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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6
    [한겨레신문 06-11-27] 꿈 영그는 ‘책놀이터’ 자꾸만 가고...


  • [한겨레신문 2006-11-27]

    꿈 영그는 ‘책놀이터’ 자꾸만 가고 싶어요




    [하니바람] 희망의 작은 도서관
    놀랐습니다. 도서관이 어쩌면 이렇게 예쁠 수 있을까요. 더 가슴뛰는 일은 아름답게 꾸며진 도서관 하나가 농촌의 작은 학교 아이들에게 큰 꿈을, 교직원과 마을 사람들에게는 사그라들고 있는 농촌공동체를 되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희망의 학교 도서관’ 이야기입니다. 이는 <한겨레>가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삼성과 함께 벌이고 있는 사업입니다.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도서관을 예쁘게 다시 꾸며주는 일이지요. 내년초까지 모두 56개의 초등학교 도서관을 리모델링하게 됩니다.



    기껏해야 50평짜리 작은 도서관 리모델링에 꿈과 희망이라는 큰 말을 붙일 수 있냐구요? 정말 그렇습니다. '희망의 학교 도서관'은 보통 도서관이 아닙니다. 감히 대한민국 학교 도서관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희망의 학교 도서관’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아름답습니다. 빨강, 초록, 분홍, 노랑 등 갖은 색깔의 인테리어와 함께 아이들이 겨울에 누워서 뒹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온돌마루가 깔린 열람실 바닥, 교사를 위한 북카페, 학부모를 위한 열람 공간 등 작지만 여러 가지 목적의 공간들이 오밀조밀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서가와 책걸상만 덩그러니 놓여 있던 학교 도서관이 아이들의 놀이터로 거듭난 것입니다. 그렇게 꾸민 이유는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책읽기가 공부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책과 놀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희망의 학교 도서관’은 철저하게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졌습니다.



    “까아~” 도서관을 처음 본 아이들은 모두 탄성을 지릅니다. 특히 대부분의 도서관에 만들어진 다락방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도서관 문을 열자마자 아이들이 맨 먼저 뛰어가는 곳도 바로 다락방입니다. 모두들 다락방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입을 모읍니다.

    놀이터처럼 만들어졌기에 아이들은 도서관 안에서 뒹굴고 뛰고 놉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피디피(PDP)도 갖춰져 있고, 연극이나 학예 발표회를 할 수 있는 무대도 있습니다. 도서관 곳곳에 놓인 소파는 놀이기구이자 몸과 마음을 편히 쉬면서 책에 빠져들게 하는 마법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농산어촌 작은 학교에 찾아온 이같은 기적은 사업을 함께하는 ‘삼성사회봉사단’과 ‘책읽는사회’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먼저 삼성사회봉사단은 이 사업에 100억원이라는 큰 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어 있는 곳에 가장 먼저 희망의 손길을 내민다’는 삼성의 사회공헌 철학은 학생수 100명 안팎의 작은 학교에 큰 희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도서관은 제천, 순천, 제주, 울산 등 전국 8곳에 ‘기적의 도서관’을 만든 경험을 가진 책읽는사회의 노하우로 인해 가능했습니다. 민족건축인협회 의장을 맡은 양상현 순천향대 건축학과 교수팀이 설계단을 이끌며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고려한 도서관의 그림을 오랜 기간 고민을 통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설계단에는 윤의식 수림건축연구소 소장, 박영호 부천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김의용 동명정보대 건축학과 교수, 명재범 나무건축사무소 소장, 하태석 아이아크 대표, 김혜경 책읽는사회 공간예술위원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희망의 학교 도서관’ 사업을 하면서 한겨레는 그런 믿음을 더욱 굳히게 됐습니다. 한겨레는 그동안 농촌의 작은학교와 공동체를 살리는 일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 꿈은 2004년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과 만나면서 구체화됐습니다.



    그렇다. 책을 주자. 한겨레는 그동안 스스로 책을 읽고 책과 친해져 훌륭하게 자란 아이들을 여러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학업 성적이 좋을 뿐 아니라 더불어 사는 품성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농촌의 작은 학교 아이들에게 책을 주자. 삼성사회봉사단도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한겨레, 삼성, 책읽는사회가 함께 꾸던 꿈이 마침내 올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촌은 인구 감소로 마을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학생수가 64명의 작은 학교인 전남 장성군 대마초등학교 정대석 교장 선생님의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본 도서관 가운데 최고입니다. 교직 생활 중에 이렇게 좋은 도서관을 갖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가 살면 농촌이 산다’. ‘희망의 학교 도서관’ 사업을 하면서 만난 선생님들과 마을 주민들의 한결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권복기 bokkie@hani.co.kr /편집국 공동체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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