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7 [한겨레신문 2007-05-04] 18년간 꿋꿋한 운영 서가·홈피 단장할 꿈
[한겨레신문 2007-05-04] 18년간 꿋꿋한 운영 서가·홈피 단장할 꿈 희망의 작은 도서관 = 대구 상인2동 새벗도서관
▶ 새벗도서관 신남희 관장(왼쪽)이 지난 3월 ‘희망의 작은도서관 사업’ 대상자 선정을 위해 도서관을 찾은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이경근 기획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책읽는사회 제공
대구지하철 1호선 월배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가 5분 가량 걷다 보면 깨끗한 신축건물 9층에 ‘새벗도서관’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새벗’은 대구 최초의 사립공공도서관으로 110평 공간에 3만5천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하루평균 이용객은 100명, 주말에는 300명씩 주민들이 찾아온다. 현재 달서구 상인2동은 재개발중이라 기존 아파트 주민, 신규 입주민, 근처 월배시장 상인까지 모두 새벗의 이용객이다.
‘새벗’ 가족들은 요즘 싱글벙글이다. ‘희망의 작은도서관’ 사업 지원대상자로 뽑혔기 때문이다. ‘새벗’의 서가들은 천장까지 닿아 있다. 가장 높이 있는 책은 웬만한 성인남자가 팔을 뻗어도 꺼내기 어렵다. 아이들 책이 꽂혀 있는 서가 역시 마찬가지다. 책을 꺼내려면 어른들의 도움을 받거나 높이뛰기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제 ‘새벗’은 아이들도 쉽게 책을 빼고 꽂을 수 있는 서가를 들여올 수 있게 됐다. ‘새벗’은 홈페이지 단장도 지원받게 됐다. 앞으로 홈페이지를 매개로 대구의 다른 작은 도서관, 나아가 전국의 작은 도서관들끼리의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새벗’의 역사는 올해로 18년. 1989년 대학을 졸업했을 때 25살이었던 신남희 관장이 고등학교 선배, 대학 동기와 함께 대구 중구 봉산동에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15평 공간에 장서는 고작 2000권이었다.
자원봉사·후원금에 의지하다 사립공공도서관 1호로 지정받아 “독서운동이 긍정적 변화 동력되길”
하지만 ‘새벗’은 책에 목마른 이들에게 단비같은 존재였다. 늘어나는 이용자에 비해 비좁은 공간과, 학생과 직장인의 도서관 이용 행태가 다르다는 점 때문에 고민하던 신 관장은 90년 7월 ‘새벗청소년도서관’을 분가시켰다. 이어 94년 6월엔 뜻있는 대구시민의 기금 4000만원을 모아 중구 남일동에 2만권을 보유한 50평 규모의 민간도서관으로 정식 등록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구성애, 신영복씨 같은 유명인사 초청강연, 태백산맥 문학기행, 백화점 내 공간을 빌린 영화상영과 같은 문화행사를 열었다. 행사 때마다 정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시민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98년까지 새벗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에만 의존했다. 일하는 사람들은 교통비만 받으며 도서관에 대한 애정 하나로 일해야만 했다. 지속 가능성을 늘 고민해야 했다. 이를 개선하고자 신 관장은 당시 일곱 살이던 딸을 데리고 문화관광부에 가서 사립도서관을 지원해 달라고 외치고, 2002년엔 대구에서 열린 ‘도서관대회’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전무한 ‘전국 사립도서관 실태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노력으로 ‘새벗’은 99년 2월 달서구 성서지역으로 이사하면서 대구시 1호 사립공공도서관으로 등록되었고, 월 22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2002년부터는 연간 예산의 35% 정도를 지원받고 있다.
신 관장이 생각하는 새벗의 동력은 무엇일까? “대구시민들은 도서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 비춰 지금까지 새벗을 움직여온 내면적 동력은, 대구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