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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3-08
    2012년 북스타트 도서가 선정되었습니다(도서목록)


  • 
    2012 북스타트 도서가 선정되었습니다




    북스타트 도서선정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세 개의 지역에서 삼 개월 동안 지역위원들이 모여 신간 도서를 검토하고, 아가들에게 읽어주면서 반응을 살피고 난 후에, 각 지역의 위원장님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올해 북스타트 꾸러미에 들어갈 그림책을 골랐습니다. 인천에서는 심사위원들이 도시락을 같이 먹으며 밤새 그림책을 검토한 날도 있다고 합니다. 할머니 활동가 이옥성 선생님은 400권이 넘는 책의 내용을 일일이 자필로 기록한 찾기노트를 따로 만드셨다고 합니다.
    도서선정에 참여한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도서선정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2년을 위한 북스타트 도서선정에 붙여

    1. 북스타트, 굿 스타트

    아기의 첫 사람은 어머니다. 아기는 잉태되는 순간부터 어머니와 함께한다. 열 달 동안 어머니와 꾸준히 마음을 나눈 후에야 아기는 비로소 두 번째, 세 번째 사람을 만날 용기를 얻게 된다. 뱃속에 있는 열 달 동안 엄마와 아기가 어떤 방식으로 교감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두 사람 사이에는 일종의 ‘사인sign’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언어로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엄마와 아기는 불편함, 평온함, 흥미, 놀라움 등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열 달을 보낸다.

    엄마 뱃속에서 독립하여 바깥으로 나온 아기를 기다리는 것은 말과 이미지다. 아기를 부르는 말과 아기를 보고 웃는 표정이 일치하는 경험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모호한 소리, 모호한 촉감에 의지하여 엄마 몸 바깥의 세계를 상상하였을 아기에게 선명한 ‘언어의 체험’은 충격적일 것이다. 아기는 이 충격을 시작으로 언어의 힘을 빌려 급속한 성장을 시작한다. 낯선 세계와 분주한 상호작용을 벌인다.

    북스타트 활동은 아기의 첫 책을 마련해주는 일이다. 책은 말과 이미지로 되어 있다. 그러나 책 속의 말과 이미지는 단순히 지시적 도구가 아니다. 그림과 말은 어우러져 하나의 분위기,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북스타트는 모든 아이들이 책과 더불어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육아지원 활동이다. 미국의 헤드스타트가 영유아의 언어 능력을 길러주는 데 집중하여 인지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면 북스타트는 감성과 이성을 포괄하는 예술적 체험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일이다. 조기 교육 프로그램이 교육 대상자인 한 사람의 영유아를 향하고 있다면 북스타트는 책꾸러미가 영유아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과 책꾸러미를 받는 또래 아기들을 함께 이어주고 있다. 북스타트는 책꾸러미에 들어갈 책을 찾고, 꾸러미를 만들고, 꾸러미 속의 책을 읽어주고, 책에 귀 기울이는 부모, 아이, 봉사자가 다 함께 굴리는 커다란 바퀴다. 시행의 주체와 부모는 보다 긴밀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다. 북스타트 안에서 아이는 자신의 삶 전체를 ‘좋은 출발’로 바꾸어놓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만난다.

    이 귀한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어떻게 건네줄 것인가는 북스타트의 매우 중요한 고민이다. 북스타트는 언제나 ‘가장 좋은 것, 가장 아름다운 것, 가장 소중한 것’을 건네주어야 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북스타트코리아는 올해도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책’을 찾기 위해 도서선정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에는 관련 분야 연구자와 교사, 도서관 현장의 사서와 활동가, 아이를 먼저 키운 선배 엄마 아빠가 두루 참여하였다. 심사는 방방곡곡의 현장 활동가로 구성된 지역심사위원회의 논의와 검증을 거친 뒤 다시 최종 심사위원단이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많은 후보작을 검토해야 했던 지역심사위원회에서는 밤샘 독서모임이 열리기도 했고 최종심사 토론도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 심사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위원회는 책꾸러미가 아이 앞에 놓였을 때 일어날 여러 상황에 대해 깊이 숙고하면서 검토를 거듭하여 2012년 북스타트에 쓰일 도서를 선택하였다.

    한국에서 북스타트는 2003년 서울 중랑구에서 처음 시행되었다. 해마다 널리 퍼져나가 2011년에는 12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104,982명의 영유아들에게 책꾸러미를 전달하였다. 올해도 이번 심사에서 찾아낸 좋은 책이 책꾸러미에 담겨 더 많은 영유아에게 전해질 것이다.

    2. 선정하면서 고려한 점
    2010년과 2011년에 출판된 국내 도서를 가장 우선 검토하였다. 해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어린이책을 북스타트 책꾸러미에 반영하여 시대의 변화와 어린이의 호기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다. 다만 생후 18개월까지의 영유아 대상 도서는 신간이 충분히 출간되지 않는 사정을 감안하여 이전 출간 도서들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한 이전에 출간되었더라도 선정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책이 새롭게 발견된 경우는 함께 검토하였다.

    선정한 책은 크게 세 묶음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영유아의 연령에 따라 북스타트, 북스타트 플러스, 북스타트 보물상자로 나누었다. 모두 그림책이며 책의 크기와 엮은 방식에는 단계별로 차이가 있다. 생후 18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북스타트는 영유아의 시지각 발달상황과 감각의 협응 능력을 헤아려 책을 선정하였다. 생후 19개월에서 36개월은 북스타트 플러스, 37개월부터 취학 전까지는 북스타트 보물상자로 나누었다.

    각각 연령별 발달의 차이가 크지만 비슷한 연령대 안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기준으로 선정하고자 하였다. 최근 영유아의 발달단계에 적합한 책보다는 높은 단계의 책을 조급하게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서두름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 따라서 북스타트는 앞서 나가기보다는 차근차근 성장의 속도를 뒤따를 수 있는 책을 선정하여 다른 영유아와 발달을 비교하면서 느끼는 부모의 박탈감이나 불필요한 조바심을 진정시키고자 하였다. 주위와 견주는 경쟁적 책읽기는 영유아를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독소와 같기 때문이다. 첫 그림책이 아이와 잘 맞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부모와 자녀의 상실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책을 선정하고자 했다.

    그림책은 크게 지식 그림책과 이야기 그림책으로 나눌 수 있다. 북스타트에서는 이야기 그림책을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인지 능력의 향상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몸과 마음, 삶과 세계를 향하여 책읽기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 북스타트의 의의에 맞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지식 그림책으로 분류되는 책 가운데에도 서사가 강하고 풍부한 예술적 시도가 있었던 책은 포함시켰다.

    아직 글자를 잘 알지 못하는 영유아의 특성을 고려하면 부모나 양육자가 읽어 줄 때의 운율감과 리듬감이 살아있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들이 학습이 아니라 놀이처럼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책인지 살펴보았다. 올바른 지식과 가치를 전달하면서도 책을 처음 만나는 영유아에게 신나는 기분을 안겨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책은 힘들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상상할 수 있는 재미있고 놀라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평생 책읽기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또한 짤막한 그림책이지만 자연과 세계에 대한 폭넓은 시야와 다양한 가치를 담고 눈에 보이는 것의 뒷면까지 생각하도록 이끄는 책이 있다. 읽어주었을 때 첫 반응은 잠잠하다가 읽어줄수록 어린이의 사랑을 받는 책도 있다. 그림책은 아이와 세계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속도나 방식이 책마다 조금씩 달라서 어떤 책은 그 형성과정이 더디다. 올해 북스타트는 직접 영유아를 찾아가 지속적으로 후보작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몇몇 가정에서 아빠의 책 읽어주기 활동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그림책에 대한 영유아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흔쾌히 다가오지 않지만 영유아의 마음을 점차 사로잡아 마침내 속 깊은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그림책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유아가 처음 만난 그림책은 가슴속 깊이 인생의 그림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좋은 그림책은 아이의 성장이 느긋하게 손발을 맞추면서 긴 시간 함께 하는 그림책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더라도 영유아 시절 읽은 그림책을 쉽게 펼쳐볼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그림책은 그 어린이의 경험에 오랜 동반자가 되어주면서 읽을 때마다 삶의 다른 국면을 열어 보여주기 때문이다. 북스타트는 그런 속 깊은 그림책을 정하고자 하였다.

    도서 선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좋은 그림책은 ‘빠른 책’보다는 ‘느린 책’이라는 것을 부모와 학교가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랐다. 비슷한 기획을 좀 더 현란하게 전달하려는 출판계의 시도가 주춤해졌으면 좋겠다. 영유아의 공감과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그들의 연령과 구매력을 선점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발달단계를 앞서 추천하는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권의 힘’을 믿게 만드는 책보다는 물량공세로 일단 수십 권을 연달아 기획하는 책에 대한 우려도 크다. 북스타트가 그런 성급한 움직임을 제자리로 돌리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밖에 심사과정상 어쩔 수 없이 참여한 출판사의 책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밝힌다. 수많은 영유아 그림책 가운데 제한된 수의 책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행여 아쉽게 놓친 부분이 있을 것이다. 북스타트가 제안하는 그림책은 주어진 조건의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선정한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 책이 곧 우리나라 그림책의 모든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더 많은 출판사가 북스타트에 참여하여 북스타트 도서 선정의 깊이와 폭이 더 풍부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3. 선정 과정에서 발견한 의미
    이번 북스타트 도서 선정의 1차 선정은 2011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3개 지역의 지역별 심사위원회가 나누어 맡았다. ‘제천기적의도서관’, ‘인천 연수구 북스타트’, ‘경남 학교도서관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그곳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가능하면 촘촘한 과정을 거쳐 책 읽는 현장의 목소리를 곧게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천기적의도서관’ 심사위원회에는 지역 그림책 모임 1기와 2기의 엄마들이 참여하였다. 직접 영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상 도서를 집으로 가져가서 직접 읽어주면서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였고 ‘찾아가는 북스타트’를 구성하여 아기들이 있는 곳을 방문하여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기간을 두고 반응을 살핀 결과 독자가 서서히 열광하는 좋은 그림책이 있음을 알 수 있었고 그림책에 대한 성인과 영유아의 관점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독자 연령이 어릴수록 책에서 그림의 영향력이 매우 큰 것을 지켜보면서 그림책의 생생한 원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지역에도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림책의 색이 책을 읽은 후 어린이가 그리는 그림의 색에 그대로 묻어나는 경우를 여러 차례 보았다.

    ‘인천 연수구 북스타트’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심사위원이 참여하였다. 심사위원단은 이번 선정과정을 통해서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경험을 하게 된 것에 감사하였다. 자녀를 모두 키우고 손자손녀를 바라보면서 북스타트에 참여한 60대의 심사위원 이옥성 님은 북스타트 심사 과정을 통해서 이웃집 아이,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열렸다는 소감을 말했다. 그림책을 통해 다른 책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도 보람이라고 했다. 이옥성 님은 날마다 오후 두 시부터 저녁까지 도서관에 나와 그림책을 읽었다. 한 권을 읽을 때마다 손글씨로 빼곡한 독서 기록을 남겨 400여 권의 대상 도서를 모두 정리한 후 내용을 모임과 공유하였다. 이후 출판사별로 보기 좋게 재배열하기도 한 이옥성 님의 기록은 개인적으로 집안의 가보 공책이 될 뿐만 아니라 북스타트에도 놀라운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북스타트 심사위원들도 다함께 도서관 밤샘 책읽기를 하면서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심사에 박차를 가했다. 깊은 밤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다가 사이사이 열띤 토론을 통해 공통점을 찾아갔던 그 시간은 잊지 못할 기억이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어린이책에 대한 의견이 모였다. 그동안 책과 어린이 사이를 묵묵히 연결해왔던 자원활동가들이 현장에서 수백 권의 새로운 실물 그림책을 대하면서 느끼는 바도 컸다. 심사과정 내내 현장 활동가들의 충실한 성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경남 학교도서관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초등학교 교사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영유아 그림책을 일상적으로 접하지 않는 어른들도 여럿 있다. 이번 북스타트 활동을 통해서 그림책을 공부하고 좋은 그림책의 기준을 마련하면서 초등학교 교육에서도 그림책을 더욱 다양하게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현장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다보니 영유아 시기의 그림책 경험과 학교 안 공교육의 독서 경험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그림책이 평생의 책이 되기 위해서는 상급 학교의 교육 과정에서 그림책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더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5-6학년이 되면 자신의 그림책 만들기 활동도 가능하다. 이미 초등학교 교과서 안에 좋은 그림책이 상당수 들어와 있는데도 부모들이 그림책은 취학 전에 읽는 책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북스타트를 통해서 ‘그림책은 오래 오래 읽는 책’이라는 것을 모두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차 선정을 위한 토론에는 전문가와 활동가, 지역 주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차 선정에서 이루어진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확인과 더불어 몇몇 예민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죽음 등 우울한 주제를 다룬 그림책을 북스타트 도서로 선정하는 것이 좋은가?”에 관해서는 “표현의 방식과 구체적 내용이 중요하며 주제 자체는 어린이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므로 포함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으로 정리되었다. 병아리의 죽음이나 가까운 가족과 이웃의 죽음은 어린이라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취학 영유아 대상의 그림책인데 초등학교 생활을 묘사한 이야기를 선정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학교생활은 미취학 영유아가 동경하는 미래 경험의 요소이므로 다루는 방식이 적합하다면 선정해도 좋다”는 의견으로 정리하였다. 자라는 어린이는 늘 형이나 언니의 생활을 궁금해하고 자신도 그렇게 쑥쑥 크기를 소망한다.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상상력을 더해주는 것이 그림책이기도 하다.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에서 자라는 어린이가 많은 현실에서 엄마와 아빠를 구체적으로 지칭한 영유아 그림책은 어린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가”라는 의견도 있었다. “읽어주는 사람이 상황에 맞게 호칭을 조절할 수 있고 책의 내용이 적합하다면 선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엄마 아빠’라는 낱말이 등장하는 것보다 더 문제인 것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그림책이며 독자는 그 책에서 받는 상처가 더 크다. 장차 누군가의 엄마와 아빠가 될 수 있는 어린이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가족 구조 안에서도 사랑의 힘을 발견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 도서 선정 결과
    2012에는 모두 88종의 도서를 선정하였다. 단계별로 살펴보면 북스타트 30종, 북스타트 플러스 27종, 북스타트 보물상자 31종이 선정되었다. 자세한 결과는 발표된 목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경향과 대표적으로 눈에 띈 작품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덧붙인다.

    생후 18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북스타트의 경우 귀로 확인하였을 때 생기를 느낄 수 있도록 소리 표현이 활달한 책이 많았다. 또한 영유아의 시지각 발달을 고려하여 선명한 색감이나 흑백 표현을 적극적 요소로 활용한 책이 눈에 띄었다. 『하양 까망』이나 『냠냠냠 쪽쪽쪽』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아기들이 만지고 놀기에 적합한 크기와 안전한 재질, 모양으로 되어 있는가도 중요한 판단의 조건이 되었다.

    생후 36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북스타트 플러스의 경우 상상력을 자극하는 풍부한 소재로 그림책의 이야기가 확장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도시에서 자라는 어린이에게 자연의 부드러움과 신비함을 느끼게 해주는 『숲속 재봉사』나 『안녕, 달토끼야』, 거침없는 호연지기를 키워주는 『나는 괴물이다』 같은 작품이 공통적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나무 하나에』는 예술성이 뛰어난 그림과 차분한 전개가 돋보였다. 더디지만 깊게 어린이의 마음을 건드리는 작품이라는 평을 나누었다.

    생후 37개월부터 취학전까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북스타트 보물상자는 그림책 안에서 본격적인 서사가 펼쳐지면서 세상과 어린이 사이에 시작되는 구체적 고민을 다룬 이야기들이 많았다. 우리 옛이야기나 판타지의 상상력을 펼친 그림책도 눈에 띄었다. 이야기 기법과 표현 방식도 더욱 과감해졌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친숙한 방식의 『우리 엄마가 좋은 10가지 이유』가 안겨주는 감동이 있는가 하면 『뻐꾸기 엄마』와 같은 새로운 스타일이 느끼게 하는 힘도 있다. 한편 이 시기는 어린이가 새로운 것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을 직접 자신의 행동으로 실천해볼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집 지킴이야』나 『책이 꼼지락꼼지락』, 『신기한 독』처럼 모험과 환상이 담긴 이야기가 그들의 움직임을 더욱 독창적인 방향으로 독려할 수 있다. 사회와 현실에 대한 관심에 침착하게 부응하는 『짜장면 더 주세요』나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이 시기의 독자에게 알맞은 작품이라고 보았다.

    5. 선정을 마치며
    이번 선정과정에서 고마운 분들이 많다. 수백 권의 책을 읽고 밑줄을 그으면서 정성껏 심사에 함께 해주신 지역의 선정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책을 보내주고 심사를 기다려준 출판사의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어린이책을 만들기 위해 밤새우며 노력하는 글작가와 그림작가, 기획자 모두에게도 감사드린다. 한 권이라도 더 멀리, 더 필요한 곳에 책꾸러미를 보내기 위해서 이 모든 어려운 과정을 탄탄하게 이끌어가는 북스타트코리아의 운영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책읽기의 힘은 질문의 힘으로 이어진다. 자라면서 더 많은 것을 묻고 궁금해 하는 어린이가 더 즐겁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스타트는 그런 어린이의 모험에 좋은 출발의 동반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진행하는 일이지만 책을 읽은 어린이가 든든하게 이끌어 갈 우리의 미래를 믿고 그들에게 앞날을 짐 지우는 일이기도 하다. 이미 자란 어른이 건네주는 책꾸러미는 인류의 내일을 부탁하며 건네는 간절한 희망의 꾸러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바라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이 책꾸러미가 ‘울퉁불퉁 으하하 신나는 꾸러미’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이 뛰고 부딪힐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웃음의 꾸러미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2012 북스타트 선정을 마치면서 이번에도 책과 함께 하는 큰 웃음소리 씩씩한 발걸음이 더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 최종 심사위원
    이용남(의장), 김지은(총평 정리), 김문숙, 박소희, 박해미, 이동림

    ● 지역선정위원
    김경숙, 김복희, 김순희, 남선우, 민세희, 박부숙, 박해미, 서영미, 오송원, 이경회, 이옥성, 이은주, 이미은, 장성만, 정세나, 정춘화, 최인순, 추정자


    <2012년 북스타트 선정도서 목록>


    번호

    단계

    도서명

    작가명

    출판사

    출판일

    정가

    1

    북스타트

    냠냠냠 쪽쪽쪽

    문승연

    길벗어린이

    2008.04.15

    8,500

    2

    북스타트

    도토리 삼형제의 안녕하세요

    이현주

    길벗어린이

    2009.08.17

    8,500

    3

    북스타트

    뒹굴뒹굴 짝짝

    백연희

    길벗어린이

    2010.11.10

    8,500

    4

    북스타트

    아빠하고 나하고

    유문조

    길벗어린이

    2011.03.05

    8,500

    5

    북스타트

    나비를 잡으려고 했는데

    김춘효

    마루벌

    2004.10.25

    7,600

    6

    북스타트

    기찻길 옆

    윤석중

    문학동네

    2011.03.25

    7,500

    7

    북스타트

    꽃이 핀다

    백지혜

    보림출판사

    2007.04.15

    9,800

    8

    북스타트

    아롱다롱 우리 아기

    이상희

    보림출판사

    2010.08.20

    6,000

    9

    북스타트

    아빠한테 찰딱

    최정선

    보림출판사

    2011.01.10

    8,500

    10

    북스타트

    엄마랑 뽀뽀

    김동수

    보림출판사

    2008.03.20

    8,500

    11

    북스타트

    우리아기 보러 와요

    이상희

    보림출판사

    2010.08.20

    6,000

    12

    북스타트

    치카치카 하나 둘

    최정선

    보림출판사

    2010.07.09

    8,500

    13

    북스타트

    하양 까망 (전 2권)

    류재수

    보림출판사

    2011.04.20

    12,000

    14

    북스타트

    나비 잠

    신혜은

    사계절출판사

    2008.08.25

    9,800

    15

    북스타트

    봄이 오면

    한자영

    사계절출판사

    2009.03.30

    9,500

    16

    북스타트

    잘잘잘 123

    이억배

    사계절출판사

    2008.03.20

    8,500

    17

    북스타트

    코코코 해 보아요

    신용주

    사계절출판사

    2006.08.10

    7,800

    18

    북스타트

    태워 보아요

    홍진숙

    사계절출판사

    2010.04.30

    7,500

    19

    북스타트

    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

    박정완

    시공주니어

    2011.10.25

    8,500

    20

    북스타트

    까꿍 만만세

    이연실

    장수하늘소

    2011.11.25

    9,000

    21

    북스타트

    까꿍 찾았다

    이연실

    장수하늘소

    2010.09.15

    12,000

    22

    북스타트

    냠냠냠 맛있다

    보린

    창비

    2010.12.30

    9,000

    23

    북스타트

    아장 아장 걸어요

    보린

    창비

    2010.12.30

    9,000

    24

    북스타트

    쪽!

    정호선

    창비

    2010.07.16

    9,500

    25

    북스타트

    쿨쿨쿨 잠자요

    보린

    창비

    2010.12.30

    9,000

    26

    북스타트

    까꿍! 나야, 나

    행복의나무

    큰북작은북

    2011.06.27

    9,800

    27

    북스타트

    응가, 뿌지직 뽕!

    행복의나무

    큰북작은북

    2010.05.15

    9,000

    28

    북스타트

    꼭꼭 숨어라!

    은정

    키다리

    2009.04.01

    8,500

    29

    북스타트

    머리 어깨 무릎 발

    편집부

    키다리

    2009.11.25

    9,000

    30

    북스타트

    잉잉잉

    김성균

    키다리

    2010.01.01

    9,000

    1

    플러스

    민들레 친구들

    미루아루

    고인돌

    2009.01.15

    9,000

    2

    플러스

    나는 괴물이다!

    최덕규

    국민서관

    2011.09.30

    12,000

    3

    플러스

    무지개

    문승연

    길벗어린이

    2006.05.22

    8,500

    4

    플러스

    안녕 달토끼야

    문승연

    길벗어린이

    2011.11.20

    10,000

    5

    플러스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

    문승연

    길벗어린이

    2005.01.15

    8,500

    6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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