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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6
    [뉴스메이커 2006-03-31] 기업 사무실은 지금 ‘독서삼매경’


  • [뉴스메이커 2006-03-31]

    기업 사무실은 지금 ‘독서삼매경’


    직장인들 책읽기 열풍, 최고경영진 장려 속에 독서토론회도 활발히 개최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이상건 연구원(39)은 주변에서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책 읽기를 워낙 좋아하는데다 아무리 늦은 밤 귀가해도 하루에 책 한 권을 꼭 독파하고 잠을 청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어린시절부터 남들보다 궁금증을 많이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이 하게 됐다”면서 “책을 워낙 좋아해서 하루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같은 독서습관 덕분에 ‘부자들의 개인도서관’(랜덤하우스중앙) 등 재테크 관련 책도 다수 출간했고, 히트도 했다. 원래 이 연구원은 한국경제TV 기자와 경제주간지의 재테크 전문기자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책을 읽고, 책을 쓰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생각에 기자직을 과감히 접고 현재 재태크 교육 전문가로 변신했다. 홀가분한 상태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재테크와 관련된 일에 올인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처럼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책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스승이 되기도 한다. 간접경험이지만 무한한 세계가 책 속에 있기 때문이다.

    ‘학점 이수제’ 운영 인사고과 반영

    이런 중요성 때문인지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독서열풍이 거세다. 최고경영진의 독서 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도 자발적인 모임과 진지한 독서토론이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요즘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자기계발’에서 독서만큼 중요한 도구는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건강전문기업 김정문알로에 최연매 사장의 독서사랑은 사내뿐만 아니라 업계에 꽤 알려진 사실이다. 최 사장은 평소에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창업자인 고 김정문 회장의 자서전 ‘끝없는 도전’은 물론 ‘벼랑끝에 나를 세워라’ ‘조용한 리더’ 등이 사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들이다.

    최 사장은 “기업문화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독서경영 효과도 단시간에 드러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책은 때론 사람과 기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장류(醬類) 전문업체 해찬들도 독특한 방식의 독서장려책을 펴고 있다. 이 회사 임원들은 매달 한 권 이상, 사원들은 두 달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다. 양으로 따지면 많다고 할 수 없지만 꼼꼼하게 읽는다는 점에서 다른 회사와 차이가 난다. 팀별로 ‘이달의 도서’를 선정해서 읽고, 독서토론회를 연다.


    특히 올해부터는 독서토론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상반기·하반기에 각각 최소 한 번씩 독서토론회에 참가해야 하는 ‘학점이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점이 부족하면 승진 심사 때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고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는 직원은 없다. “독서가 회사 생활의 일부가 됐다”는 게 해찬들 사람들의 설명이다.

    또 책이름을 딴 부서도 만들 정도다. 이 회사 내 ‘G2G혁신팀’이 그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짐 콜린스 교수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이름을 따서 G2G혁신팀을 만들었다. G2G혁신팀 관계자는 “독서토론을 통해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면서 회사 분위기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자칫 변화에 인색하기 쉬운 고추장·된장 제조 회사가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처한 결과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독서경영을 시작했던 1995년 300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950억 원을 기록했다.

    도서구입비 지원, 사이버 도서관도

    생활용품 전문업체인 애경(주)은 1인당 연간 직원 교육비가 150만 원 선으로 동종업계 상위권이다. 기업경영에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사람에 대한 가장 직접적 투자가 교육이라는 것이 회사 최고경영진의 생각이다.

    애경(주)은 교육비와 별도로 해마다 1인당 6만 원의 도서구입비를 전 직원에게 지급한다. ‘무슨 무슨 책을 사라’고 회사에서 권유하지도 않는다. 직원 각자가 보고 싶은 책을 사면 된다. 그러나 도서구입비 지급은 애경 독서경영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도 직원들의 '독서경영'의식 고취와 정서함양을 위해 부서별 미니문고 설치 등 사내 독서 확산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대출과 독서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중앙도서관에 비치된 4만6000여권의 서적을 사내 전산망을 통해 현장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또 (주)서린바이오사이언스도 독서경영이 활발한 기업이다. 이회사 황을문 대표는 무엇보다 '독서경영'을 강조한다. 황 대표는 직원들에게 매년 책 40권을 읽으라고 주문하고 독후감 쓰기를 과제로 내어주는 괴짜 대표로 유명하다. 21세기의 조직은 위로 갈수록 아이디어가 풍부한 '아이디어 계층구조'여야 한다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다.

    특히 삼성화재의 ‘독서경영’은 이미 업계의 관심을 모은 지 오래다. 삼성화재는 인터넷 전자사보에 ‘CEO의 서재’ 코너 신설과 전 간부를 대상으로 한 ‘독서통신교육’ 확대 등을 통해 ‘독서경영’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직원들의 '독서경영'의식 고취와 정서함양을 위해 부서별 미니문고 설치 등 사내 독서 확산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대출과 독서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중앙도서관에 비치된 4만6000여권의 서적을 사내 전산망을 통해 현장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또 (주)서린바이오사이언스도 독서경영이 활발한 기업이다. 이회사 황을문 대표는 무엇보다 '독서경영'을 강조한다. 황 대표는 직원들에게 매년 책 40권을 읽으라고 주문하고 독후감 쓰기를 과제로 내어주는 괴짜 대표로 유명하다. 21세기의 조직은 위로 갈수록 아이디어가 풍부한 '아이디어 계층구조'여야 한다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다.

    특히 삼성화재의 ‘독서경영’은 이미 업계의 관심을 모은 지 오래다. 삼성화재는 인터넷 전자사보에 ‘CEO의 서재’ 코너 신설과 전 간부를 대상으로 한 ‘독서통신교육’ 확대 등을 통해 ‘독서경영’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는 올해 경영화두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해법을 ‘책읽기’를 통해 찾아보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는 지난 1월 개편된 인터넷 홈페이지 내 전자사보 ‘좋은 e친구’에 ‘CEO의 서재’를 새롭게 만들고, 최고경영자가 매월 추천도서를 직접 선정해 간단한 서평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온라인상에서도 책읽기 열풍이 거세다. 싸이월드에 개설된 ‘직장인을 위한 책읽기(bizbook.cyworld.com)’ 클럽은 책을 읽고는 싶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한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회원 수가 4000여 명에 이르는 이 클럽에서는 그만큼 많은 수의 직장인이 실제 자신의 체험을 통해 직장생 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물론 경영·경제·자기계발에 대한 책을 통해 얻은 유익 한 지식을 서로 공유한다.

    클럽활동의 노하우를 담아 최근 본격적인 지침서인 ‘직장인을 위한 전략적 책읽기’를 출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클럽 운영자인 신성석씨(34·엔씨소프트 근무)는 “직장인들이 직접 직장생활을 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골라 소개했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선정하고 쓴 책보다 더 직장생활에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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