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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30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 주의력 결핍 장애, 문제는 관심의 결핍이다

  • 경향신문은 '책 읽는 경향'을 통해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책 한 권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째 쉬지 않고 내보내고 있습니다. 일간지 1면에 날마다 서평 형태의 칼럼을 싣는다는 것은 신문사로선 매우 이례적인 기획일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책읽는사회'가 '책 읽는 경향'을 맡아 책 소갯글을 주선하기로 하였습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 | 크리스 메르코 글리아노 · 민들레


    주의력 결핍 장애, 문제는 관심의 결핍이다
    ~공유선 | 천일어린이도서관 관장~
    나는 모험과 선택의 여지가 줄어든 프로그래밍된 유년기와 자기 절제력을 상실한 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급증하는 현상 간에는 분명 상관관계가 있다고 확신한다.(42쪽) 보편적인 교실의 역학구조는 현대 사회의 군대나 회사 같은 조직과 마찬가지로 학생에게 자신의 의사와 취향, 내적 리듬을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 그 결과 점점 더 많은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이 탈선을 일삼고, 집중하거나 협조하거나 기대에 부응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다시 말해 자신이 가진 유일한 무기로 제도에 저항하는 것이다.(138쪽) 주의력 결핍장애의 준말인 ADD를 아빠의 관심 결핍장애를 뜻하는 DADD로 바꿔야 한다.(166쪽) 고통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뇌의 생화학적 장애가 있다고 단정 짓고, 이런 아이들 수백만명을 마치 결함이 있는 상품처럼 분류하고 취급하는 것은 비겁한 선택이다.(314쪽)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우리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이다. 미국의 경우 남자 아이의 15~20%가 이 증상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ADHD를 두고 벌이는 진실게임(질병이다/아니다)의 한복판에서 뉴욕의 알바니 프리스쿨 교사인 저자는 ADHD 꼬리표가 붙은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주의력이 아니라 관심이라고 말한다. 교실이라는 획일적인 환경과 미숙한 교사, 돌봄이 없는 가정 혹은 유대감이 끊어진 부모들, 고통과 외로움을 나누고 보듬어 안을 수 있는 따뜻함이 결여된 사회에서 아이들은 힘겨운 자기와의 싸움을 하며 세상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약물이 아닌 더 나은 길이 분명 있을 것이다.


    공유선 | 천일어린이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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