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가난도 가난이지만, 그의 고독은 얼마나 끔찍한가!
-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한기욱 역. 창비, 2010. 72쪽
"그의 가난도 가난이지만, 그의 고독은 얼마나 끔찍한가!
생각해보라. 일요일이면 월 가는 페트라(요르단에 있던 고대 도시로 한 때 부유했으나 곧 쇠퇴하여 멸망했음)
처럼 인적이 끊기고, 매일 밤이면 텅 비어 버린다.
이 건물 역시 평일에는 일과 활기로 법석대다가
해질 녘에는 완전한 공허한 울림을 주고 일요일 내내 버려진다.
그런데 바틀비는 여기에 거처를 마련하고
한때 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곳이 쓸쓸해지는 광경을
홀로 지켜보는 것이다,
카르타고의 폐허 속에서 시름에 잠긴 무고한 마리우스의 쇠락한 모습 같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