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갈리가 떠났다. 그가 목발 짚는 소리를 내며 나갔지만 자쇼다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자쇼다는 눈을 감고서 캉갈리가 방에 있다고 생각하며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 어머니라고, 말짱 거짓말이야! 네팔과 고팔은 나를 본 척도 하지 않아. 주인집 아이들도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들여다보지도 않고"하며 힘없이 말했다. 그녀 젖가슴에 몰려오는 고통은 수많은 입들과, 수많은 눈들과 함께 그녀를 계속 조롱하고 있었다. 자쇼다는 눈을 뜨고서 "들려요?"하고 말했다.
그때서야 자쇼다는 캉갈리가 떠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밤에 자쇼다는 바시니를 보내 라이프부오이 비누를 갖고 오라고 시켰다. 새볔녘에 자쇼다는 그 비누로 목욕하러 갔다. 얼마나 고약한 냄새가 나던지! 죽은 고양이나 개의 시체가 쓰레기통에서 썩고 있다면 맡을 수 있을 법한 그런 냄새이다. 전에 자쇼다는 비누와 기름으로 자기 젖가슴을 늘 조심스럽게 닦아 왔다. 주인 집 아들들이 입을 갖다대는 젖꼭지라고 말이다. 이런 젖가슴이 왜 결국 자쇼다를 배반했을까? 그녀의 피부는 쏘는 듯한 비누 때문에 화끈거린다. 자쇼다는 여전히 비누로 자신을 씻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는 윙윙 울리고 있었고 모든 것이 어둡게 보였다. 자쇼다의 몸에, 자쇼다의 머리에 불길이 일었다. 캄캄한 바닥은 너무 차가웠다. 자쇼다는 자기 사리를 펼쳐서 그 위에 누웠다. 그녀는 서서 자기 젖가슴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게 누워 있는 사이 자쇼다는 열 때문에 감각과 의식을 잃었다. 캉갈리가 제 때 왔다. 하지만 자쇼다를 보는 순간 그는 정신을 놓고 말았다. 마지막에 나빈이 와서 헐떡거리며 말했다. "이 사람들이 인간이야? 자쇼다가 자기 젖으로 이 집안 소년들을 모두 키웠는데 의사도 안불러 준단 말이야? 하리바부에게 의사를 부르라고 할게."
하리바부가 자쇼다를 한번 보더니 "병원으로"라고 말했다.
병원들은 말기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다. 맏아들의 노력과 추천에 힘입어 자쇼다는 병원에 들어갔다.
"의사선생님, 무슨 일인가요? 뭐가 문제이지요?"하고 캉갈리가 소년처럼 울면서 물었다.
"암이군요."
"젖꼭지도 암에 걸릴 수 있나요?"
"그렇지 않으면 어디서 걸렸겠어요?"
"우리 집 아이들 스무 명에 주인집 아이들 서른 명--젖이 많이 나와서요."
"뭐라고 하셨죠? 얼마나 되는 아이들을 먹였다고요?"
"오십 명쯤이오."
"오십 명이라고요!"
"그런데요, 선생님."
"맙소사!"
- 마하스웨타 데비. 「젖어미」. 가야트리 스피박. 『다른 세상에서』.태혜숙 역. 여이연, 2003. 47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