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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6
    [태안신문05-11-24]태안에도 어린이도서관을!


  • [태안신문 2005-11-24]

    태안에도 어린이도서관을!

    태안의 도서관을 사랑하는 주민입니다.

    혹시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 모 방송국프로그램에서 도서관을 지어주는 행사를 진행했었습니다. “기적의 도서관”이라고... 현재 제 1호인 순천을 시작으로 8호까지 차곡차곡 만들어졌습니다. 어린이 전용도서관으로 앞으로도 계속 지어질 예정입니다.

    어제 우연한 기회로 순천 기적의 도서관을 다녀왔습니다. 인구 28만의 전남의 순천. 기적의 도서관을 시장님이 유치한 후 각 동네별로 19개의 작은 도서관들을 만들었고 내년에는 여섯 곳이 또 오픈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시가 중심이 되어 도서관 사업이 상당한 발전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저희 동료가 시장님을 인터뷰하는 동안 옆에서 지켜본 시장님의 모습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도서관’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대단하셨습니다.

    주위의 도시들이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순천은 오히려 인구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도서관운동’이 큰 몫을 한다고 하더군요. 이 사실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일어나는 일로 도서관 전문가에 의하면 전국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도시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태안은 순천에 비하면 아주 작은 도시입니다. 인구가 6만으로 순천의 4분의 1도 안됩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욕구는 어느 도시 못지않습니다.

    도서관을 “독서실”처럼 여기던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와서 좋은 책을 읽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태안도서관을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갑니다. 1층의 좁은 자료실을 들어서면 우리 아이들이 과연 오고 싶어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인, 아동 구분 없이 자료실은 하나이고 책을 볼 수 있는 테이블이 유일하게 하나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 각 시도별로 주민들의 참여와 시, 군의 도움으로 많은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 문고였던 수준에서 예산이 투입되고 자원활동가들의 끊임없는 참여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독서활동, 문화할동, 체험학습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소득층을 위한 방과후 교실로도 운영될 수 있습니다. 방학 때는 더더욱 좋은 공간이 됩니다.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가들을 초빙, 다양한 문화행사를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순천에서 열린 “좋은 책”페스티벌에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관광지인 태안에서도 이런 책 행사를 열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4백 평 규모의 순천 기적의 도서관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시정관계 분들이 자라나는 태안의 미래인 여러분의 아이들, 우리들의 아이들, 태안의 어린이들에게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주자는 것입니다.

    학원시간에 쫓겨 학교도서관에 무슨 책이 꽂혀 있는지도 모르고 크는 우리 아이들에게 주말이라도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와서 책 속에서 숨 쉴 수 있는 작은 공간 하나를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가까운 서산 도서관을 가보셨나요?

    어느 회사의 투자로 지어졌다는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우리는 “기업도시” 유치로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우리의 중지를 모아 태안 어른들이 태안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적의 도서관 견학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저를 제압하는 수많은 책도 아니었고 훌륭한 시설도 아니었습니다. 한 할아버지가 양 손에 손주들의 손을 잡고 책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이었습니다.온 가족이 와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부모님이 책도 읽어주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태안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적의 도서관에서 근무하시는 사서선생님께서는 정말 힘든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공무원들은 정시 퇴근인데 자신은 지난 2년간 9시 이전에 퇴근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이들이 읽다가 놓고 간 책들과 멀어져 가는 아이들의 그림자를 바라보면서 정말 뿌듯함을 느낀다고 하시더군요. 시립도서관에서 느껴보지 못한 보람을 크게 느낀답니다.

    세계 최고부자인 빌 게이츠는 “ 현재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어린 시절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었다. “라고 했습니다. 우리 태안어린이들에게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즐겁게 놀면서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태안읍 삭선리 신동아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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