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부여 석양초등학교 바윗골 도서관은 아이들에 대한 배려의 마음과 정성이 담겨 있다. 5일 개관식을 마친 도서관 소파에 앉아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들. 자신 왼편은 리모델링하기 전 도서관의 모습 |
건축은 ‘정성’이다. 바윗골 도서관을 설계한 민족건축인협의회 소속 건축가 순천향대 윤의식 교수와 시공자인 타임스페이스디자인의 임학성 실장의 생각이다.
윤 교수는 오랜 동안 고민해 석양초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마음을 설계에 담았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도서관 입구에 있는 화장실. 그에게는 아이들이 도서관을 꺼리게 만든 ‘주범’으로 보였다. 그는 화장실을 뒤로 물리고 입구를 화려하게 꾸몄고 입구 왼쪽에 세면대를 만들어 ‘손을 씻고 들어가야 하는 귀한’ 도서관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보육원에서 지내는 1/3 가량의 학생들이 방학이나 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바닥 전체에는 온돌을 깔았다.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화려한 색상 대신 도서관 공간이 아이들의 배경이 되도록 옅은 색상을 썼다. 높낮이의 변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움푹 파인 곳과 다락방도 만들었다.
시공을 맡은 타임스페이스디자인의 임학성 실장은 수익을 고려하지 않은 헌신적인 시공으로 도서관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4주 동안 60여 명, 연인원 수백 명을 동원해 정성을 담아 도서관을 바꿨다. 벽에는 아이들이 혀로 핧아도 해롭지 않은 천연 페인트를 칠했다. 일반 페인트보다 10배나 비싸다고 한다. 꼭 필요한 3곳을 빼고는 냄새가 심한 락커도 쓰지 않았다.
|
||||||
그럼에도 윤 교수와 임 실장은 아쉬움이 많다. 보육원이 학교 뒤쪽에 자리하고 있어 그곳 아이들이 늘 학교 뒷문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교사 뒤편에서 도서관으로 바로 올라가는 램프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설치미술 하는 분들이 노력 봉사를 해주시기로 했는데, 자재값 4천만원이 없어 포기해야 했습니다. 보육원 아이들에게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희망의 작은 도서관] 석양초 ‘바윗골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