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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22
    죽은 소, 썩은 고기 -『정글』中에서

  • 어느 날 한 사람이 미끄러져 다리를 다치는 일이 일어났다. 그날 오후 마지막 소까지 처분한 뒤 사람들이 작업장을 떠나고 있을 때, 유르기스는 따로 불려 가서는 다친 사람이 평소에 하던 특별한 일을 하도록 지시받았다. 꽤 늦은 시간이어서 사방은 어두워졌고 정부 조사관도 가버렸으며 작업장엔 열두어 명 정도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날 거기선 약 4천 마리의 소가 죽었다. 그것들은 먼 지방으로부터 화물 열차에 실려 온 것들이었는데 그 중엔 상처 입은 소도 많았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배가 찢어진 소는 물론 이미 죽은 소들도 섞여 있었다. 어떻게 죽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소들이 이 어둠과 고요 속에서 처리되었던 것이다. 상처 입거나 죽은 소들을 처리하는 사람들은 그런 소들을 "다우너Downer"라고 불렀다. 도살장에는 이것들을 몰래 도살대로 올려 보내는 특별 승강기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들 상한 가축을 취급하는 특별반은 사무적인 냉혹함 속에서 일을 해 나갔다. 그리고 그들은 아주 평범한 어조로 그건 매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두 시간 만에 그러한 소들은 도살되어 여러 가지 처리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유르기스는 그것들이 냉동실로 옮겨져 다른 고기들과 구별되지 않도록 이곳저곳에 분산되어 매달리는 것을 보았다. 그날 그는 집으로 와서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이제야 미국에 대한 그의 믿음을 조소하던 사람들이 옳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서서히 떠올랐다.

     

     

     

    - 업튼 싱클레어. 『정글』.  채광석 역. 페이퍼로드, 2009. 99-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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