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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한겨레신문 2006-10-10] 동네서점 멋진 변신 어린이 책놀이터로…

  • 동네서점 멋진 변신 어린이 책놀이터로…

     

    ? 파주 출판문화단지 안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 ‘꿈꾸는 교실’ 황수경 실장이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꿈꾸는교실’ 제공

     

    파주 출판단지 ‘꿈꾸는 교실’

    파주 출판문화단지 안에는 아이들이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곳이 있다. 단지 초입 이채쇼핑몰 A동 뒤편 다섯수레 출판사 2층의 어린이 도서관 ‘꿈꾸는 교실’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꿈꾸는 교실’. 쿵쾅거리며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 이곳의 주인공들이다. 초등학생 유진아양이 황수경(46) 실장의 도움으로 책을 찾아들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도서관 문 앞에는 노란색 칠을 한 예쁜 책상과 나무의자, 파라솔, 작은 무대 등으로 꾸며진 곳이 있다. 야외 열람실이자 놀이터다. 진아는 친구들과 무대로 올라가 책 속에 빠져들었다. 서서 책을 고르는 아이, 바닥에 앉아 책을 읽는 아이 등. 도서관은 아이들로 북적인다. 어린아이도 있다. 엄마 류제님씨와 함께 온 네살배기 은재는 의자에 앉아 “책 읽어 줘”라며 보챘다.

    아이들이 책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는 황 실장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지난달 13일 이곳으로 이사온 뒤 거리가 멀어 오지 못하게 된 아이들 생각 때문이다. 하루 80여명이던 이용자 수가 지금은 30~40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아이들이 올 수 있는 것도 권성주 회원이 하루 1~2차례씩 승합차로 아이들을 태워다 주기 때문이다.

    350여 회원·강사들 기부 큰힘… 운영 어렵지만 꿈 키워 가요

    ‘꿈꾸는 교실’은 원래 파주시 교하리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근처에 있었다. 처음에는 도서관이 아니라 서점이었다. 고양시에서 참교육학부모회 활동을 하며 어린이책에 관심이 많았던 황 실장은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만나게 해주려고 어린이 전문 서점을 만들었다. 동네 서점의 주 수입원인 참고서류는 팔지 않았고, 어린이책도 좋은 것들만 골라 가져다 놓았다. 영화교실, 짚풀공예, 독서지도 강연, 물물교환 장터 등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도 다달이 열였다.

    장사는 안됐다. 첫달 매출은 200만~300만원. 고양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이 주로 책을 샀을 뿐, 동네 주민들은 와서 읽고 그냥 갔다.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어서 크게 실망은 하지 않았어요. 주민들의 형편을 보니 서점보다는 도서관이 낫겠다 싶었어요.”

    2년여 만에 서점을 접었다. 대신 2004년 1월 자신의 집에 있는 책 1500권을 가져와 ‘꿈꾸는 교실’을 도서관으로 꾸몄다. 운영은 어려웠다. 회원이 내는 연회비 2만원으로는 두 달 건너 한 번씩 내는 소식지를 만들어 보내기에도 벅찼다. 책은 유료 강좌에 참여하는 강사들이 기부한 강사비로 주로 샀다. 회원들의 도서 기부도 큰 힘이 됐다. 지금은 장서만 5천여권, 회원도 350여 가족이나 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생겼다. 세들어 살고 있는 건물이 아파트 건축 터로 수용된 것이다. 주변 상가로 옮기려고 했으나 억대의 돈이 필요해 포기하고 지금의 이곳으로 옮겼다. 그럼에도 공간은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다. 이제 안정된 공간은 ‘꿈꾸는 교실’ 가족 모두의 꿈이다.

    “출판의 메카라고 일컫는 이곳에 어린이 도서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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