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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한겨레신문 2006-09-12] 부여 중화초등학교, 전교생 33명 ‘외딴 학교’에 경사났

  • 부여 중화초등학교, 전교생 33명 ‘외딴 학교’에 경사났어요

     

    ? 전교생이 33명뿐인 충남부여군 충화초교 안창식교장(뒷줄 오른쪽)과 교직원들은 희망의 작은도서관이 학생들에게 책읽기는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체험의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 부여군 충화초등학교. 전교생 33명의 작은 농촌 학교다. 두메 학교나 다름없어 부여 중심부에서도 버스로 40분 가까이 들어가야 한다. 충화면 안의 하나뿐인 초등학교로 통폐합 대상학교는 아니지만 학생수 부족으로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 학교에 모처럼만에 기쁜 소식이 날아 들었다. 책읽는사회, 삼성, 한겨레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희망의 작은도서관’ 지원 대상학교로 선정된 것이다. 도서관 담당 신봉연(27) 교사는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며 “선정 소식을 듣고 눈물을 글썽이는 선생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한 충화초교 교직원들은 실의의 나날을 보냈다. 1992년 같은 면에 있던 삼성초등학교가 이 학교로 통합됐고, 올해 3월 함께 있던 남성중학교 충화분교장이 폐교됐다. 학교 가까운 곳에 문방구는 물론 슈퍼도 하나 없는 마을. 학원이 있을 리가 없다. 학부모들도 대부분 주로 벼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처지라 자녀를 부여에 있는 학원까지 보낼 능력도 거의 없었다. 문제명(51) 교감은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위해 부여에만 나가도 너무 좋아한다”며 “학교에서 책읽기만 제대로 할 수 있어도 아이들 교육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여건이 안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학생수 적다고 정부지원도 퇴짜 “선정 소식에 눈물 끌성였어요”

    이 학교 교사들은 수업 뒤 방치되는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의 필요성을 절감했지만 여유공간조차 없었다. 도서관이 없이 학급문고만을 운영하다보니 책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2천여권의 장서는 없어도 그만인 낡은 책들이었다. 2002년 신 교사가 초임 교사로 이 학교에 온 뒤 해마다 300만원어치의 책을 사서 ‘급한 불’은 껐지만 책은 터무니 없이 부족한 상태다.

    충화초교는 지난해말 중학교 폐교가 확정된 뒤 새로 생긴 공간을 도서관으로 꾸미기 위해 정부에서 진행중인 학교 도서관 지원 사업에 신청했다. 하지만 학생수가 적다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충화초처럼 작은 학교에게 적은 학생수는 ‘천형’과도 같다. 축구팀 구성조차 힘이들고, 운동회때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든 종목에 출전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체험학습도 학생수가 적어 이용할 시설이 마땅치 않고, 졸업앨범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희망의작은도서관’ 지원 대상 학교로 선정된 것은 학교에 큰 희망을 줬다. 교사들은 벌써부터 도서관 운영 프로그램 설계에 바쁘다. 신 교사와 함께 1학년 담임 이은애 교사는 독서 교육을 맡기로 했고, 사서자격증을 가진 동네 교회의 목사 부인인 김수아씨는 도서관 운영에 적극 도움을 주기로 했다. 신경희 자모회장을 중심으로 어머니들로 사서도우미를 꾸리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9월1일 초임 교장으로 이 학교에 부임한 안창식(56) 교장은 “전임 교장 선생님과 교직원들의 노력으로 도서관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이렇다할 문화향수 기회가 없는 아이들이 독서교육을 위해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교직원들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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