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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7
    [소년한국 2009-03-10] 성대에 망울이 생길 정도로 책 읽어 줬더니 알아서 '척척'




  • 예진이는 2007년 입학할 때만 해도 학교 공부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

    어머니 손현주 씨는 "6 세 때부터 학습지로 수학과 국어 등을 공부시켰어요. 그런데 막상 입학해서 공부를 못 따라가니 어이가 없었죠. 나중에야 그 이유가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인 것을 깨달았어요."라고 밝힌다.

    유아기 때 책을 가까이 못했던 예진이는 배경 지식이 없어 교과 공부가 어려웠고, 그렇다 보니 당연히 수업이 지루했다. 과학관, 박물관에 체험 학습을 가도 어휘력이 딸려 이해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이에 그해 5월부터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손 씨가 쉽고 재미있는 책을 가려 하루 10 권 정도씩 읽어 주었다. 그러다 무리해서 성대결절까지 왔지만 책 읽어 주기를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이런 어머니의 노력으로 책에 흥미를 느낀 예진이도 얼마 뒤 스스로 책을 잡고 하루 1 시간 이상 독서에 빠지게 됐다. 좋아하는 책은 거듭 읽었다. 창작 동화 '빗자루를 타고 온 때때'는 12 번이나 봤다.

    창작 동화를 읽으며 어휘력이 늘었고, 인물ㆍ사회ㆍ과학 등의 책을 통해 이해력과 지식이 쌓여 갔다. 이제까지 읽은 책이 무려 1000 권이 넘는다.

    이런 독서 처방의 효과는 예진이가 2학년에 올라가면서 확실히 나타났다. 의사 표현이 정확해졌고, 글쓰기 실력도 몰라 보게 나아졌다. 평가표의 모든 영역은 '매우 잘함'으로 채워졌다.

    예진이는 현재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그 대신 교과 공부 이외에 영어 동화책도 하루 1 시간씩 읽으며 부족할지 모를 부분을 메꾸고 있다. 하루 2시간은 넉넉히 혼자 책상에 앉아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다.

    하루 계획표를 직접 만들어 그에 맞춰 공부하는 것도 예진이만의 비법이다. 목표에 이른 정도에 따라 동그라미나 세모, 엑스 표시를 하며 하루를 정리한다.

    예진이의 발전을 손 씨는 요즘도 책 읽어주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워킹맘인 손 씨가 퇴근해 집에 오는 시간은 밤 10시쯤, 오자마자 씻고 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책부터 든다. 이렇게 예진이가 잠들기 전에, 매일 한 권의 책을 읽어준다. 엄마가 집에 없는 동안 두 살 어린 남동생을 돌보며 스스로 공부하는 기특한 딸에게 주는 엄마의 정성이다.

    "집에 없으니 텔레비전을 보는지 오락을 하는지 알 수가 없지요. 하지만 불안해만 하면 제 일도 제대로 못할 뿐더러 아이도 힘들어지죠. 무조건 믿어요. 그랬더니 정말 스스로 알아서 잘 하더라구요."

    이렇게 믿는 만큼 자라 주는 딸이 어찌 대견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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