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지었고…자~, 책은 우리가 | ||||
지원금은 리모델링도 빠듯
희망의 작은도서관 책읽는사회, 삼성, 〈한겨레〉가 농산어촌 초등학교 도서관을 새로 단장해주는 ‘희망의 학교 도서관’이 새로운 희망을 낳고 있다. 도서관 리모델링이 시작되면서 교직원과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와 동문회, 지역 주민 등 학교 공동체가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도서관 공간이 너무 커 지원금만으로 리모델링 비용이 모자라는 학교에서 더욱 활발하다. ‘희망의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에 지원되는 금액은 한 학교에 최대 1억원. 농산어촌 학교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다. 하지만 도서관 평수가 60평이 넘어 80평에 이르는 도서관의 경우 평당 130만~150만 원이 드는 공사비로 인해 리모델링에 대부분의 돈이 들어간다. 2천만~3천만 원이 드는 전자장비와 최소 1천만 원 가량 필요한 책값에 쓸 돈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이를 메우기 위해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82평의 도서관 크기 때문에 리모델링 비용이 9천만 원 가까이 든 충북 음성 맹동초는 빠듯하지만 학교 예산을 활용해 5대의 컴퓨터를 들여놓았다. 책 마련은 학교 운영위가 발벗고 나섰다. 운영위는 지난달 중순 열린 회의에서 도서 기금을 마련하기로 결의했다. 학부모, 지역 주민, 동문 등을 대상으로 도서관에 책 보내기 운동도 시작했다. 충북 진천 문백초도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들어 도서 구입비가 모자라는 처지다. 유재구 총동문회 회장이 도서 기금을 내기로 하면서 동문들의 모금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 기업 금성개발도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기로 했다. 충남 부여 석양초는 주민을 대상으로 도서관을 개방하기에 앞서 성인용 도서가 모자란다는 생각에서 교장과 교직원이 앞장서서 도서 기증 운동을 펴고 있다. 교직원들이 움직이자 학부모들도 도서 모으기에 나섰다. 이 학교는 도서관 운영 프로그램도 이미 짰으며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야간 개방을 위한 자원봉사자도 이미 확보했다. 이에 앞서 이 학교는 부여교육청 지원으로 복도 쪽 외부 덧문을 설치하고 낡은 계단을 도서관에 맞게 예쁘게 단장하기도 했다. ‘희망의 학교 도서관’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도 지원에 나섰다. 수서 업무를 담당하는 도서유통업체 ㈜서당과 도서 마크 및 라벨 작업을 맡은 ㈜인터메타는 경북 포항 죽장초에 500여 권의 책을 기증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가 나선 데는 이 학교의 딱한 사정 때문이다. 죽장초는 오랫동안 지원을 받지 못해 학교 건물이 너무 낡아 리모델링 비용이 특히 많이 들었다. 건물 기둥에 빔을 설치하거나 바닥과 지붕도 손을 봐야 했기 때문에 리모델링 비용만 8천만 원 가까이 투입됐다. 책읽는사회 김유리 간사는 “도서관 개관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학교 공동체의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희망의 학교 도서관이 지역 공동체의 구심 구실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