세상이 바뀔 리가 있어』 승지홍 지음|다른|2024년|184쪽 책 제목을 유심히 봐야 한다. 끝말을 정확하게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참여의 힘이 가장 강력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바로 선거”라고 말하며,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국정을 운영하는 주체가 왕이나 신관에서 국민의 대표로 변화해 온 과정과 의미, 선거권의 확대, 우리나라 정당의 역사부터 세계의 다양한 선거 제도와 방식 등을 소개한다. 낯선 정치 관련 용어와 개념들을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예시를 들어 설명하여 이해가 쉽다. 정치인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에 회의감이 들고 외면하고 싶어질 때, 이 책을 읽으며 시민의 권리를 성취해 온 과정을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선거로세상이바뀔리가있어 #승지홍 #청소년 #정치 #선거 #투표 #시민 #권리 『정치, 이렇게 굴러갑니다』 손은혜 지음|원더박스|2021년|320쪽 저자는 정치부 기자로서 2020년에서 2021년까지 청와대(현 대통령실), 총리실, 국회에 출입하였다. TV 뉴스와 신문에서 주목하지 않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과장되거나 왜곡된 모습과도 다른, 정치인과 관료들의 ‘일하는’ 모습을 조명하여 신선하다. 정부 조직 안에서 각 부처의 역할과 기능을 설명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정치에 대한 가치관, 정책을 고민하고 현실화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를 보여준다. #정치이렇게굴러갑니다 #손은혜 #정치 #17세이상추천 #기자 #행정부 #입법부 #민주주의 『세상은 망했는데 눈 떠보니 투표일?! - 전국투표전도 2024』 조현익 지음|스튜디오하프-보틀|2024년|96쪽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발행된 총선 안내서. 우리 사회의 정치, 행정, 사법, 국제, 외교, 안전보장, 경제, 산업, 노동, 환경, 사회, 인권, 교육, 문화 분야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점검하고, 체계적으로 그 이유를 살피도록 이끈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로서 투표할 후보자와 정당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소개한다. 이미 지나버린 총선에 대한 책을 다시 읽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후보군을 살펴보는 기준이 언제라도 유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이 기준에 따라 선출된 정치인들이 자신의 공약을 어떻게 실현해내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자극적이고 단편적인 정보에만 익숙해지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정치혐오만 커질 위험도 있다. 시민의 권리와 의무는 투표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세상은망했는데눈떠보니투표일 #전국투표전도 #조현익 #정치 #17세이상추천 #투표 #국회의원 『초콜릿 레볼루션』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주혜 옮김|미래인|2011년|384쪽 ”오늘 오후 다섯 시 이후 모든 초콜릿은 불법임” 뜬금없는 포스터가 길거리에 붙었다. 어른들이 정치, 선거에 무관심한 탓에 ‘국민건강당’이 집권하게 되고, 정권을 잡은 세력이 국민들의 건강에 해롭다며 강압적으로 초콜릿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달콤한 것을 빼앗긴 아이들은 좌절하지만, 가만히 있지 않기로 한다. 초콜릿을 되찾기 위한 혁명은 성공할 수 있을까? #초콜릿레볼루션 #알렉스쉬어러 #청소년소설 #선거 #자유 #초콜릿 #독재정권 『별 옆에 별』 시나 윌킨슨 지음|곽명단 옮김|돌베개|2018년|240쪽 21918년은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투표에 참여한 해이다. 더불어 1차세계대전과 스페인독감으로 혼란스러운 때이기도 했다. 전쟁에 팬데믹까지 겹쳐 어둡기만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열다섯 살 소녀 스텔라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스텔라는 어머니까지 갑자기 잃고 혼자가 되었지만, 씩씩하게 마음을 다잡는다.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하고 적극적으로 답을 만들어가는 스텔라의 여정에 함께해보자. #별옆에별 #시나윌킨슨 #청소년소설 #정치 #역사 #서프러젝트 #페미니즘 #여성 #스페인독감 #정치 #팬더믹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정치활동에 첫 발을 내디딘 너에게 – 투표 전에 들춰보면 도움 되는 책들헌법이란 무엇일까?   또오리 학교도서관 서식자재밌으면 또 오리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책을 한번에 쭉 다 읽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읽다가 중간에 덮어두면 다시 읽을 때 앞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난감한 친구들 있지요? 여러분을 위해서 단숨에 읽기 좋고 재미도 있는 얇은 책들을 가져왔어요. 100쪽 이하여서 눈 깜짝할 새에 다 읽게 된답니다. 이야기는 짧아도 놀라운 반전과 재밌는 설정이 가득해요. 휴대폰보다 가볍고 얇고 재밌는 책, 부담 없이 읽어보세요. 『내가 너랑 놀아줬잖아』 이선주 지음|다림|2024년|76쪽 평범하고 존재감 없는 남영과 아이돌 데뷔를 앞둔 연습생 혜남. 두 사람은 너무 다르지만 가장 가까운 친구 사이이다. 어느 날 학교 익명 게시판에 학급 아이들을 헐뜯는 글이 올라온다. 글에서 남영으로 추측되는 단서가 발견되면서 익명 글의 작성자로 남영이 지목된다. 질투에 사로잡혀 심성이 비뚤어진 남영이 한 일일까? 남영을 함정에 빠트리려고 하는 누군가의 계략은 아닐까? #내가너랑놀아줬잖아 #이선주 #청소년소설 #얇은책 #SNS #익명게시판 #아이돌 #학교폭력 #마녀사냥 『냠냠』 백온유 지음|창비|2024년|88쪽 김채원은 학급 회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다. 같은 반 아이들이 과제 제출을 잊지 않도록 챙겨주는 것도 채원의 몫이다. 그런 채원에게 자주 걸려드는 사람이 바로 이서우. 처음에는 의무감에 서우를 챙겼지만, 어느새 과제를 핑계로 서우에게 연락하려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서우랑 더 가까이, 오래 시간을 보내려고 하나둘 사소한 거짓말을 보태가는 채원. 채원과 서우의 사이는 어떻게 될까? #냠냠 #백온유 #청소년소설 #얇은책 #도시락 #첫사랑 #관심#호감 『열아홉의 봄』 청예 지음|다림|2023년|76쪽 이서영은 보호종료아동으로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옥탑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아르바이트하는 식당에서는 손님과 사장한테 시달리고, 집에서 옥탑방 주인 아주머니의 값싼 동정을 받을 때면 자신의 처지가 더 처량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서영은 가진 것 없이 불쌍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다. 서영은 보깅 댄서를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라이벌의 어엿한 경쟁 상대로, 소중한 친구의 든든한 응원을 받으며 무대에 오르는 서영. 서영의 춤이 더 빛나도록 함께 응원의 소리를 더해주자! #열아홉의봄 #청예 #청소년소설 #얇은책 #보깅댄스 #보호종료아동 #자립준비청년 #자립 『코너를 달리는 방법』 이필원 지음|사계절|2023년|92쪽 우남우는 어릴 적부터 육상 기대주로 달려왔지만, 부상을 당한 김에 트랙에서 아예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육상을 좋아해서 잘한 건지, 잘해서 좋았던 건지 헷갈린다. 성적에 대한 압박감에 달리는 기쁨도 잃어버린 것 같은 남우. 어정쩡한 상태의 남우 앞에 신난 얼굴을 하고 바람처럼 달리는 ‘허깨비’ 선우진이 등장한다. 인간이 아닌 존재, ‘허깨비’의 정체는 무엇일까? 선우진은 왜 그렇게 즐거운 얼굴로 달리기를 하는 걸까? #코너를달리는방법 #이필원 #청소년소설 #얇은책 #육상선수 #스포츠 #미스터리 #좋아하는_마음 『퍼플젤리의 유통 기한』 박서련 지음|위즈덤하우스|2024년|100쪽 좋아하는 아이돌이 세상을 떠났다. 김다빈은 4인조 걸그룹 퍼플젤리의 팬이다. 특히 소년미가 있는 멤버 엘리를 좋아하고 응원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엘리에게 전할 수조차 없다. 누구에게도 꺼내본 적 없는 팬심이기에 엘리를 잃은 슬픔도 드러내지 못했다. 눈물을 감추고 일상을 살아가던 다빈은 등교거부 중인 장태희에게 과제를 전하러 간다. 심부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찾아간 장태희의 집에는 퍼플젤리의 앨범이 멋지게 전시되어 있다. 태희도 퍼플젤리의 팬이었나? 다빈과 태희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퍼플젤리의유통기한 #박서련 #청소년소설 #얇은책 #등교거부 #아이돌 #팬 #정체성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순한 맛 음식만화 시리즈 책 읽을 시간을 내기 힘들면 단편 소설을 읽어보세요   또오리 학교도서관 서식자재밌으면 또 오리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전쟁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남는 것은 오직 서로에게 남긴 깊은 상처일 뿐입니다. 거대한 폭력은 결국 약하고 힘없는 개인들에게 큰 고통으로 돌아옵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들은 작고 소중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비록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강한 생명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지옥 같은 세상 속에서도 삶을 꽃피우고, 반짝이는 존재로 살아갑니다. 『점득이네』 권정생 지음| 창비 | 2012| 278 로 잘 알려진 권정생 작가의 또 다른 작품입니다. 이 책은 과 함께 권정생 작가의 3부작으로 불리며, 1945년 해방 직후 만주에서 돌아온 점득이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이들은 곧 한국 전쟁을 맞이하게 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피난민이 되고, 이념에 의해 나뉘며, 죽음과 공포를 마주하는 현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철수 판화가의 목판화는 당시의 처절한 현장을 더욱 생동감 있게 전하며 독자를 그 시대로 이끌어줍니다. #점득이네 #이현 #권정생 #한국전쟁 #625 #목판화 『나는 조선의 소년 비행사입니다』 한정영| 다른 | 2019년 | 232쪽 하늘을 날고 싶어했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나라를 빼앗긴 조선에서 꿈을 품고 살았습니다.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쿄의 소년비행병 학교에 입학했지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파일럿이 아닌 정비공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45년, 일본은 이 조선인 정비공에게 비행기를 조종할 기회를 줍니다. 그러나 그 비행기는 돌아올 연료조차 넣지 않은, 돌아올 수 없는 비행기였습니다. #나는조선의소년비행사입니다 #한정영 #일제강점기 #자살특공대 #가미카제 #전쟁 『난민I』 스티브 타세인 지음 |윤경선 옮김| 푸른숲주니어 |2020년 |144쪽 난민 캠프에서는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에게 이름 대신 알파벳으로 불립니다. 그곳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굶주림과 폭력에 쉽게 노출되며, 어른들조차도 자신의 가족을 돌보느라 여력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난민촌 한쪽에 작은 판잣집을 짓고 서로를 모아 새로운 가족이 됩니다. 각자의 사연을 품은 알파벳 이름들이 모여들며, 함께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갑니다. 주인공 'i'도 그 과정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시작합니다 #난민I #스티브타세인 #난민캠프 #전쟁 #새로운가족 『희망의 섬 78번지』 우리 오를레브 지음 |유혜경 옮김 |비룡소 | 2002년 |294쪽 이 이야기는 12살 유대인 소년 알렉스가 2차 세계대전 중 게토에서 홀로 두 달을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알렉스는 78번지에서 아버지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습니다. 낮에는 숨어 지내고, 밤이 되면 몰래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며 유대인 반란군을 돕기도 합니다. 죽음이 가득한 도시 속에서도 알렉스는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그 여정은 한 편의 긴장감 넘치는 모험 소설처럼 다가옵니다. 그의 이야기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발견하게 해줍니다 #희망의섬78번지 #우리오클레브 #게토 #모험 #전쟁 #나치 『정글을 달리는 소년』 이병승 지음 |뜨인돌 | 2016년 |160쪽 편안한 방에 앉아 있던 우리를 내전이 벌어지는 아프리카 한가운데로 데려가는 이야기입니다. 대기업 임원인 엄마는 아들의 스펙을 쌓기 위해 수오를 아프리카 봉사활동에 데리고 갑니다. 처음엔 단순히 경비행기를 타고 구호 물품만 옮기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수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비행기가 밀림에 추락하면서 그는 내전의 한복판에 놓이게 됩니다. 그곳에서 수오는 내전의 참상을 온몸으로 겪으며, 그동안 무관심과 편견 속에서 바라보았던 아프리카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위험과 혼란 속에서 점차 성장해가는 수오의 여정은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과연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었는가?" #정글을달리는소년 #이병승 #아프리카내전 #전쟁 #밀렵 #소년병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 전쟁과 난민 그리고 평화 이야기 한국전쟁,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우리 현대사의 비극 라이(더)Go! 운전이 좀 험하긴 합니다. 하지만 언제든 출동합니다!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가을 끝자락에 전라남도 영광군에 있는 ‘불갑사’라는 절에 다녀왔어요. 샛노란 은행잎과 새빨간 단풍잎에 눈앞이 환해지는 것 같았어요. ‘불갑사’는 ‘상사화’라는 꽃의 군락지로 유명하다고 해요. 계절이 지나 꽃은 지고 없었지만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걷기 좋은 곳이었어요. 너른 데크가 평평하게 펼쳐 있고, 곳곳에 완만한 경사길도 눈에 띄었어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 때쯤 안내문이 보였어요. 점자가 표기된 ‘열린 관광지’ 안내였어요. ‘열린 관광지’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 및 관광활동의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애물 없는 관광지”예요. (출처 :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https://access.visitkorea.or.kr/ ) 휠체어나 유아차가 다닐 수 있는 보행길, 수어 및 점자 안내, 편의와 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구나 공간 등이 갖추어진 여행지들이 늘고 있어요. 누구나 자신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좋겠지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이 쓴 여행책을 모아봤어요. 여러분이 사는 지역에는 어떤 열린 관광지가 있나요?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 전윤선 지음|나무발전소|2023년|368쪽 휠체어 사용자의 꼼꼼한 전국 여행기. 20대 후반 근육병이 발병하여 휠체어를 타게 된 저자는 이전까지 자전거 전국 일주나 등산을 즐겨했다. 이동에 제약이 생겼지만 좋아하는 것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고, 휠체어를 타고 여전히 여행을 즐겨한다.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다리가 약해진 노약자나 유아차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모두를 위한 여행지 발굴과 정비를 위해 노력한다. 휠체어 여행자에게 유용한 준비물 등 팁도 살뜰히 챙겨두었다. #아름다운우리나라전국무장애여행지39 #전윤선 #휠체어 #장애 #여행 #무장애여행 #장애인이동권 #국내여행기 #열린관광지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홍서윤 지음|생각비행|2016년|400쪽 번아웃이 온 직장인.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학위 과정을 밟고 있던 저자는 환기가 필요했다. 때마침 지인의 초대에 스위스 여행을 결심한다. 여러 가지 소동도 있었지만, 여유로운 분위기와 맛있는 과일, 와인을 즐기며 여행을 만끽한다. 여느 여행기처럼 멋진 풍광 사진과 여행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이 책의 저자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다. 스위스 여행을 통해 이동의 자유를 만끽하고 용기를 얻은 후, 이번에는 혼자서 유럽 여행을 떠난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혼자 유럽 여행’은 어떤 이야기로 채워질까? 누구나 이동의 자유를 누리고 여행을 즐기는 사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럽가지않을이유가없었다 #홍서윤 #여행 #에세이 #휠체어 #장애 #장애인이동권 #유럽 『장애인이 엮은 무장애 대전여행』 무장애여행팀 지음|봄인터랙티브미디어|2019년|261쪽 장애가 있는 청소년 학생들은 외부 체험 학습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을까? 이 책을 읽고서야 질문을 떠올리면서 부끄러웠다. 저자들은 어릴 적부터 장애로 인해 운동회나 소풍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했고, 어른이 되어서도 외출하기가 어려웠다. 집주변의 관광지나 공원조차 방문할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런 공간이 있는 지도 모를 정도였다. 장애인으로서 길을 나서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시설과 환경이 조성되었다면 이들의 일상은 아주 달랐을 것이다. 장애인 주차장, 출입구, 장애인 화장실, 경사로, 주변 식당 및 숙박시설 등을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실태조사를 통해 점검하고, 개선해나가는 사례를 소개하여 의미 깊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무장애 여행지를 소개한 점도 반갑다. 책을 참고하여 우리 지역의 관광지를 점검해보면 어떨까? 전국 각지에서 자기 지역을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는 무장애 여행 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장애인이엮은무장애대전여행 #무장애여행팀 #장애 #장애인이동권 #여행 #편의시설 #열린관광지 『너와 함께한 모든 길이 좋았다』 박윤영, 채준우 지음|뜨인돌|2018년|260쪽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여행은 어떤 점이 같고, 다를까? 휠체어를 타는 여자친구와 비장애인 남자친구가 함께 유럽 여행을 떠났다. 적극적이고 자립심도 강한 여자친구는 국내에서도 어디든 여행을 가는 걸 좋아하지만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이 자꾸 생길 때면 마음이 움츠러들기도 한다. 여행에서 숙소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저렴하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왔던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와 함께 머물기 위해 휠체어 출입이 가능한 숙소를 찾으면서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여자친구의 입장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대로 서술 되어 같은 상황을 각자의 입장에서 읽는 재미가 있다. 커플이나 친구, 심지어 가족끼리 여행을 가도 일행 간의 다양한 의견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장애 여부가 아니라, 다른 생활방식을 가진 두 사람의 소통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면 누구에게라도 의미 있는 여행기가 될 것 같다. #너와함께한모든길이좋았다 #박윤영 #채준우 #휠체어 #장애 #여행 #장애인이동권 #유럽 #장애비장애커플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장애, 나란히 서기 여행 어디로 갈까? – 테마 국내여행기   또오리 학교도서관 서식자재밌으면 또 오리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온통 우울하고 비극적인 소식들 속에서 빛과 소금처럼 우리에게 내려진 축복, 한강의 기적. 잠깐 사그라들 뻔했던 텍스트 힙, 다시 살려볼까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 “시적이며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을 혁신했다.” 이 말들은 한강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내린 한림원의 평가예요. 한강 작가는 시로 등단한 시인이자 소설가이지요. 한강 작가의 소설들에 시처럼 느껴지는 문장들이 유독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한강 작가와 시에 대해 함께 나누고픈, 텍스트 힙에 적합한 책 이야기입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한강 지음| 문학과지성사| 2013년| 168쪽 차례 페이지를 펼쳐 제목들만 읽어봐도 그 자체로 완벽하게 좋은 책이 있지요. 소설도 시처럼 쓰는 작가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펴낸 이 시집이 그래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 저녁 잎사귀 | 거울 저편의 겨울” 같은 시 제목들을 입 안에서 가만히, 마치 처음 알게 된 단어처럼 조심스레 굴려보면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을 거예요. “어느/늦은 저녁 나는/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그때 알았다/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지금도 영원히/지나가버리고 있다고//밥을 먹어야지//나는 밥을 먹었다” 첫 번째 시만 읽어봐도 우리는 ‘실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게 되지요. 우리가 막연히 느끼던 감정들을 한강 작가는 섬세하면서도 구체적으로 표현해냅니다. 이 시집을 찬찬히 읽으면 시와 더 가까워지고, 한강 작가의 소설들에 나오는 단어들에도 더 깊이 빠져들게 될 거예요. #서랍에저녁을넣어두었다 #한강 #시집 #노벨문학상 #영혼 #고요 #상처 #회복 #언어 #존재 『흰』 한강 지음 | 2018년(개정판) | 문학동네 | 196쪽 표지에는 소설이라고 쓰여 있지만, 그야말로 또 하나의 완벽한 시집. 한강 작가는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지내면서 히틀러에 의해 절멸한 도시의 잔해 속에서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은 자신의 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파괴되었으나 끈질기게 재건된 사람”에 대한 기록이자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고, 작가가 말한 대로 책 전체가 ‘작가의 말’인 시적 산문입니다. “흰 것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한” ‘나’(작가)가 흰 것에 관한 목록을 만들면서 작품은 시작됩니다. ‘배내옷, 소금, 눈, 흰 새, 수의…’ 같은 일종의 시어들과 그에 대한 기록은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흰’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함께 배어 있다”는 작가의 말을 납득하게 하지요.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하얀’과 ‘흰’을 완벽하게 구별하게 되고,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애도와 기억’에 대해 뼛속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흰 #한강 #노벨문학상 #흰 #하얀 #삶 #죽음 #애도 『마음사전』 김소연 지음| 2008년 | 마음산책 | 320쪽 ‘하얀’과 ‘흰’을 구별하게 되었다면 여러분은 시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것입니다. 여기에 마음의 뉘앙스를 잡아낸 사전까지 섭렵한다면 시의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되는 거겠지요?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 행복과 기쁨, 평안과 편안, 동정과 연민 등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마음의 결에 대해 작가는 시인 특유의 감성과 직관으로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입니다. 상처를 바탕으로 하는 ‘자존심’과 애정을 밑천으로 하는 ‘자존감’에 대해 설명한다거나 ‘솔직함’은 자기 감정에 충실한 것이고, ‘정직함’은 남을 배려하려는 것이라는 관계와 상황까지 아우르는 통찰에 혀를 내두르게 되지요. 이 사전 하나면 나의 마음은 물론이고 남의 마음까지 좀 더 잘 들여다보고 헤아리게 되지 않을까요? 정확하고 풍부한 언어를 갖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내친김에 시詩를 쓰게 될지도 몰라요. #마음사전 #김소연 #에세이 #시인 #사전 #감정 #감각 #느낌 #뉘앙스   『인생의 역사』 신형철 지음 | 2022년 | 난다 | 328쪽 거창한 제목 앞에서 주눅 들 필요 없습니다. 평론가라는 작가의 직업에도 쫄 필요 없고요. 이 책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대단한 예술”인 시에 관한 이야기(시화)이자 작가의 인생 시들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수업 시간에 배우는 부터 한강의 도 들어가 있고요, 윤동주, 김수영, 최승자, 로버트 프로스트, 메리 올리버 등 유명하고 좋은 시인들의 시까지 다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탁월한 문장가이자 분석가인 저자가 시를 통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를 읽는 일은 인생을 겪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이해하게 되지요. 시 한 편 한 편에 들어 있는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와 박학다식한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고, 시 자체를 깊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장점만 가득한 책입니다. #인생의역사 #신형철 #에세이 #시화 #인생시/a> #경험의깊이 #한강 #서시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한강의 기적, 노벨문학상의 나라에서 우리 현대사의 아픈 기억, 제주 4.3사건 (독자맞춤)   인생오탈자 각종 오자와 탈자 전문. 책으로 인생의 오류와 탈선을 배웁니다.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지금 여기의 내가 아니라면.’하는 상상을 떠올린 적 있나요? 과거로 돌아가 후회되는 일을 바로 잡거나,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만나거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대로 가 생생하게 체험해 볼 수도 있겠지요.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흥미진진한 소설들을 소개합니다. 재미도 있고 삶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기회가 될 거예요. 『셰이커』 이희영 지음|래빗홀|2024년|268쪽 과거로 돌아가 후회되는 일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까? 수상한 바텐더가 건네는 칵테일을 마시면 자신이 원하는 세계로 갈 수 있다. 주인공 나우는 어릴 적부터 함께 지내온 친구가 사고를 당한 열아홉 살의 어느 날, 잠깐의 귀찮음으로 첫사랑과의 만남이 어긋났던 열다섯 살의 어느 날,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선택을 했던 스무 살의 어느 날 등 되돌아가 바꾸고 싶은 선택의 순간을 떠올린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가늠이 되지 않아 불안한 청소년들에게 추천한다. #셰이커 #이희영 #타임슬립 #과거 #미래 #선택 #책임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안세화 지음|창비교육|2024년|228쪽 ’나, 스토킹 당하는 것 같아.’ 서로 접점이 없는 고등학생 은호와 도희는 얼마 전부터 수상한 사람이 자신을 따라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토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단서를 찾던 두 사람은 잊혀진 기억 속에 가려져 있던 한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를 만나기 위해 바닷가 마을로 향하는 둘의 마음은 무겁다. 은호와 도희가 잊고 있던 기억은 무엇일까? 누가 두 사람을 따라다니는 걸까? #너의여름에내가닿을게 #안세화 #타임슬립 #꿈/a> #친구 #인생 #희생 『네가 되어 줄게』 조남주 지음|문학동네|2024년|300쪽 엄마와 다투며 하루를 시작하는 2023년의 중학생 강윤슬.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하려는 일에 반대하고 이해해주지 않는 엄마가 답답하다. “나 때는..!”하고 시작하는 엄마의 말은 고리타분하고 지겹다. 윤슬의 엄마 최수일은 물건을 낭비하고 핸드폰만 하는 윤슬이 이해되지 않는다. 편히 자기 할 일(공부)만 하면 되는데, 왜 이렇게 딴 짓은 하는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두 사람은 어느 날 몸이 뒤바뀐 채로 눈을 뜬다. 윤슬은 1993년의 중학생 최수일이 되고, 엄마는 2023년 중학생 윤슬이 된 것.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잘 지켜주고, 무사히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함께 할 수 있을까? #네가되어줄게 #조남주 #타임슬립 #엄마 #딸 #역지사지 #이해 『독립운동가가 된 고딩』 이진미 지음|초록서재|2019년|208쪽 한국역사박물관에 체험학습을 갔다가 일제강점기 경성으로 타임슬립을 한 주인공 태웅. 현실에서는 이사장 할아버지와 부자인 아버지 덕에 기세등등한 태웅이었지만, 일제강점기 경성에서는 대갓집 서자에 천덕꾸러기일 뿐이다. 그 집의 장손은 현실에서 왕따에 가정형편도 어렵기 짝이 없던 양종욱. 종욱에 대한 질투와 분노로 태웅은 친일파 진페이와도 손을 잡으려는 지경이다. 경성 곳곳에서 현실인물과 닮은 이들을 만나는 태웅은 정말로 친일파가 되고 말지?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난무하던 시대를 벗어나 무사히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독립운동가가된고딩 #이진미 #타임슬립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친일 #역사   관련 큐레이션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가슴이 쿵쾅,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 타임슬립 소설 삶의 방향을 고민해보고 싶다면   또오리 학교도서관 서식자재밌으면 또 오리     ㅊㅊㅊ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bookteen.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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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6호 | 마음대로 책도 못 읽나요?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6호 | 2025.01.29 똑똑똑!!! 2025년의 첫 달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네요.그동안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참 궁금해집니다!   올해 설 연휴는 임시 공휴일까지 더해져 한층 여유로운 느낌이에요.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디에서 이 레터를 읽고 계신가요?고향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아니면 여행지의 색다른 풍경 속에서?혹은 집에서 조용히 책 한 권과 함께 여유를 만끽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어떤 계획을 세우셨든, 여러분의 매일이 따뜻한 추억으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톡톡톡 뉴스레터가 그 순간에 작은 즐거움이 되어드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2025년에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함께 읽는 사람들 (READING TOGETHER)12년간 오직 책 속으로, 3시간으론 부족한 뜨거운 토론의 장 : \'채움\' “우리 평생 가야 한다!” 마치 세뇌라도 하듯이, 입버릇처럼 말하다 보니 회원 모두가 당연히 평생 한다고 생각하는 모임이 된 독서동아리 \'채움\'의 풍성한 이야기를 살펴보세요. 인터뷰 전문 보러가기 서로를 위한 책 (LIVING TOGETHER)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저 | 다산책방 | 2023.11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당장 내 손안에 있는 것을 놓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사실 개인에게는 ‘이토록 커다란 용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어느 정도의 사소한 것이 되어야 우리는 양보하고 나눌 수 있을까요? 소설의 주인공의 고뇌를 따라가다 보면 나는 과연 용기 내야 할 곳에 제대로 용기 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함께 읽는다는 것 『에디토리얼 씽킹』 내용 中 최혜진 저 | 터틀넥프레스 | 2023년 12월 세상을 보는 당신의 두 눈, 정보를 해석하고 세상과 호응하는 당신의 방식은 귀하고 소중하다. 뛰어나서가 아니다. 화려해서가 아니다. 유일해서다. 당신이 이 세상 누구와도 같지 않은 사람이어서 그렇다. 그러니 부디 질문하기를, 입장을 갖기를, 드러내기를! 같이 읽어볼까요?이번 달 키워드 : <검열의 역설> 『검열관들』 (로버트 단턴 지음 | 박영록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 <더 포스트> (미국 | 2018)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독자의 자유를 빼앗았던 이 한 문장은 역설적으로 글이 가진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검열은 우리의 생각과 발언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민주주의와 검열, 어울리지 않은 이 두 단어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과 영화를 소개합니다. 자세히 보러 가기 독서동아리 모임 공간 소개(사진 클릭하여 이동!)공간봄 읽는 공간 대전광역시 서구 원도안로 26번길 51, 101호 6-8인이 둘러 앉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아담한 공간입니다. 이 곳에서는 책과 일상, 미래에 대한 공감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정원의 아이 충남 천안시 서북구 미라3길 66, 정원의 아이 따뜻한 햇살이 드리우는 공간에서 푸릇한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싱그러움 속, 책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더 많은 모임 공간 확인하러 가기 회원을 모집중인 독서동아리를 소개합니다(클릭하여 이동!)시샘시낭송동아리(서울특별시 성북구) | 시를 읽고, 이해하고, 감상을 나누고 낭송하는 모임동네북(인천광역시 남동구) | 책과 친숙해지고 싶은 성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독서 모임 Carson McCullers Book Club(서울특별시 성북구) | 영어 서점에서 함께하는 원서 토론 모임 Be Mine(서울특별시 광진구) | 모임원 모두가 역할을 맡아 운영되는 서울 기반 오프라인 모임 책이라도좀볼라치면(서울특별시 강북구) | 단편소설을 읽고 스몰톡 감상을 나누는 독서 모임 초록(경상남도 김해시) | 책이라는 공통분모로 만나 자유로운 토론을 지향하는 독서 모임 우리 독서동아리 회원 모집글 접수하기 전국 방방곡곡의 책/독서동아리 소식을 전해드려요(클릭하여 이동!)[서울] 일본국제교류기금 외 | 재팬파운데이션 무비페스티벌<영화와 문학2> (~2.21) [서울] (주)아트센터이다 | <2025 그림책이 참 좋아> 展 (~03.02) [순천]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 <그림책도서관 10년, 한국그림책 10년>展 (~03.23) [서울] 현대어린이책미술관 | <파비안 네그린: Adventure Beyond Childhood>展 (~03.23) [서울] 송파책박물관 | <책 속에 꽃 핀 사랑>展 (~08.31) \'읽다 보니\' 들으러 가기독서동아리지원센터 방문하기 이번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의견을 남겨주세요!000좋았어요아쉬웠어요 뉴스레터 구독하기지난 뉴스레터 보기 독서동아리지원센터readinggroup@daum.net 전화 02)6925-0396~7 | 전송 02)3675-8788수신거부 Unsubscribe공유하기게시하기웹에서 보기

[보도자료] 2024년 독서동아리 독서 트렌드, 어떤 책이 가장 사랑받았을까?

2024년 독서동아리 독서 트렌드, 어떤 책이 가장 사랑받았을까?  함께 읽기의 즐거움을 통해 사회적 독서와 연대를 독려하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독서동아리지원센터(이하 책사회)가 2024년 독서동아리의 독서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2024년 12월 10일부터 27일까지, 17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번 설문은 전국 독서동아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475개의 독서동아리가 참여해 1,516개의 응답을 제출했고, 953권의 책이 언급되었다.   설문 결과, 2024년 독서동아리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47표)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이처럼 사소한 것들』(36표), 『작별하지 않는다』(28표), 『모순』(21표), 『채식주의자』(21표)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10위권 내에는 총 20권의 책이 포함되었으며, 자세한 순위는 독서동아리지원센터 홈페이지(www.readinggroup.or.kr)와 인스타그램(@readinggroup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10위로 선정된 20권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작가는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였다. 그의 작품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가 모두 순위권에 들었다. 또한 클레어 키건과 헤르만 헤세의 책이 각각 2권씩 언급되며 주목을 받았다.   장르별 선호도를 살펴보면 소설이 8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인문서와 에세이가 각각 10%, 과학 도서가 5%로 뒤를 이었다. 또한 해외 도서보다는 국내 도서가 더 많이 읽혔다.   독서동아리들이 선호한 주제는 크게 3가지 나뉘었다. ① 한국 근현대사: 『소년이 온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철도원 삼대』 등. ② 관계: 『맡겨진 소녀』,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채식주의자』 등. ③ 사회 문제: 『동물농장』, 『사피엔스』, 『도둑맞은 집중력』 등. 전반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담은 책이 독서동아리에게 선호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순위권에 든 책 중 40%가 출간 3년 이내의 책으로, 독서동아리들이 최신 출간작을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국제적인 상을 수상한 작품이 35%를 차지해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책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025년 독서동아리가 읽을 예정인 책에 대한 설문도 함께 진행되었다. 376개의 독서동아리가 설문에 참여하였으며, 997개의 응답이 제출되었고 총 662권의 책이 언급되었다. 1~10위로 선정된 책은 순서대로 『작별하지 않는다』(45표), 『소년이 온다』(37표), 『채식주의자』(18표), 『넥서스』(13표), 『트렌드 코리아 2025』(12표), 『작은 땅의 야수들』(10표), 『희랍어 시간』(10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9표), 『이처럼 사소한 것들』(9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8표)였다.   2024년에 이어 2025년에 읽을 예정인 책으로도 한강 작가의 책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소설이었으며 고전보다는 최신 출간작에 대한 선호가 높았고 해외 작가보다는 국내 작가의 책이 더 선호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독서동아리가 책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공감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책을 매개로 공감과 연대를 이루는 독서동아리 활동이 독서 문화를 넘어 더 큰 사회적 가치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붙임1. <2024 독서동아리 책 50선> 카드뉴스2. <2025 독서동아리 책 10선> 카드뉴스    

[팟캐스트] \"사서도 궁금한 도서관 이야기\" 2회_한국인의 일상에서 도서관의 의미

[읽다 보니 번외편] \"사서도 궁금한 도서관 이야기\" 2회_한국인의 일상에서 도서관의 의미\'팟빵\' \'네이버클립\' \'유튜브\' \'애플 팟캐스트\'에서 <읽다 보니>를 검색해서 들어주세요!이번 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이야기를 나눴어요.- 도서관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에 놀라거나 좌절했던 경험이 있나요?- 근무처 외의 도서관에 어떤 주기와 이유로 방문하나요?- 이용자들과 도서관에 오는 본래적 목적 문제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해본 적이 있을까요?- 도서관과 library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도서관의 문화적/교육적/정보적 기능은 어떻게 다른가요?- 도서관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어떤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팟캐스트 들으러 가기 링크: https://youtu.be/oeD4xgZok28?si=AmexEFzQiRKrN-IU  

책, 친구가 되어라

[2025 그림책의 해]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선을 만나보세요!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클릭 시 명장면과 소개글을 볼 수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1. 강아지똥 |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1996) 2.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 이억배 글, 그림 | 사계절(2010) 3. 백두산 이야기 | 류재수 글, 그림 | 보림(초판 1988 / 개정판 2009) 4. 꽃할머니 | 권윤덕 글, 그림 | 사계절(2010) 5. 눈물바다 | 서현 글, 그림 | 사계절(2009) 6.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 권정민 글, 그림 | 보림(2016) 7. 슈퍼 거북 | 유설화 글, 그림 | 책읽는곰(2014) 8. 파도야 놀자 | 이수지 글, 그림 | 비룡소(2009) 9. 강냉이 | 권정생 글, 김환영 그림 | 사계절(2015) 10. 조용한 밤 | 한성민 글, 그림 | 사계절(2018) 11. 뿅가맨 | 윤지회 글, 그림 | 보림(2010) 12.이파라파냐무냐무 | 이지은 글, 그림 | 사계절(2020) 13.다음 달에는 | 전미화 글, 그림 | 사계절(2022) 14.돼지 이야기 | 유리 글, 그림 | 이야기꽃(2013) 15.막두 | 정희선 글, 그림 | 이야기꽃(2019) 한겨레신문 txt. 바로가기(클릭)

2024 어린이 책의 해 비경쟁독서토론 후기

2024 어린이 책의 해 '어린이가 권하는 어린이책' 비경쟁독서토론 후기입니다. 여러 마음이 모여 가능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기 보러 가기 : https://bookyear.or.kr/agabgd-2/  

2024 어린이 책의 해 콘퍼런스 개최 보도자료 (240923 배포)

“<어린이 책의 해 콘퍼런스 개최>” 제11회 대한민국 독서대전(포항) 맞아 <어린이 책의 해 콘퍼런스> 개최 3개 포럼/심포지엄 연합한 <어린이 책의 해 콘퍼런스> 개최 1. 어린이 책생태계 포럼 <어린이책 생태계의 오늘을 읽다> 2. 어린이도서연구회 책읽어주기 20년의 성과와 방향 <디지털 시대 더 소중한 책읽어주기> 3. 어린이 해방 100년 - <어린이 책, 금기를 넘다, 다양한 어린이를 만나다> 책의 해 추진단, 제11회 대한민국 독서대전(포항) 맞아 <어린이 책의 해 콘퍼런스> 개최 저자, 출판, 도서관, 서점, 독서 등 책 생태계 분야 관련 단체들이 결성한 ‘책의 해 추진단’[추진단장 :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은 어린이 독서환경의 현황과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 논하는 <어린이 책의 해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포항시에서 열리는 제11회 대한민국 독서대전 본행사이기도 한 이번 콘퍼런스는 9월 27일(금)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라한호텔 포항 6층 릴리/로즈룸에서 만날 수 있다. 추진단에 참여한 3개 단체(책과사회연구소, 어린이도서연구회, 어린이책시민연대)가 연합하여 3개의 포럼/심포지엄을 주관한다. 책의 해 추진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포항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콘퍼런스는 제11회 대한민국 독서대전(포항)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현장 참여도 가능하다. 어린이 책생태계 포럼 <어린이책 생태계의 오늘을 읽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열리는 첫 번째 행사로, 국내 어린이책 생태계에 대해 돌아보는 포럼이 열린다. 출생률이 급락하는 가운데 과잉 조기교육, 독서교육의 상업화, 도서관 검열 등으로 흔들리는 어린이책 생태계를 어떻게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한다. 먼저, ▲이주영 어린이문화연대 대표가 어린이 독서환경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이 대표는 지난 50년간의 어린이 독서환경의 변화를 돌아보며 가정‧학교‧출판‧유통‧작가‧문화예술 분야에서의 개선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아동복지법‧독서문화진흥법‧도서관법‧작은도서관법 등 어린이 독서와 관련된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개정안까지 제안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정병규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이 서점과 도서관, 시민사회, 출판계를 중심으로 어린이책의 현주소를 분석한다. 1990년대부터 어린이책이 맞은 변화에 대해 서점, 도서관, 시민사회, 출판계는 어떻게 대응하며 어떤 문화를 만들어왔는지 짚는다. 마지막으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 ‘어린이책 생태계의 좌표’를 주제로 발표한다. 백 대표는 어린이책 출판시장과 어린이 독서실태 현황을 분석하여 구체적인 어린이 독서정책의 필요성을 설파할 예정이다. 또한, 토론자로는 김정희 모당공원작은도서관 관장‧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 교육위원장, 김선희 어린이도서연구회 포항지회장‧어린이청소년서점 민들레글방 대표, 김현욱 경주 황남초등학교 교감이 나서 어린이 책생태계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책읽어주기 20년의 성과와 방향 <디지털 시대 더 소중한 책읽어주기> 다음으로 지난 20년간 국내 책읽어주기 문화 확산에 힘써온 시민단체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책읽어주기 운동 20년의 성과와 방향을 논하는 심포지엄을 연다. 특히 디지털 환경이 일상화된 지금, 어린이가 평생독자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책읽어주기 활동의 가치를 강조하고, 전국의 책읽어주기 활동을 독려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먼저, ▲전선예 어린이도서연구회 부설연구소장이 어린이도서연구회 책읽어주기운동의 배경과 목적, 성과와 과제를 개괄적으로 짚는다. 다음으로 ▲김아진 어린이도서연구회 책읽어주기 역사연구팀장이 20년간의 책읽어주기 활동을 통계적으로 분석한다. 영유아‧초등학생‧다문화 어린이 등 다양한 대상에게 어떤 책을 읽어주었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며, 책읽어주기 활동의 추세와 대상별 특성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한편, ▲김민선 어린이도서연구회 부설연구소 책읽어주기 20년 사례연구팀장은 구체적인 어린이들의 사례를 통해 책읽어주기 활동의 성과를 논한다. 방과후‧서점‧도서관‧다문화‧학교‧청소년‧영유아‧사회시설‧병원‧장애교육‧복지 등 책읽어주기 활동을 실시한 기관의 유형을 분석하고 사례를 통해 참여자들의 변화를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우윤희 어린이도서연구회 부설연구소 책읽어주기 20년 연구팀원이 활동가와 기관 담당자 설문을 바탕으로 책읽어주기 활동의 성과에 대해 논한다. 토론자로는 김종성 계명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와 신민경 어린이도서연구회 사무총장이 나선다. 어린이 해방 100년 - <어린이 책, 금기를 넘다, 다양한 어린이를 만나다> 마지막으로, 어린이책의 ‘금기’를 살펴봄으로써 어린이가 더 다양하고 풍성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논하는 심포지엄이 열린다. 어린이책시민연대가 주관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어린이가 개별적인 존재로 각자 자신의 삶을 마주하고, 다른 구성원들과 협력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꿈꾼다. 먼저,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2024어린이책의해추진단장이 ‘어린이 해방’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금서와 책 읽을 권리에 대해 논한다. 다음으로 ▲한채윤 비온뒤무지개재단 상임이사가 ‘책은 어린이에게 거울과 창문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린이책이 다양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이어서 ▲김규정 작가는 유엔(UN) 아동권리협약을 살펴보며 ‘넌지시 손잡아 주는 연대’가 어린이에게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김장성 이야기꽃 출판사 편집자, 작가는 그림책을 중심으로 어린이책의 바람직한 지향점에 대해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임미영 어린이책시민연대 활동가, 공동대표는 어린이의 다양한 삶의 면모를 강조하며 우리 사회의 ‘동료어린이시민’이 어린이책에도 드러나야 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한편, 추진단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에 대해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가 즐겁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여러 단체와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풍성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사전신청은 대한민국 독서대전(포항) 본행사 홈페이지(https://korearf.kpipa.or.kr/)에서 받고 있으며 현장 참여도 가능하다. 기타 문의사항은 책의 해 추진단 사무국(070-4348-1155) 및 포항독서대전(054-270-4611)으로 하면 된다. *2024 어린이 책의 해 추진단 참여단체 : 대한출판문화협회, 어린이도서연구회, 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 어린이책시민연대, KBBY,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책과사회연구소, 책읽는사회문화재단(사무국), 한국도서관협회,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한국어린이출판협의회, 한국작가회의, 한국출판인회의 ◆ 책의 해 추진단 사무국 (문의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 유 선 : 070-4348-1155 - 전자우편 : bookyearkorea@daum.net - 홈페이지 : www.bookyear.or.kr - 주 소 : 서울시 종로구 동숭3길 40, 2층(동숭동, 일석기념관)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bookyearkorea 붙임1. 2024 어린이 책의 해 콘퍼런스 카드뉴스 (3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