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도서관 운영 지혜, 새벽 밝히며 묻고 배우고… | |
교사 학부모 전문가 97명 한자리 갖가지 체험·사서없는 현실 토론 |
아이들과 책, 그리고 도서관을 고민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충북 제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 ‘2006 희망의 학교도서관 만들기 워크숍’(사진)은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려 아이들 가까이서 고민하는 이들이 모인 자리였다.
‘학교 도서관, 사람, 그리고 책’을 주제로 한 이날 워크숍에는 ‘희망의 학교 도서관’ 지원 대상 학교 교장, 교사, 학부모 등 97명이 참여해 학교 도서관 운영에 대한 지혜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학교 도서관을 운영하고 학생들의 독서 교육을 맡아온 전문가들로부터 책읽기 교육과 도서관 운영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이성희 인천 예일고 교사는 자신의 경험에 바탕을 둔 학교 도서관 운영 방법을 조목조목 알려줬다. 개관 기념행사와 함께 책을 빌려가는 학생에게 사탕 나눠주기, 100번째·1000번째 대출자에게 문화상품권 주기, 학교 부근 상점의 협찬을 받아 대출 학생에게 상점 이용 경품권 나눠주기 등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유인’하는 재미있는 사례를 제시해 교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모두 읽어요,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그냥 읽기만 해요’ 등을 구호로 내걸고 여러 학교에서 진행중인 아침독서운동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소개했다.
‘아침 독서가 내 생활을 완전히 바꿨다’, ‘독서는 컴퓨터 게임이나 텔레비전, 만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넓고 깊은 지식과 감상의 바다를 일깨워줬다’, ‘사고, 지식, 글쓰기, 특히 집중력이 뛰어나게 발전되었음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등등.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살림 대표는 학부모에 초점을 맞췄다. 김 대표는 “학교 도서관은 우리 아이들과 책을 차별 없이 평등하게 이어줄 수 있는 곳이자 따뜻한 가슴, 시간, 관심, 재능을 이웃의 아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자원봉사의 장”이라고 학부모들의 도서관 운영에 참여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학부모들에게 도서관 문 열기, 아이들 따뜻이 맞아주기, 책 읽어주기 등 잘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다보면 차츰 전문적인 지식과 운영 노하우도 알게 된다며 학부모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덜어주기도 했다.
이어 조월례 어린이도서연구회 상임이사의 ‘마음을 살찌우는 책읽기’, 조의래 경남 창원 성주초 교사의 ‘그림책 바로읽기’, 정재연 서울 효제초 사서교사의 ‘학교 도서관 운영사례’ 등도 참가자들에게 실무적인 도움을 줬다. 충북 보은 속리산 수정초등학교 조철호 교장은 밤 10시까지 도서관 문을 여는 ‘밤에도 열린 학교’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워크숍에는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교사 23명이 참여해 모둠 토론을 이끌며 경험을 나눴다. 이 모임에서는 62명의 사서교사들이 ‘희망의 작은 도서관’ 선정 학교에 대해 멘토 구실을 하게 되는 ‘학교 도서관 만들기 지원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새벽까지 모둠 토론이 이어질 정도로 도서관 운영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열의는 높았지만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한 교사는 “사서 교사 없이 도서관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책과 도서관이 아이들 교육에 중요하다고 여긴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서관 운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