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의 작은 도서관’ 사업의 실무를 맡고 있는 삼성사회봉사단 국좌호 대리(왼쪽)와 책읽는사회 이경근 기획실장(오른쪽 두 번째) 등 간사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혜화동 책읽는사회 사무국에서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학교와 이견조정 힘들었지만
도서관 완성되면 한순간 눈독듯
아이들 미래·이농해법 엿봐
‘희망의 작은 도서관’ 사업에는 많은 이들의 땀과 정성이 스며 있다. 온 나라 곳곳에 특히 주로 오지에 자리한 작은 학교를 찾아 학교 쪽의 의견을 모으고 리모델링 작업을 꼼꼼하게 관리하는 일을 맡은 실무자들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읽는사회(이하 책사회)는 지난해 이 사업에 안찬수 사무처장을 비롯, 이경근 실장, 김유리, 신영호, 김신영, 한명히, 선영비, 김동수 간사 등 사무국 인원을 총동원했고, 삼성 사회봉사단의 국좌호 대리도 이 사업으로 인해 어느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시골 학교에 희망을 나눠주는 이들이 지난달 31일 한 자리에 모였다. 올해 사업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작 이날 모임은 책사회 간사들의 좌충우돌 산간지역 학교 체험기에서 이야기의 물꼬가 터졌다.
간사들은 지원대상 학교가 자리한 곳이 오지중의 오지다 보니 학교를 찾아가는 길부터가 모험이었다고 회상했다. 강원도 산골에서 땅끝 해남까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안 가본 지역이 없다고들 한다. 간사들은 낡아서 금방 쓰러질 것 같은 낡은 학교건물과 오래되어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낡은 장서, 그리고 책을 읽을 책걸상 조차 변변치 않은 시골학교의 작은 도서관을 보면서 이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리모델링을 위해 바닥을 뜯었더니 바닥공간이 텅 비어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석분과 자갈을 채워넣은 뒤 바닥을 깔았어요.”(한명히)
“바닥과 천정 심지어 기둥까지 비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아이들이 자란다고 생각하니 아찔했어요”(선영비)
진행을 더디게 하는 건 낙후된 시설뿐이 아니었다. 책사회와 의견이 맞지 않는 학교의 반응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다보니 좌식 공간이나 소파는 물론 화려한 색깔로 내부 장식을 했습니다. 책과 장비만을 갖춘, 이른바 학교에 어울리는 도서관을 원했던 선생님들과의 마찰이 잦았지요. 선생님과의 싸움은 도서관이 완성돼서야 끝이 났어요.” (김선영)
손도 많이 가고 전국을 누벼야 하는 고된 작업이지만 간사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느낄 때면 그간 묵혀 있던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더라고 했다. 간사들은 도서관을 지어주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받았던 카드에 적힌 ‘천국 같은 도서관’이란 표현이 두고두고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국좌호 대리는 이 사업에 특히 정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고 있는 사업 가운데 가장 출장이 많고, 또 처음 추진하는 사업이라 우여곡절이 많지만 자라는 아이들에게 평등한 출발점을 주는 일이라 여겨서 마음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국 대리는 이 사업이 삼성 안에서도 희망적이고 발전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에 갈 때마다 지원의 형태가 책이고 도서관이라는 생각을 자주 되새긴다고 한다.
“복지 현장에 다니다 보면 당장 돈이 필요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돈은 현재를 만족시키지만 책과 도서관은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지원이자, 선물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사업은 아이들의 미래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이 사업을 통해 교육 때문에 농촌지역을 떠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되돌리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도 했다. 국 대리는 도서관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회에 제시하고 싶은 바람도 있다.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어린이 여러분. 기다려주세요. 올해도 저희들이 희망을 싣고 찾아갑니다.”
공동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