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소식 > 전체
  • 5777
  • 2010-02-16
    오언주의(Owenism) - 칼 폴라니

  • 오언주의 운동은 본래 정치적인 것도 아니었고 노동계급의 운동도 아니었다. 그것이 대표하는 것은 기계제 공장의 도래로 나자빠져버린 보통 사람들의 갈망, 즉 인간을 기계의 주인으로 만들어줄 존재 형태를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오늘날 돌이켜보면, 그것이 지향했던 바는 본질적으로 자본주의를 우회하려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의 운동 성격을 이렇게 정식화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 당시로서는 아직 자본이 사회를 조직하는 역할에 대해서도, 또 자기조정 시장의 본성도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마도 오언(Robert Owen)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일일 것이다. 그는 결코 기계 자체를 적으로 돌리지는 않았으니까. 그가 믿었던 바는 인간에게 일을 시키는 주체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협동 혹은 '단결'(union)의 원리를 따르기만 하면 인간은 개인의 자유나 사회적 연대 또 인간의 존엄과 옆사람에 대한 동정과 공감과 같은 가치들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기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중략] 실제적으로 이것이 현대 노동조합 운동의 시초였다.

     

     

    -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 우리 시대의 정치, 경제적 기원』. 홍기빈 역. 길, 2009. 447-8쪽.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