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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26
    아Q주의(A Qism) - 도정일

  • 루쉰(魯迅)의 1921년 소설 『아Q정전(阿Q正傳)』이 유행시킨 '아Q주의'(A Qism)라는 용어는, 밖에서 실컷 얻어맞고 패했으면서도 집에 돌아와서는 "나는 패하지 않았다. 나는 정신적으로 승리했다"라고 믿는 정신상태(루쉰이 노린 것은 외세에 노상 패하고서도 '정신적 승리'를 주장하는 중국인에 대한 비판이다)를 의미한다. 우리의 '아Q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쉽게 말하면, 문화적 혼합성의 정도가 높아 자기 정체성을 주장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무의미해지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잡종화 현상'이다. 아주 한자이름도 아니고 아주 영어이름도 아닌 '아Q'는 잡종성-혼합성의 좋은 표상이다.

     

     

    - 도정일. 『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 생각의 나무, 2008.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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