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남긴 도서관’ 되살리기 노력
? 상면초등학교 5학년 담임 김영민 교사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퇴직금으로 이 학교에 도서관을 만든 고 이인순 교사를 기려 세운 비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희망의 작은 도서관 - 가평 상면 초등학교 /
‘희망의 작은도서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경기도 가평군 상면초등학교 도서관은 감동적인 사연을 지니고 있다. 그 사연은 교정에 세워진 ‘고 청우 이인순 선생 송덕비’에 새겨져 있다.
고 이인순 선생은 1957년 상면초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고 서울로 전근간 뒤 췌장암으로 그리 길지 않은 삶을 마쳤다고 한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퇴직금 1천만원을 상면초의 가난한 제자들을 위해 도서관을 만들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학교는 그의 호를 따 청우도서관을 만들었다. 1984년이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예산 부족으로 도서관은 조금씩 제 모습을 잃어갔다. 97년 이 학교에서 교감으로 일했고, 올해 초빙교장으로 다시 온 최명환(56) 교장은 도서관을 되살리려 노력했지만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구르다 ‘희망의 작은도서관’ 사업을 만났다.
“이제야 그 분의 뜻을 제대로 이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꾸미고 싶어요.”
도서관 시설은 열악했지만 상면초는 그동안 학생들의 책읽기 교육에 많은 힘을 쏟았다. 도서관 이용수업과 독서 캠프를 열었고, 매일 아침 수업 시작 전에 독서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5학년 김하은(12)군은 “매일 아침 책을 읽기 때문에 일주일에 2~3권씩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부족한 예산에도 이 학교는 한 해 400~500만원씩을 책을 사는 데 쓴다. 학부모들의 호응도도 높다. 김영민(25·여) 교사는 “19명의 어머니가 명예 사서교사로 독서 지도와 대출·반납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장과 지난해 상면초에 온 송종화(50·여) 교감 두 사람은 이곳에 오기 전 설악면 미원초교에서 함께 도서관 리모델링을 한 경험이 있어 청우도서관을 새로 단장할 꿈에 부풀어 있다.
“독서는 물론 영화를 보고 음악도 듣고 때로는 낮잠도 잘 수 있는 곳으로 도서관을 꾸미고 싶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했으면 해요.”
도서관 리모델링을 앞두고 최 교장은 고 이인순 교사 생각이 자주 난다고 했다.
“스승의 날이면 그분 따님이 학교를 찾아 비석에 헌화하고 갔는데 몇 해 전부터 발길이 끊어졌다고 해요. 청우도서관 새단장 행사때 이 선생님 가족이 꼭 참석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