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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0
    [도서관의 비밀] 모험과 환상… 도서관엔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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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은 '책 읽는 경향'을 통해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책 한 권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째 쉬지 않고 내보내고 있습니다. 일간지 1면에 날마다 서평 형태의 칼럼을 싣는다는 것은 신문사로선 매우 이례적인 기획일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책읽는사회'가 '책 읽는 경향'을 맡아 책 소갯글을 주선하기로 하였습니다.



    도서관의 비밀 | 통지아 · 그린북


    모험과 환상… 도서관엔 뭔가가 있다
    ~정창순 | 청주기적의도서관 관장~
    도서관은 벌써 문을 닫았어요. 그런데 어디에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매일 밤 도서관에 이상한 그림자가 나타났어요. 도서관은 엉망이에요. 여기저기 책이 펼쳐져 있고, 치워도 치워도 책들이 흩어져 있어요. 난, 꼭 잡고 말 거예요.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죠….

    “잡았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잖아. 그런데 넌 여기서 뭘 했어? 설마 책을 읽었니?”

    “할아버지가 저에게 책을 한 권 주셨어요. 재미있는 이야기였어요.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어요. 도서관에는 다음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몰래 들어와서 정말 죄송해요.”

    “그런데 넌 혼자서 읽을 수 있니?”

    “네.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어요. 아주 천천히 읽지만요.”

    “여기 있는 책은 모두 너희 인간들 것이었대. 사람들이 책을 너무 안 읽으니까 전부 버려진 거지.”


    미디어 사회는 ‘책 읽기를 방해하는 다양한 미디어들이 존재하는 사회’다. 미디어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나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처럼 빛의 속도로 진행되는 정보사회에서, 많은 시간과 인내를 요구하는 ‘느림 미학’의 정점인 ‘책 읽기’는 더 이상 매력적인 것으로 다가서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도서관의 비밀>은 지루하고 지겹다는 이유로 책 읽기를 멀리함으로써 언젠가 인간사회에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을 극적으로 전하고 있다. 책, 독서 그리고 도서관이 동물들의 전유물이 되고 인간은 책을 읽을 수조차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기막힌 반전에 한바탕 웃음으로 넘기기에는 여운이 길게 남는다. 올 여름방학에 온 가족이 도서관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혹시 서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강아지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정창순 | 청주기적의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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