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일 ‘책읽는 사회 문화재단’ 이사장의 소개로 알려지기 시작한 이 사업은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조금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책읽는 사회, 삼성, 〈한겨레〉가 함께 벌이는 ‘희망의 작은 도서관 사업’(이하 희망도서관)이 그것이다. 농산어촌 마을의 학교나 민간 도서관을 지원해 복합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대상으로 선정되면, 각종 책과 잡지 음반 등이 지원되고, 영화·전시·공연용 문화공간도 확충된다.
이런 노력은 산발적으로 있었다. 남원 이백초등학교의 도서관은 지역문화센터로 전환됐고, 속리산 수정초교 도서관은 영화 음악 감상실 이외에 원어민 영어교실도 개설했다. 희망도서관은 이런 작지만 의미있는 노력을 지원하고 꽃 피우게 하는 도우미다. 정부 차원에선 2003년부터 초중등학교 도서관 현대화 사업을 벌여왔다. 2007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6000여 학교 도서관에 도서와 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정작 지원이 필요한, 벽오지의 작은 학교는 제외하고 있다.
학교가 사라지면, 아이들과 부모가 마을을 떠나고, 마을은 해체된다. 학교는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는 버팀목이다. 그런 학교의 중심엔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은 ‘리드 네팔’에서처럼 마을 공동체의 버팀목이 될 수도 있다. 작목 선정, 품앗이, 마을 잔치 등 공동체의 대소사가 논의되고,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며,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희망도서관은 지난 8월 지원대상 학교 58개교를 선정했고, 엊그제 처음으로 가평 상면 초등학교의 청우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되살아났다. 작은 출발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뜻은 우리 고향 살리는 희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