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06-08-30] 76개교 도서관, 낡은 건물·책 새단장 꿈 ‘쑥쑥’ 서류심사 통과한 76개교 찾아가 살펴봤어요
▶ 전남 담양군 대마초등학교 김동금 교사(오른쪽)가 7일 현장 조사를 위해 학교를 찾은 ‘희망의 작은도서관’ 사업 실사단원에게 학교 도서관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책읽는사회 제공 |
책읽는사회, 삼성, 한겨레가 함께 벌이고 있는 ‘희망의 작은도서관’ 사업 추진 사무국은 실사단을 만들어 8월 초 2주 동안 서류심사를 통과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학교도서관 전문가, 현직 교사, 건축 및 인테리어 전문가 등 26명으로 이뤄진 실사단은 8개 조로 나뉘어 휴전선 가까이에 있는 강원도 고성부터 경남 거제, 전남 진안까지 76개교를 찾아 해당 학교 도서관 실태를 조사했다.
대부분의 학교 도서관은 낡은 건물과 철지난 책들로 인해 70년대 영화 세트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열악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좋은 도서관을 만들어주기 위한 교직원과 주민들의 열의는 무더운 여름의 태양보다 뜨거웠다.
충북 옥천군 청산초교는 지역 주민들이 ‘희망의나무 도서기금’을 마련해 책 구입에 힘을 보탰고, 밤 9시30분까지 문을 여는 도서관 운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었다. 교직원이 정해진 퇴근시간도 없이 아이들 교육에 힘을 쏟는 전남 남원시 이백면 이백초교는 도서관을 지역문화센터로 바꾸려 준비중이었다. 전직 교사의 유언으로 세워진 도서관을 운영중인 경기 가평군 상면초교, 학부모들이 독서모임을 만들어 아이들과 책을 읽는 전남 영광군 대마초교, ‘기적의 도서관’을 둘러본 뒤 아이들에게 좋은 도서관을 만들어주고자 애써온 충남 아산 송남초교 등 많은 학교에서 도서관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농산어촌 초등학교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학교가운데 상당수는 학생수가 적어 정부의 도서관 사업에서 우선 순위가 밀려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가 ‘희망의 작은도서관’사업이라는 단비를 만났다며 반겼다.
충북 보은군 내북초등학교 최춘국 교장은 “보은군은 예산이 크게 부족해 지자체와 매칭펀드로 지원되는 도서관 지원 농특자금조차 받을 수가 없었는데 ‘희망의 작은도서관’ 사업 이야기를 듣고 너무 기뻤다”며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최첨단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전북 익산시 성당면 성당초교는 학생의 18%가 한국인 아버지와 이주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온누리안’(코시안)이어서 학교는 도서관 사업 지원을 받게 되면 이들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실사단에 참여했던 남한산 초등학교 서길원 교사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힘을 합해 학교와 농촌 지역을 함께 살리는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희망의 작은도서관 사업이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희망의작은도서관’ 사업 실사단/
정리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