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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8
    ‘느낌표’와 ‘기적의 도서관’…독서와 예능의 결합 ‘텔레비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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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낌표’와 ‘기적의 도서관’…독서와 예능의 결합 ‘텔레비전의 힘’
    

    [광복 70년, 책읽기 70년]

    (16) 2000년대: 위기와 불안

    2001년 11월 시작된 문화방송MBC의 프로그램 <느낌표>의 한 코너인 ‘책을 읽읍시다!’를 기억할 것이다. 유재석과 김용만 두 개그맨이 진행했던 이 프로그램은 독서는 교양프로그램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예능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하는 신선한 시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코너에서는 매달 한두종의 선정 도서를 발표하였으며, 소개된 책이 각각 수십만부 팔렸다.




    이 프로그램의 위력은 당시 베스트셀러 목록을 통해서 확인된다. <느낌표>선정 도서로 2002년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든 도서들은 다음과 같다. 위기철 <아홉살 인생>, 공지영 <봉순이 언니>,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1, 2, 3위를 차지했고, 김중미 <괭이부리말 아이들>, 유용주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황석영 <모랫말 아이들>, <백범일지>, 전우익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신경림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등이 20위권 안에 포함되었다. 2003년도에는 <톨스토이 단편선>, 황대권 <야생초 편지>, 현기영 <지상에 숟가락 하나>, 고정욱 <가방 들어주는 아이>등이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았다.

    매체의 힘은 크고 강력하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오래 기억하는 이유는 티브이TV 매체가 순수한 공공성에 눈을 돌리고 사회적 공익성을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단체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의 열정적 활동과 지방자치단체의 호응, 건축가 정기용과의 만남을 통해서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라는 참신한 실천을 이루어낸다. 정기용의 설계로 제1호관 순천관을 필두로 진해·제주·서귀포·정읍·김해 등에 창의적인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 세워졌다. 그곳에서는 지금도 많은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며 책을 통해 세계와 만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염원하는 ‘마을’과 공동체의 복원이란, 아주 거창한 진보담론과 큰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적의 도서관’과 같은 진심이 담긴 실천으로 가능한 것이 아닐까.
    

    정종현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인문한국 교수




    ★ 위 글은 2015년 12월 14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으로서, 필자의 동의 아래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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