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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6
    [블로그 08-05-30] 도서관의 기적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 도서관의 기적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2003년이니 벌써 5년 전이었습니다. 그해 11월10일, 저는 태어나서 2번째로 순천에 갔습니다. 첫번째 순천에 간 것은 낙안읍성을 보러 간 것이었고, 이 때 두번째로 순천을 간 것은 바로?`기적의 도서관'?개관을 취재하러였습니다.

    ▲ 순천 기적의 도서관 이모저모. 당시만해도 드문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어린이들에게 맞춘 설계와 시각적 재미가 인상적이어서 개관 초기 전국에서 방문객이 이어지는 등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어느새 2008년, 그 사이에도 기적의 도서관은 조용히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기적의 도서관을 방송했던 프로그램?(느낌표)는 끝났어도 기적의 도서관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이 오히려 더 기적의 도서관이 기적이란 이름을 가질만한 이유일 것입니다.

    그렇게 방송 없이도 묵묵히 전국에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온 기적의 도서관이 5월23일 드디어 10번째 결실을 맺었습니다.?정읍기적의 도서관이 탄생한 것입니다.

    이번 정읍 기적의 도서관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이번에는 아쉽게도 제가 취재를 하러 가지 못했습니다. 정읍 기적의 도서관을 설계한 분은?정기용?건축가입니다. 순천 기적의 도서관을 설계한 바로 그 분입니다. 기용건축으로부터 사진을 제공받아 그 모습을 함께 구경해보자고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전경 모습입니다. 커다란 반원형 파이프 모습에 잠수함 창문처럼 동그란 창문이 줄지어 뚫여 있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빨간 입구 기둥이 인상적이군요. 저 기둥은 줄지어 건물 내부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 색깔이 빨강 주황에 이어 노랑 초록...그리고 보라 순서인 `무지개 색'입니다.

    이번 정읍 기적의 도서관은 그 컨셉이 `무지개와 달팽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무지개색깔 문 기둥은 만든 모양입니다. 그리고 건물 안에는 `무지개방'을 만들었답니다.

    그러면 달팽이는? 건물 옥상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달팽이와 무지개를 이번 도서관의 아이콘으로 고른 것일까요?

    저 달팽이가 어느날 무지개를 만나 천천히 무지개를 타고 올라가 달팽이도 무지개가 된다는 이야기가 이 도서관 건축에 담겨 있습니다. 달팽이를 만든 분은?안규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입니다.

    느림보 달팽이는 "아이들은 천천히 자란다"는 생각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실제 부모의 욕심이 빚어내는 속도에 맞춰 자랄 수 있는 아이들이 어디있겠습니까? 천천히 자라는 아이들을 우리 어른들이 기다려주기는커녕 자기 욕심에 닦달을 해댈 뿐이겠지요.




    건물 바깥쪽에 달팽이 모양 섬 처럼 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내부 사진을 더 보시겠습니다.





    1층에는 재미난 방들이 많군요. 무지개방과 그 옆에 있는 `대나무방'이랍니다.

    이제 2층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2층은 반원형 지붕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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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 정읍 기적의 도서관은 밤 모습이 또한 일품인듯 합니다. 건물 위에 있는 달팽이가 낮에는 강하게 눈에 띄지 않다가 밤에는 알록달록 예쁘게 색깔을 바꿔가며 빛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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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실컷 책을 보고 돌아가는 어둑한 저녁, 도서관 지붕 위로 보이는 반짝거리는 저 달팽이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즐거워할까요.

    기적의 도서관은 순천을 시작으로 제천, 진해, 서귀포, 제주, 청주, 울산, 금산, 부평, 그리고 이번 정읍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도서관이 왜 필요한지, 좋은 도서관이 있으면 얼마나 주민들에게 좋은지는 주변에 도서관이 있어봐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기적의 도서관이 저 달팽이처럼 느릴지라도 쉼 없이 방방곡곡에 세워지기를 기대합니다.

    구본준 기자?http://blog.hani.co.kr/bonbon/?사진 기용건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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