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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6-25
    북스타트 운동이 아가의 행동 발달에 미치는 효과

  • 북스타트 운동이 아기의 행동발달에 미치는 효과
    - 일본의 북스타트 활동을 중심으로

    shirai_tetsu

    시라이 테츠 (일본 북스타트 사무총장)


    와세다 대학 정치경제학부 졸업
    일본 최대 출판사 고단샤 서적판매부, 고단샤 아메리카 국제실 근무
    2000년 ‘어린이 독서의 해’ 추진회의 사무국 대표
    2001년 북스타트 지원센터 설립부터 현재까지 사무국장


    “아기 몸의 성장에 모유나 우유가 필요한 것처럼, 아기의 언어발달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엄마의 따뜻한 품속에서 사랑이 넘치는 말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아기와 마주하는 그런 시간은 주변의 어른들에게도 평안하고 즐거운 육아 시간이 됩니다. 북스타트는 따스한 체온을 느끼면서 언어와 마음을 주고받는 더 없이 소중한 한 때를 ‘그림책’을 매개로 공유하자는 운동입니다.”

    일본의 북스타트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민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의 모든 아기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현시킬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일본에서는 2000년 ‘어린이 독서의 해’를 계기로 이 운동이 소개되었고, 이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가 착수되었습니다. 다음해인 2001년 4월에는 21개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사업으로 도입하기 시작했고, 이후 급속히 보급되어 2003년 8월 현재는 50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할 만큼 확산되었습니다.

    북스타트 운동의 이념을 올바르게 전달하고, 지방자치단체별 사업으로 출범시켜 계속적인 활동을 지원할 목적으로 비영리기구인 북스타트지원센터가 설립되었습니다. 북스타트지원센터는 북스타트 활동에 관한 정보와 어드바이스를 제공하고, 그림책과 가이드북이 들어 있는 북스타트 가방 세트를 제공하는 물류기능 등 양 측면에서 이 운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북스타는 영국의 북스타트로부터 가장 기본적인 이념인 “Share books with your baby(아기와 함께 책을)”를 받아들였습니다. 영국에서의 12년간에 걸친 북스타트 활동의 실적과 경험이 있었기에, 이 운동이 일본에서도 강한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정착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영국과 일본의 실천 경험을 통해 밝혀진 북스타트의 5가지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북스타트의 5가지 중요한 포인트

    1. 북스타트는 아기와 보호자가 마주해 그림책을 매개로 ‘따스하고 즐거운 대화의 한 때’를 공유하자는 취지입니다.
    2. 북스타트는 지역에 태어난 모든 아기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3. 북스타트는 운동의 메시지를 직접 설명하면서 그림책을 건네줍니다.
    4. 북스타트는 지역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시행합니다.
    5. 북스타트는 특정 개인이나 조직의 선전, 영리, 정치활동 등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영국의 북스타트 활동 사례에서 배운 점을 일본에서 공유함과 아울러, 일본 특유의 사회적 상황에 따른 관심이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때문에 일본의 북스타트 운동은 기본적으로 영국과 같은 ‘독서활동 추진운동’임과 동시에 ‘육아 지원운동’의 성격을 갖습니다.

    그리고 일본 북스타트 운동의 또 다른 특색으로는, 북스타트를 실시하기 위해 불가결한 지역내 연대활동에 주민들의 자원봉사가 포함된 점입니다. 이는 지역의 행정기구에 속한 도서관원, 보건사, 육아 및 복지 관련 공무원과 함께 아기의 행복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이 연대?협력함으로써 북스타트가 실시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발적으로 연대하는 사람들이 북스타트의 이념을 공유하면서 지역운동 차원에서 자주적인 노력과 정열을 쏟고, 거기에 지역 실정에 맞는 창의력을 더하여 ‘각 지역별 북스타트’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북스타트가 아기의 행동발달에 미치는 효과


    북스타트의 본격 실시로부터 불과 2년 5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북스타트가 아기의 행동발달 측면에서 미치는 효과를 학술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면밀히 추적 조사한 결과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다만, 2000년 11월부터 일본 최초로 북스타트 시범실시를 했던 도쿄 스기나미구의 설문조사 결과 중 일부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  조사 개요

    조사 대상 : 도쿄 스기나미구 3개 보건소의 생후 4개월 정기 검진아의 보호자(엄마)

                    북스타트 가방 세트 배포 집단과 비배포 집단을 구분하여 조사

    조사 방법 : 설문지에 의한 자기기입식 조사. 우편 회수(회수율 52.6%). 응답자 460명


    • 북스타트 가방 세트를 받은 엄마의 인식 변화

    내용

    항목

    평균치(5점 척도)

    A

    엄마의 그림책에 대한 관심·흥미 환기

    그림책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3.68

    선물로 그림책을 받고 싶어졌다

    3.70

    도서관의 구연동화 행사 등에 흥미가 생겼다

    3.10

    B

    가정 내에서 그리책에 관련된 엄마의 행동 변화

    북스타트에서 받은 그림책을 자주 본다

    3.72

    집에 있던 그림책을 자주 보게 되었다

    3.11

    다른 형제들도 그림책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3.72

    C

    가정 밖에서 그림책에 관련된 엄마의 행동 변화

    그림책을 사게 되었다

    2.30

    도서관에 아이를 데리고 가게 되었다

    1.96

    근처의 가정문고나 아동회관에 가게 되었다

    2.20

    도서관에서 어린이책을 빌리게 되었다

    2.07

    보건소에 자주 다니게 되었다

    1.89

    아빠(남편)의 행동 변화

    아빠도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보게 되었다

    2.34

    아빠가 육아에 참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2.55

    • 부모의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행동이 변화함.
    • 출생 12개월 미만 영아라도 그림책 읽어주기, 도서관 함께 가기 등이 가능하고 유익함을 인식.
    한편, 현재까지 북스타트지원센터에 접수된 보호자들의 경험과 의견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기가 안심할 수 있는 보호자와 그림책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은 영아의 성장단계에 반드시 필요한 인간관계, 즉 기본적 신뢰관계를 쌓는 일에 북스타트가 큰 공헌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점은 아기가 장차 사춘기를 거쳐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부딪히게 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때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 아기는 신뢰할 수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말을 통해 의사소통 하는 법을 배우며, 이윽고 언어를 터득해 나갑니다. 북스타는 풍요로운 언어의 세계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계기를 만듭니다.
    • 북스타트는 아기의 행복을 기원하는 운동입니다. 아기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엄마의 행복이 실현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빠의 협력도 불가결하고, 지역 주민들의 육아 지원도 필요합니다. 육아에 불안을 느끼는 엄마들을 고립시키지 않고, 행정기관 관계자부터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육아에 대한 따뜻한 지원 네트워크가 지금 필요합니다. 아기의 행복한 성장, 자연스럽고 무리 없는 발달과 행동을 위한 환경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지역에 있어서 북스타트의 실천은 그런 지원 네트워크를 지역민들의 연대에 의해 실현시키는 것입니다.
    북스타트가 실시된 이래 보호자(엄마)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기 출생 후 3개월이 지나 실시하는 보건소의 정기검진 때 아기에게 그림책을 선물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게 기다렸다. 기대한 대로 정말 예쁜 그림책 두 권을 받았다. 아기에게 책 읽어주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충실했다. 그로부터 2개월, 아기가 잠들기 전에 책을 때때로 읽어주고 있는데, 아기보다도 오히려 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림책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웬지 정신적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보건소의 생후 4개월째 정기검진에서 그림책을 선물받았다. 솔직히 당시에는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 그림책을 덮어두었었다. 그런데 생후 6개월째부터 아기가 그림책에 흥미를 나타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아기는 책을 펼 때마다 너무 좋아하면서, 몸을 위아래로 흔들며 내게 페이지 넘기기를 재촉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아기 혼자 그림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내게 놀라움과 함께 큰 기쁨을 느끼게 했다. 북스타트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아기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겨 많은 그림책을 보여주려 한다.”

    “너무나 기뻤다.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갈 날이 기다려진다. 물질이 아닌 생각과 추억을 많이 선물해 준다는 점이 책의 놀아운 힘인 것 같다.”

    북스타트가 시작된지 2년 5개월이 지난 현재, 이 운동이 급속하게 확산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북스타트에 대한 공감과 찬동,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연대의 열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불황에 처한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상황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신규사업은 대부분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북스타트만은 예외적으로 시행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북스타트 운동이 아기의 웃는 얼굴에 의해 확산되며 관계자들에게 힘을 주고, 북스타트 이념의 올바름과 유효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미래에의 확신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각 지역의 보건소에서는 북스타트 가방 세트가 메시지와 함께 전달됩니다. 그곳에서는 아기의 눈앞에서 그림책의 페이지가 열립니다. 아기는 눈을 크게 뜨고 그림책으로 빠져듭니다. 관심 있다는 듯이 손을 뻗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그림책에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진지한 표정도 있고 웃는 얼굴도 있습니다. 주위에 있는 엄마(보호자), 도서관원, 보건사, 자원봉사자 등과의 놀라움이 공유됩니다. 이 순간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북스타트는 이러한 놀라움을 계기로 가정과 지역에서 계속됩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아기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 아기의 행복에 직결되는 북스타트가 많은 사람의 공감과 지원 속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시라이 테츠(白井 哲) Shirai Tetsu
    서울 북스타트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내한
    서울여자대학교 강연 (200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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