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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6
    [서울신문 2006-01-27] 도서관 문제는 사람 문제다


  • [서울신문 2006-01-27]

    [시론] 도서관 문제는 사람 문제다

    최근 서울신문에서 진지하고 깊이있는 탐사보도를 통해 도서관 문제를 제기한 것은 21세기 지식정보시대의 풍랑을 헤쳐가야 할 우리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도서관 분야에 있어 이미 우리는 어떤 것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말해 왔다.

    도서관이 너무 적다, 있는 것도 쉽게 찾기 어려운 곳에 있다, 도서관끼리 서로 협력하지 못한다, 볼 책이 없다, 예산이 없다, 직원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독서실로 안다 등등.

    이같은 문제들은 이번 보도에서뿐 아니라 수십년 동안 정부나 도서관계, 출판계나 독서부문 등 도서관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부문에서는 늘 같이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그러나 늘 거기까지였다.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는 것, 바로 그곳이 시작이 아니라 끝이었다.

    행정부서에서는 담당자가 바뀌고, 예산이 부족하고, 도서관 현장은 밀려드는 현안에 쫓겨 새로운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늘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 도서관의 현안 문제이다. 진단만 있고 치료행위가 없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부문은 늘 정체, 심지어 자료구입비 문제처럼 퇴보하기까지 했다.

    더 이상의 논의는 그치고, 이제는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뭔가 작은 것이라도 제대로 실천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대단한, 사실 도서관 문제를 놓고 그렇게 ‘대단할’ 필요도 없지만, 결단이 필요할 뿐이다.

    다만,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과제 해결의 우선순위는 고민해야 한다. 사실상 이 지점에서 그동안의 정책적 또는 사회적 문제해결 노력이 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원인이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책과 사람의 문제이다. 도서관은 사람(직원과 이용자), 책(정보), 시설로 이루어진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 답은 사람이다.

    이용자는 도서관을 독서실이 아닌 ‘책과 정보의 집’으로서의 도서관으로 이용해야 하며, 직원은 도서관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도서관에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도서관에 대한 불만이 여전한 것은 바로 이 사람의 문제를 지금까지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직원이 책(정보)과 이용자가 만나도록 돕는 공간이다. 사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도서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금은 문제점 진단이나 해결책 모색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 도서관에 일할 사람을 채우는 최우선 과제 해결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이번에는 과연 사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단의 시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한상완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연세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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