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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한겨레신문 2007-04-13] 농촌아이 도시아이 자연생태 체험 북적

  • 농촌아이 도시아이 자연생태 체험 북적
    희망의 작은도서관 = 원주YMCA 아름드리 어린이도서관

     

    ? 아름드리 어린이 도서관은 운영자인 박영옥(오른쪽)씨와 자원봉사 어머니들의 노력으로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도 찾는 이들이 생겨날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동화·영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인근 주민·아이들 찾는 지역 명소
    ‘작은 음악회’ ‘책 축제’도 준비

    원주시 지정면 신평리에 자리한 원주와이엠시에이(YMCA) 아름드리 어린이도서관은 농촌과 도시 아이들이 함께 뛰어노는 문화공간이다. 평일에는 마을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배움터로 학교가 쉬는 둘째, 넷째 토요일에는 원주시내의 어린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컨테이너 박스 두개를 붙여 만든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3500권의 책이 서가를 가득 채우고 있고, 부근 신평초등학교 학생 수의 절반에 가까운 20여명이 매일 이곳을 찾는다.

    비록 농촌 마을에 자리잡고 있지만 아름드리 도서관은 동화구연 전문가를 초빙해 진행하는 ‘동화로 생각 열기’, ‘영어로 동화 듣기’, ‘영화 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원주시 공공도서관인 문막도서관에서 2주마다 책을 대출하는 ‘순회문고’도 운영중이다.

    이 도서관은 부근 신평초에 ‘출장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화·목·금요일 수업이 끝난 뒤 학생을 대상으로 책읽기, 글쓰기, 만들기 등을 진행하는 방과후 보육지원 활동이다. 도서관 운영의 실무를 맡고 있는 박영옥씨가 진행한다. ‘놀토’가 되면 아름드리 도서관은 도시에서 온 꼬마 손님들로 북적인다. 원주와이엠시에이에서 운영하는 생태자연체험 프로그램 ‘마을학교’에 ‘등교’한 학생들이다.

    아름드리 도서관을 한번이라도 이용해 본 엄마들은 도서관의 매력에 푹 빠진다. 그런 엄마들은 지난해 3월 ‘동화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동사모)’을 만들었다. 회원인 장선희씨는 “집 근처에 시립도서관이 있지만 아이들이 마음놓고 떠들고 놀 수 없어서 아름드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원주와이엠시에이에서 문화적으로 소외된 농촌 마을을 돕기 위해 2005년 4월30일에 만든 아름드리 도서관의 첫 보금자리는 신평리 마을회관 2층이었다. 하지만 농번기에 농사일을 돕기 위해 마을을 찾는 청년들이 마땅히 머물 곳이 없고, 명절에 고향을 방문한 가족들이 함께 모일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지난해 12월 대안학교 성격의 방과후 학교인 숲속생명학교가 쓰던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간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도서관을 이용하는 엄마와 아이들은 마을회관에 있을 때보다 지금의 도서관에 더욱 만족한다고 했다. 보수공사를 통해 냉·난방 시설을 완벽하게 갖췄고, 1층이라 안전할 뿐 아니라 문을 열고 나서기만 하면 흙과 풀이 있는 마당에서 뛰어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도서관은 썰렁했다. 아이들은 자주 접해보지 못해서인지 도서관을 낯설어했다. 도서관에 들러도 인사만 하고 바깥에 나가 뛰어놀 뿐 들어갈 생각을 않았다. 하지만 박영옥씨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익숙해져 갔다. 아름드리 도서관은 이제 신평리는 물론이고 인근 문막과 만종 지역의 아이들도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찾는 지역의 문화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도서관은 올해 개관 3돌을 맞아 ‘작은 음악회’를 열고, 좋은 책 전시회를 포함한 ‘책 축제’도 준비하고 있다. 아름드리 어린이도서관은 농촌 마을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지역의 아름드리 나무로 키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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