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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7
    [노컷뉴스 07-12-25] 얘들아, 엄마들이 만든 도서관에 놀러와

  • [노컷뉴스 2007-12-25]
    얘들아, 엄마들이 만든 도서관에 놀러와?
    동화공부하던 주부 6명이 만나 자발적으로 만들어?


    20평 남짓한 공간에 책들이 빼곡하다. 저마다 꺼내든 책 속에 빠져든 모습은 천태만상. 개구장이 녀석들은 난간 위에 자리를 잡았고 바닥에 업드리거나, 비스듬히 기대고 아예 드러눕기도 한다. 다락방은 구석진 곳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 발랄한 아이들의 모습 만큼이나 책읽는 모습도 제각각이다.

     지난 21일 광주지역에 처음으로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광주 서구 풍암동 롯데슈퍼 4층에 둥지를 튼 아이숲 어린이 도서관. "우리 동네에도 '기적의 도서관' 같은 어린이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바랬던 지역의 엄마들이 오랜시간 직접 힘을 모아 자발적으로 만든 어린이 도서관이다.

     동화를 공부하던 서구지역의 주부 6명이 6개월전 지역 공동체 운동을 펼치던 광주시민센터와 만나 막연히 꿈꿔왔던 '소망'을 현실로 이뤄냈다.?

    동화공부하던 주부 6명이 만나 자발적으로 만들어

     하지만 꿈을 현실로 만들기까지 그 과정은 그야말로 험난했다. 가진 건 열정과 의지 뿐이었기 때문. 도서관 만들기에 나선 엄마들은 정기적으로 도서관 운영과 이론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기금과 책 모으기 운동을 함께 했다. 일일 밥집을 열고 후원 회원을 모았다.?

    지역의 학부모, 아동문학가, 주민 등 도서관 건립에 공감한 이들이 선뜻 내놓은 쌈짓돈으로 기틀을 잡았다. 어른들을 위한 도서관 한쪽 귀퉁이에서 더부살이하는 도서관이 아닌, 어린이를 위한 전용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인천 부산의 어린이 도서관을 일일이 찾아가 운영방법과 노하우도 배워왔다.?

     20여평의 공간은 철저하게 아이들을 위해 설계됐다. 다락방, 책고랑, 아지트같은 구석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만한 요소가 가득하다. 책읽기를 강요하기 보다 놀며 즐기며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게 하려는 세심한 배려가 담겨있다.?

     초대 도서관장을 맡은 정봉남씨는 "어른들 눈치 안보고 떠들어도 되는 도서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슈퍼에 장을 보러 나왔다가 그렇게 쉽게 들러서 놀다 갈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며 "논술의 도구로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책읽기의 즐거움을 알고 스스로 책을 찾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고 말했다.?

    후원기금·책 모으기 운동 벌여, 놀며 즐기는 책문화 만들고 싶어

     도서관에는 기증받고 새로 구입한 책 1천여권이 비치돼있다. 주로 어린이 그림책이 많지만 청소년책에도 비중을 두고 매달 신간을 구입할 예정이다. 도서관 운영 역시 엄마들이 직접 맡아 책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사서로 자원봉사하는 엄마들이 매일 오후 4시 책을 읽어주고 매달 문화 체험 행사를, 철마다 작가와의 만남, 어린이 문학기행 등을 열 생각이다. 또 시시때때로 작은 책 전시회도 마련할 계획. 청소년 독서모임도 조직하려고 한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명제를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준 아이숲 도서관 정 관장은 "아이들이 자유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욕심에서 시작했지만 책을 매개로 교육공동체의 꿈을 조금씩 실현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서관은 어린이 전용이지만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다.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고 토요일에는 오후 3시까지 문을 연다. 일요일은 휴무.

    광주 매일신문?김소연기자 * 위 기사와 관련된 모든 법적 권한 및 책임은 광주 매일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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